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하루가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생존했고, 사망 또는 실종자가 300명이 넘었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탑승해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한 달여 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엉뚱한 교신으로 인한 골든타임 지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해경의 소극적 구조와 정부의 뒷북 대처 등 총체적 부실이 결국 최악의 인재(人災)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은 최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비상상황 발생 시 선장은 선내 총지휘를 맡고, 승무원은 탑승객 구조를 도와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운항관리규정은 완전히 무시됐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 대부분은 침몰 직전까지 탑승객들에게 객실에 그대로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자신들은 배 밖으로 나와 해경 경비정에 의해 먼저 구조됐다.

방송만을 믿고 객실에서 대기하다가 두려움에 떨며 사진과 영상을 찍어 올린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세월호 수색 작업은 2014년 11월 11일 종료되면서 사망자 295명, 미수습자 9명으로 보고됐다.

기술, 비용 문제 등으로 2년 넘게 지연되던 인양 작업은 2017년 3월 22일에 이뤄졌고 마침내 4월 11일 육상 거치 작업이 완료됐다. 앞으로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수습 및 수색 체제로 전환되며,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도 함께 진행된다.

참사 3주기를 맞아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아픔을 나눴다.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로 남겨진 엄청난 그 희생의 대가로 무엇을 세워야 할까.

정치인들의 약속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난 3년여 동안 우리 사회는 과연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개선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재난대응체계가 지금은 제대로 가동되는지, 무리한 화물적재와 증축은 사전 관리되고 있는지,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책임의식은 확고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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