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키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제주소주가 보유한 청정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이용해 신산업에 진출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이마트(대표이사 이갑수)는 (주)제주소주를 인수키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주)제주소주와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한 이마트는 6개월간 협의와 실사를 거쳐 이번에 최종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경영자총협회 등 제주지역 상공계의 강한 우려 속에서, 대기업의 제주 향토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진출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13일부터 제주소주 신입·경력직 직원 4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 채용분야는 영업·마케팅, 인사·재무, 기술, R&D, 생산 등이다. 이마트는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 등을 통해 대규모 수출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 이갑수 대표이사는 “제주소주 인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제주소주가 제주도 내에서 탄탄한 향토기업으로 발돋움하고, 해외 상품 수출 채널의 확보를 통해 세계에 홍보될 수 있도록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주소주가 보유한 청정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이용해 신산업에 진출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주)제주소주 인수를 통해 신규 허가를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제주도 지하수 개발 허가권까지 얻을 수 있다. 제주소주가 제주도 지역 지하수 개발 허가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제주도 물이 갖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 물이나 음료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 한라산 소주를 즐겨 마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제주도 물을 활용한 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소주는 201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이후 2014년 ‘곱들락(20.1도)’과 ‘산도롱(18도)’ 소주를 출시해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 4000만원, 당기순손실은 32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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