중입자조사

[환경일보=서효림‧이민정‧이정은 기자] 양성자치료란 방사선치료의 하나로, 수소 원자핵을 가속해 얻은 분리된 양성자를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암 치료법을 말한다. 양성자는 물질 내에서 멈추기 직전까지는 방사선을 거의 방출하지 않고 대부분의 방사선량(80% 정도)을 멈출 때 방출한다. 이 특성을 ‘브래그피크’라고 한다. 양성자는 광자나 전자와 달리 신체 표면에서는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심부에서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양성자의 이러한 특성이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양성자 방사선이 암 표적 부위에 도달하기 전까지 일반 정상 조직에는 거의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 조직에 나타나는 방사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양성자 방사선이 암표적 부위에만 대부분의 방사선을 조사하고 멈추므로 표적 뒤에 있는 정상 조직은 방사선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양성자를 인체 내에 조사해 원하는 부위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집중할 수 있다. 표적 부위 중에서도 작고 특정한 부위에만 집중해 원하는 방사선량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며, 양성자의 에너지를 다양하게 조절해 암 치료에 필요한 깊이 만큼만 방사선량을 조사할 수도 있다.양성자는 방사선 질도가 광자나 전자에 비해 최소한 5배 이상 높아서 동일한 방사선량으로도 광자나 전자에 비해 훨씬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립암센터, 삼성의료원 등에서 양성자 치료를 하고 있다.

완치율 높이고 부작용 낮춘 꿈의 암치료 ‘중입자치료법’

중입자치료는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암 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해 치료기에서 미리 조절된 깊이에 다다르면 주변 암세포를 파괴하고 사라지는 치료다. 꿈의 암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치료기는 간암 90%, 전립선암 10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중입자치료기는 브랙 픽(Bragg peak) 효과로 인해 암세포 살상력은 높으나 부작용이나 고통이 거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TIP 브랙 픽 효과(Bragg peak)
탄소 중입자를 빛과 근사한 속도로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과정에서 기존 X-선과는 달리, 인체 내 암 부위에 도달 전에는 20~30%의 방사선량을 전달하고, 암 부위에는 나머지 70~80%의 방사선량을 전달해 암세포를 살상시키는 것을 브랙 픽 효과라고 한다. 암 부위 후에는 방사선량이 없기 때문에 정상 조직이 받는 방사선 손상이 전혀 없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의 중입자치료병원의 대부분은 가속장치의 크기와 암부위에서의 방사선 집중도 그리고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효과비를 고려해 탄소원자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꿈의 암치료 중입자 도입시작

국내 중입자치료 기술의 도입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주관으로 중입자치료시설 도입 여부에 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으로 동 의학원에서 2010년 7월 의료용중입자가속기사업단을 출범시켰으며 2011년 12월 의료용중입자센터 기공식을 거쳐 의료용중입자가속기에 대한 최종 설계를 마치고 2014년 1월 중입자치료센터 기공식을 마쳤다.


2017년 제작 설치 시 운전 완료 및 임상치료에 대한 인허가 취득 후 2018년 본격적인 환자치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저 2020년으로 미뤄져 현재 국내 치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도입 필요성 절실... 그러나 비용문제에 막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 재단이사회를 열고 중입자 치료센터 및 미래관을 신축하는 계획안을 최종 승인했다.
계획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심혈관병원 옥외 주차장 부지에 중입자치료센터를 포함한 외래진료센터 ‘미래관’을 건립한다. 세브란스병원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업체를 선정하고 설계에 돌입하면 내년 초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9년 완공해 2020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자금이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4년 후 가동을 목표로 중입자 암치료장비 도입을 추진하지만 중입자 암치료장비는 발주부터 제작까지 36개월이 소요되고, 설치 후 12개월간 시험운영기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중입자 장비를 도입하고 미래관을 짓는 데 약 2000억원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중입자 암치료장비 도입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지만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입자 치료 가장 활발한 곳은 일본의 NIRS

현재 국내 암환자가 이 치료법을 받기 위해서는 독일이나 일본 등지의 해외에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중국이다. 일본에는 4곳의 중입자치료시설이 있고 1군데가 더 추진 중이며 나머지 나라에는 1곳씩 운영되고 있으며 독일은 1곳, 중국은 2곳의 운영을 추진 중이다. 도입을 추진 중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오스트리아다.

그 가운데 가장 활발한 치료가 이뤄지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4곳의 치료시설에서 많은 곳은 년간 800명가량이 중입자 치료를 받고 있다. 그 다음으로 활발한 치료를 보이는 곳은 독일이나 연간 치료실적은 500명 미만으로 2014년에는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의 란저우(Lanzhou)는 2013년 이후 치료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상하이(Shanghai)는 2014년 가동 후 치료 실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며 일본 NIRS의 도움으로 건설 중단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상황이다.

이렇듯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꿈의 암치료를 진행해 왔다. 선진국에서는 계속적으로 치료기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암 사망률 1위인 우리나라 역시 필요성을 깨닫고 올해 완공을 목표로 2010년부터 적극적으로 건설에 들어갔지만 결국 2017년으로 미뤄지는 등 계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병원인 세브란스병원도 도입발표는 했지만 재원마련으로 계획만 있을 뿐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많은 암환자들은 말뿐 아닌 적극적인 현실로 꿈의치료기 중입자가 도입돼 치료받길 원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치료가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도 암사망률 1위 꼬리표를 떼고 무서운 암을 정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shr8212@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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