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라승용 청장 인터뷰

스마트팜, 치유농업, 바이오산업 등 양질의 첨단 일자리 창출
창업영역 확대로 청년농업인을 농촌지역의 핵심리더로 양성

[환경일보] 농촌지역의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심화되면서 최소한의 농촌지역사회 유지마저도 어려워 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농업생산량 감소와 수입농산물 급증으로 농업 고용도 줄고 있다. 2017년 기준 42.5%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이며, 이들 대부분이 농업부분에서 방출되면 다른 분야의 재취업이 불가능하다. 농업 성장률은 2002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일부 품목들의 생산과잉과 수입증가에 따른 농산물 가격하락, 인건비상승 등으로 농업소득은 정체상태에 빠졌다. 위기에 빠진 한국의 농업과 농촌, 어떻게 해야 할까? <편집자 주>

농촌진흥청 라승용 청장

Q1. 지난해 취임식에서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드리는 7가지 약속에 대한 농진청의 대표적 성과는 무엇인가?

A. 현재 우리 농업과 농촌은 고령화, 기후변화, 돌발 병해충 등 당면한 과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조직 역량을 펼쳐 나가고 있다.

먼저 농식품 분야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 농업연구 전문연구원, 글로벌 농업인재, 스마트농업전문가 등 청년층 중심의 일자리를 지난해 2586명에서 올해 2951명으로 늘렸고, 농식품 기술이전·사업화를 통한 농산업체 일자리도 지난해 2226명에서 올해 2482명으로 늘렸다.

두 번째로 식량의 안정적 생산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쌀 생산조정제 지원을 위한 논 이용 밭작물 재배, 조사료 생산용 사료작물 신품종 육성을 통해 사료용 벼(미우, 19.9톤/10a), 사료용 옥수수(다청옥, 23.7톤/10a) 등의 성과를 거뒀다.

고품질 쌀 생산 및 논 타작물 재배 현장 지원도 강화해 민관합동 실천운동 확산으로 고품질 쌀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세 번째로 농업을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형 스마트팜 1세대 모델(4종) 개발, ICT 기기 단체표준(온실용 25종, 축사용 19종) 등록으로 국내 스마트팜 산업의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돼지 각막 이식 원숭이(3마리) 국제 임상 제시 기준을 충족했다.

네 번째로 친환경 생태농업 육성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대장균을 간편하게 찾아내는 휴대용 검출기 개발로 장비가격을 1/4로 낮추고, 분석시간(4일→12~18시간) 및 비용(3만원/건→5000원)을 절감했다.

또한 미세먼지 제거 효능이 우수한 식물(아이비 등 4종)을 선발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개발했다.

라승용 청장이 태풍 솔릭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전남 순천과 곡성의 과수농가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다섯 번째로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축 면역증진용 누에 사료첨가제 및 익힌 숙잠에 의한 자외선(UVB) 유발 피부흑화를 41% 억제했다.

또한 여성 갱년기 질환과 피부노화를 막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을 일반 콩잎보다 10배 많이 함유한 기능성 콩잎 생산기술을 개발했으며, 새싹보리를 이용한 간 기능 개선(알코올성 지방간 26%↓) 건강기능식품 개발로 농산물 부가가치(52배↑) 및 농가소득을 향상시켰다.

여섯 번째로 농산물 경쟁력 및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설향 등 딸기 국산품종 보급률을 2015년 90.8%에서 2017년 93.4%로 향상시켰고, 수출용 매향, 아리향 딸기의 CO₂+이산화염소처리 선도유지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육성 고품질 감귤 ‘하례조생’ 보급을 통해 조수입 35%를 향상(3200원/kg → 4300원)시켰고, ‘삼채’의 복합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 식품소재화해 수출하고 있다.

끝으로 글로벌 농업기술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KOPIA 시범마을에 현지 실증기술 투입으로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4마을) 양파종자 비가림하우스 800동을 조성했고, 케냐(4마을) 양계사육시설 및 우량 양계 분양(200호, 6200마리), 파라과이(4마을) 우량 참깨종자를 보급(300㏊)했다.

아울러 KAFACI 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다수성·병해충 저항성에 강한 벼 우수계통 선발(5국21계통)해 아프리카 빈곤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Q2. 내년도 PLS 전면시행을 앞두고 농진청은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A. 식약처가 주관하는 PLS(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Positive List System, PLS)는 농식품 중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농약성분에 대해서 일률기준(0.01㎎/㎏)을 적용하는 제도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농약등록은 소면적 작물을 대상으로 직권등록을 지속 확대해, 올해 1670개 농약의 직권등록을 목표로 시험추진 중이며 결과가 도출되는 대로 농진청과 식약처가 공동평가 후 내년 2월까지 등록할 계획이다.

아울러 등록농약이 부족한 작물은 내년 2월까지 잠정기준을 설정하고, 내년부터는 현장 수요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직권등록을 확대할 예정이다.

Q3. 최근 KOPIA 가나 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는데, 농진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ODA사업 현황은?

A. ODA 3조원 시대가 개막되면서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3원칙을 ▷효과적 ODA ▷투명한 ODA ▷함께하는 ODA로 제시했다.

2018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의결되면서 전년 대비 4123억원 늘어난 3조482억원의 예산이 확정됐다.

국제사회가 공동 추구하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와 수원국 수요에 기반을 둔 국가협력전략에 따른 재원 배분으로 원조 효과성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농진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1개국에 설치해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지원하고 있다.

케냐에 씨감자 기술보급으로 생산량이 3.9배 많아졌고, 양계기술보급으로 농가소득이 3.6배 증가했다. 또한 캄보디아에는 육계사양기술을 보급한 결과 사육기간이 106일에서 67일로 단축됐다.

라승용 청장이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있는 과학산업연구청에서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가나 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KOPIA 시범마을(8국 31개소) 조성으로 농업기술 ODA 모델을 제시한 결과 개도국의 농업생산성 향상 및 소농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4개 마을에 종자생산 비가림하우스 4㏊를 조성해 종자생산량을 30% 증대(800㎏/㏊)시켰고, 필리핀에 벼 우량종자 생산단지 20㏊를 조성해 지역사회 1500㏊에 보급했다.

또한 파라과이에 참깨 우량종자 시범마을 조성으로 농가소득 37.5% 증대시켰고 우량종자 1600㏊를 보급했다. 이외에도 캄보디아(양계 5), 베트남(땅콩 3), 우즈벡(육우 5), 케냐(양계+감자 3), 세네갈(땅콩 3)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3개 대륙 45개국이 참여하는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 운영으로 대륙별 농업 관련 공통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20개국이 참여하는 KAFACI를 통해 녹색혁명을 아프리카에 재현, 아프리카 적응 벼 17계통을 개발해 20개국에 보급한 결과 생산성을 1.9배 향상시켰다.

이외에도 AFAC(아시아 13개국)에는 유전자원 관리 및 농가형 영농기술 개발‧보급했고 KoLFACI(중남미 12개국)에는 물관리 기술 개선에 의한 벼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KAFACI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후원하는 아프리카녹색혁명동맹(이하 AGRA)과 함께 아프리카 8개국에 적응하는 벼 품종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Q4. 아프리카 국가의 쌀 자급 향상과 벼 품종 개발을 위한 농진청의 역할은?

A.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농업 생산성이 낮으며 쌀은 최근에 수요가 급증하지만 생산이 이에 미치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 아프리카 쌀 수입량은 1400만톤으로, 절반 이상이 수입되고 있다.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쌀 품종 개량과 신속한 농가 보급으로 주곡인 쌀의 자급달성을 이룩한 경험을 갖고 있어, 아프리카에 필요한 다수성 및 병해나 재해에 강한 ‘통일벼’ 품종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KAFACI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후원하는 아프리카녹색혁명동맹(이하 AGRA)과 함께 아프리카 8개국에 적응하는 벼 품종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육성된 벼 교잡계통들 중에서 수량성이 높고 병해충에도 강한 품종들을 선발(5계통)했는데, 현지 품종 대비 1.9배 증가(현지 품종 5.5톤/㏊→10.7톤/㏊)했다.

2016년에는 아프리카 벼 생산량 증대를 위한 4개 기관과의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통일벼와 각국의 아프리카 벼 교배를 통해 아프리카의 주요 병해충과 재해에 저항성 55품종 개발로 2025년까지 20개국 20만 농가의 벼 생산성을 25%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개국 벼 육종전문가의 역량 강화와 시험사업 지원, 재배기술 훈련, 농가 신품종 및 기술보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녹색혁명 경험과 우수 농업기술을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유해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문제 해결 및 국제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지도사업(종자+기술+교육)과 기술 전수를 통해 9개 나라 평균 생산성이 3.2배 향상됐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Q5. 첨단 농산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은 무엇인가?

A. 스마트팜, 치유농업, 바이오산업 등 첨단 농산업 분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취·창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지만, 스마트팜 면적 확대에도 불구, 데이터 기반 컨설팅 전문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농식품 분야 혁신성장을 위한 스마트팜 확산 및 창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농가소득 향상 및 창업 인프라와 농산업 분야 창업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생명 ICT 실증형(제품 검증․보완) 테스트베드 운영(2018∼2020) ▷과학영농실증시범포(시군) 운영으로 농업 스타트업 육성(26개소) ▷창의적 아이디어 접목 청년농업인 프로젝트(2018, 40개소 → 2021, 500개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농업인 재해예방을 위한 농작업안전보건기사 일자리를 연계해 올해는 자격 시행 및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2020년 시범고용(156명), 2021년 312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농업기사, 치유농업사 국가기술자격 신설을 추진하고, 직접일자리(스마트농업전문가, 전문연구원, 글로벌인재)를 2017년 430명, 올해 465명 창출했다.

라승용 청장이 노동력 부족과 농가 경영비 절감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배 무봉지재배 농업기술을 적용한 과수 재배 농가와 천안포도유통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Q6.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을 촉진하고 농업관련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농업인 육성’ 성과와 향후계획은?

A. 농가인구의 지속적 감소 및 고령화로 농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65세 이상 농업인 비율은 1995년 16.2%에서 2005년 29.1%, 2017년 42.5%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청년농업인들이 농촌 정착에 겪는 어려움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초기자본·영농기술·생활여건 부족으로 안정적 정착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젊은 인력의 지속적인 농촌 유입을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관심 유도 정책과 영농 창업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지역 핵심리더로 2022년까지 청년4-H회원 5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우해 40세 이하 청년농업인 창업지원 및 분야별 조직화와 함께 학교4-H(1719개교), 대학4-H(10개 대학) 중심 진로지도를 하고, 영농정착 지원제 도입과 연계해 단계별 영농·창업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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