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환경일보] 이우창기자 = 지난해 말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의 문화재현상변경허가가 부결된 가운데 6일 양양군민 3천여명이 대전정부청사 문화재청 앞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부결에 반발하는 대규모 원정시위를 펼쳤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준화, 이하 ‘비대위’)가 주관한 이번 원정 집회는 환경부와 문화재청의 일관되지 못한 결정이 양양군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르면서 규모가 커졌다.

 

양양군민 2777명은 이른 시간인 새벽 5시부터 마을회관 등 집합장소에 모여 마을별로 할당된 71대의 버스에 나눠 탑승을 한 후, 양양지역 관문인 하조대 IC에서 피켓과 간식 등을 수령한 후 각각 대전정부청사로 출발했다.

2017년 1월 기준으로 양양군의 주민등록 인구가 2만7200명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양양군민 10명 중 1명이 이번 원정 집회에 참여하는 셈이다.

버스 행렬이 모두 도착하면서 정준화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김진하 양양군수, 이양수 국회의원, 오한석 양양군의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상대책특별위원장의 구호 제창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설악산오색케이블카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위원 등 50여이 삭발식까지 감행했다.

이어 바르게살기 양양군협의회 김혜남 회장이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보낼 성명서를, 김동열 서면 오색리 주민대표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각각 낭독했다.

특히 양양지역의 전통장례 풍속을 재현한 소리로,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는 ‘양양 수동골 상여소리’를 집회 중에 시연했다. 

집회에는 양양군의회 이기용 의장을 비롯한 의원 전원, 강원도의회 장석삼 의원, 윤여준 양양문화원장, 전정남 양양군여성단체협의회장도 함께 참여했으며 양양군청에서도 집회일정 동안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172명의 공무원과 의료진을 파견했다.

비대위는 이날 대규모 집회 외에도 사회단체 임원과 비대위 위원 등이 대전정부청사에 남아 오는 2월 21일까지 천막 릴레이 시위를 펼쳐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의 부당함과 재심의 가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정준화 비대위 위원장은 “오늘 하루 생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노약자를 제외한 수많은 군민들이 집회에 참석해 문화재청의 부결 결정을 규탄하고 우리의 염원과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정상 추진될 때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생업을 접고서라도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환경부에서는 정부 시범사업으로 사업을 승인하고, 문화재청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부결 처리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국민 혼란과 정부 불신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문화재위원회에 반대단체 임원이 참여하고 의결한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문화재청은 행정처분을 취소하고, 조속히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양군은 현 위원회에 동일안건을 재심의할 경우 결정이 번복되는 사례가 드물고, 재차 부결될 경우 추후 진행될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에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재심의 요청에 앞서 행정심판을 먼저 청구하기로 했다.

양양군이 추진하는 행정심판은 행정청의 위반 또는 부당한 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취소심판으로 2월 중 행정심판 청구서를 중앙행정심판위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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