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나영호 기자 = 오는 22일 서울광장이 칠흑같이 어두워진다. 서울시는 ‘제13회 에너지의 날’을 맞아 행복한 불끄기 등 에너지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특히 올여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전력사용량도 절정에 달한 만큼 기후변화와 에너지의 소중함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에너지의 날은 에너지시민연대가 주관하고 서울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이 후원한다. ‘불을 끄고 별을 켜다 – 에너지 절약으로 숨 쉬는 지구!’ 라는 슬로건 아래 행사 당일 21시부터 21시 5분까지 5분간 서울 전역의 불이 꺼진다.

에어컨 끄기가 시작되는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는 서울시에너지시민복지기금 등 에너지 절약 홍보 및 체험 부스 운영, 경찰군악대의 별빛 음악회, 에너지 절약 GX 등의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당일 20시30분부터는 ‘제13회 에너지의 날’ 기념식이 에너지시민연대 주관으로 진행되고 류경기 서울시행정1부시장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환경부장관 등이 참석한다. 당일 5분(21:00~21:05) 소등으로 절감된 전력 절감량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더운 오후 2~3시에 에어컨 설정온도를 2℃ 상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후 2~5시는 여름철 전기사용량이 가장 높아지는 피크시간이다. 여유분을 비축해 둘 수 없는 전기의 특성상, 다른 시간에 아무리 적게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피크시간에 늘어나는 전기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더 지어 전기생산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즉 전력피크타임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을 공급하느라 평상시에는 멈춰 세워 놓을 원전 하나가 추가로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전제품 중 순간 소비전력이 가장 높은 에어컨 사용을 조금만 줄여도 발전소를 늘리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있거나 노약자가 있어 누진세 부담을 안고서도 부득이 에어컨을 가동해야하는 가정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절약해 볼 수 있다. 에어컨만큼은 아니지만 순간 소비전력이 높은 다른 가전제품의 절전모드 설정 등 효율적으로 사용해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

2015년 에너지의 날 행사는 전국 15개 지역 65만여명이 5분간 소등행사에 참여했고, 특히 서울시는 35분간 소등했다. 그 결과 75만kWh의 전력을 절감했는데, 이는 제주도 전체에서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인 60만kWh를 상회하는 전력량이다.

전국의 1500만 가구에서 150w 조명을 5분만 끄면 1125만kwh의 전기 절약은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5톤가량 감소할 수 있다. 별 것 아닌 5분이라도 많은 시민의 참여에 따라 전기 절감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시민의 작은 참여로 에너지 사용량이 달라지기에 서울시에서는 매달 22일 1시간씩 소등을 유도하는 ‘행복한 불끄기의 날’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시설, 가정, 업무용 빌딩 등이 소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에너지 절약 운동이 시민주도로 지속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단 5분의 불끄기로도 상당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처럼 시민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기후변화도 막고 불필요한 발전소 건설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큰 힘이 되는 만큼 많은 시민 여러분이 이번 에너지의 날 행사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yhna@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