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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 개선, 취수원 이전 논란대구-구미 지역 갈등으로 해결 난항··· 타당성 조사 합의
환경단체는 오염물질 저감 등 근원적인 해결방법 요구

[국회=환경일보] 낙동강 수질 개선을 논의하는 정책 세미나가 열렸지만 논의의 중심은 결국 대구시 취수원 이전 문제로 귀결됐다.

세미나를 개최한 두 명의 국회의원이 자유한국당 강효상(비례대표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 김상훈(대구 서구, 대구시당 위원장) 의원이라는 점에서 취수원 이전 문제가 불거질 것은 당연했다.

특히 강효상 의원의 경우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이날 강 의원은 “페놀 사태 발생 이후 벌써 27년이 지났지만 1300만 영남인의 생명줄과도 같은 낙동강 수질을 둘러싼 문제 해결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는 올해 초 기준치 이상의 폐수를 무단방류해 조업정지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된 과불화합물 사태도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낙동강 수질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과 더불어 낙동강 전체 수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면서 “대구시민들의 취수원 이전에 대한 열망과 염원도 함께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수원 이전은 수년 전부터 구미와 대구 간 ‘물 전쟁’으로 표현될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무조정실과 두 도시가 여러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해결되지 못했다. 단순히 물을 나눠 마시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 취수원이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게 되면 취수장이 확대되면서 수질보호구역 역시 확대된다. 구미시 입장에서는 개발이 제한되고 수질오염총량도 줄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면 대구 입장에서는 취수원이 이전되면 더 많은 개발 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쪽이 이익을 얻으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구조인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장관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 문제다. 실제로 이날 세미나에서 조 장관은 “취수원 확보는 한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변여과수나 농업용저수지, 지하수 등 대체취수원을 개발하겠다”며 “수질사고에 대비한 비상수급체계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낙동강 상류 내성천에 건설한 영주댐은 녹조 때문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녹조 외에도 낙동강 상류에는 국가산단과 영풍석포제련소 등 오염물질 배출시설이 많다.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하루 48㎥ 산업폐수 낙동강 유입

낙동강은 지난 1991년 페놀유출사고 이래 크고 작은 화학물질 유출사고를 겪었고, 3조9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질개선 예산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본류 전체가 상수원임에도 중·상류에 구미산단, 대구산단, 영풍석포제련소 등 대규모 오염원이 위치해 하루 48㎥의 산업폐수가 수계로 방류되고 있다.

게다가 비슷한 유역면적을 가진 한강과 비교해 규제면적은 절반에 불과하다. 한강의 유역면적 3만2000㎢ 가운데 7626㎢이 수질규제지역으로 묶였지만, 낙동강은 3만2280㎢의 유역면적가운데 수질규제지역은 4095㎢에 불과하다.

낙동강 수계에서 크고 작은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영남지역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대안으로 내세운 방안 대부분이 다른 지역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댐을 건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낙동강 유역 내 적절한 부지 확보도 없고, 환경훼손과 지역주민 반대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일명 지리산댐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 김학용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신임 조명래 장관도 참석했다. <사진=김경태 기자>

구미 이전해도 오염원 여전히 존재

이날 세미나에서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대표는 대구 취수장 이전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6일 대구경북녹색연합과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구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구미공단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41.1%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은 34.1%, 무응답은 24.5%였다.

반면 ‘구미의 식수, 공업 용수량에 영향이 전혀 없고 구미 발전을 위한 별도의 지원책이 병행된다면 취수원 이전에 찬성하는가’라며 정부 지원을 조건부로 한 질문에는 찬성이 55%, 반대가 30.8%, 모른다 14.2%로 조사됐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대표

이재혁 대표는 “4대강 보 건설 이후 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해도 수질규제나 수량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평취수장은 구미 공단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구미시의 취수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미시는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구미시는 “상수원 보호구역이 줄어든다는 대구시의 주장은 강변여과수를 1공만 개발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대구시가 요구하는 물량을 공급하려면 수십공을 개발해야 하며 결국 상수원보호구역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취수원을 해평취수장으로 옮겨도 상류에는 김천산업단지, 영풍석포제련소 등이 있어 오염원 원천차단은 불가능하다.

또한 수도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 구미광역취수원을 증설해야 하고 구미 해평 평야에서 대구까지 50㎞의 도수관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수돗물 생산원가가 몇배 오르게 된다.

구미시는 “취수원을 이전하게 되면 지방상수도에서 광역상수도로 전환돼 원수대금이 t당 52.7원에서 233.7원으로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근본적 해결책 촉구

환경단체들은 취수원 이전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 낙동강 네트워크는 폐수무방류 시스템 도입, 수질오염 기업 삼진 아웃제 같은 근본적인 폐수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취수원이 이전되면 그나마 관리되던 낙동강을 아예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2009년 녹색연합은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 발표는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일방적이고 타당성 없는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발표”라고 주장했으며 2011년에는 “취수원 이전은 대구경북의 식수 안전과 전 국민이 먹고 있는 낙동강 주변의 농작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수처리시설 확충이 먼저라는 주장도 있다. 경북녹색환경기술센터 이순화 센터장은 “경상북도의 하수도 설치율은 고작 6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35%는 하수도가 아니라 그냥 버린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하수도 처리시설이 있어도 100% 처리가 안 된다. 수질기준 이하로만 처리하는 것이다. 어림잡아 절반은 처리되지 않고 낙동강에 유입된다는 뜻인데, 어떻게 깨끗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무방류시스템, 취수장 이전' 함께 검토

낙동강에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상류에 위치한 모든 공장들의 문을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환경부가 내놓는 방법 역시 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나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환경부 김영훈 국장

환경부는 ▷폐수 전량재이용을 통한 방류랑 감축(무방류 시스템) ▷미량물질 사전감시·조사 강화 ▷먹는물 신뢰도 제고 ▷유역 거버넌스 회복 등을 대책으로 내놨지만, 당장은 실현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환경부 김영훈 물환경정책국장은 “내년 12월까지 낙동강 물문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유역물관리위원회를 확정해 갈등을 조정하겠다”며 “대구 성서산단 파일럿 플랜트와 구미 국가산단 타당성 조사 연구를 통해 폐수 전량재이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구미산단의 폐수 전량재이용과 취수원 이전 2가지 방안에 대해 각각의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내년 예산에는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연구’ 및 ‘구미산단 폐수 전량재이용 타당성 조사’에 각각 10억원씩 20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지난 10월18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구미시장 등이 모여 대구 취수원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과 무방류시스템 검증용역을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결과는 내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구미시나 대구시 한쪽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과거에도 중재안을 구미시가 거부한 바 있다.

이날 세미나가 끝날 무렵 강효상 의원은 “대구-구미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 정치권이 개입해서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의 갈등조정,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며 “영풍석포제련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환경부 장관이 종합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으며 국회 차원에서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정부와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 당리당략과 선거 차원의 지역이기심을 자극하는 해결책이 아니라 지역이 공존하고 낙동강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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