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소비층’ 밀레니얼 세대 공략해야
브랜드, 新생존법···환경보존·지속가능성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비롯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서울=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최근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가 계속해서 심해진다면 식량 생산 감소와 기근 등 인류의 삶 자체를 고통 속으로 빠뜨릴 수 있다.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래티튜드와 지속가능 글로벌 브랜드 연합(Sustainable Brands, SB)은 10월18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SB 2019 Seoul(이하 SB 서울)’를 개최,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했다. 

이날 환경과 지속가능성 분야의 세계적 리더들이 참여해 미래식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Good Food(좋은 식품)’을 위한 제품 서비스 개발‘을 주제로 세포·식물 기반 대체 식품 분야의 변혁이 ’Good Life(좋은 삶)‘의 개념에 부합하는지, 이 변화로 있을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봤다.

스테이크 1조각=한명이 6년간 마실 물

데이비드 융 그린먼데이 대표가 ‘SB 서울’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육류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채빈 기자>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무엇일까. 홍콩 사회적 기업 그린먼데이(Green Monday)는 “육류소비를 줄이고 채식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대한 결정이 지구에 큰 변화를 준다. 기근에 고통 받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지구에 충분한 음식이 없는 걸까, 아니면 이기심을 위해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일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각한 비효율성을 직면하게 된다.

데이비드 융 그린먼데이 대표는 “스테이크 한 조각을 먹는 것이 4600리터 물을 소비하는 것과 같다. 한 사람이 하루 평균 2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했을 때, 4600리터는 한 사람이 6년 동안 마실 물의 양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그린먼데이와 함께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한다. 일주일에 한번 육류·해산물을 ‘녹색’으로 거래하는 것은 간단하게 탄소를 줄이는 일이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킹으로 ‘녹색소비 동기화’

홍콩의 사회적 기업 그린먼데이는 네트워킹으로 채식과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자료제공=그린먼데이>

그린먼데이는 식물성 육류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아시아 최초로 식물 기반 식료품점을 열었다. 저탄소 생활을 단순하고 실행하기 쉽게 만들어 기후변화와 전 세계 식량불안감에 대처하는 것이 목표다. 채식 홍보와 음식 구조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식당·학교 등 일반인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사회·환경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비드 융 대표는 “사람들을 채식으로 개종시키는 것이 아니다. 생활 방식을 바꾸거나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단 하루만 고기를 포기하면 된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대중에게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그린먼데이가 만든 식물성 고기 <자료제공=그린먼데이>

그린먼데이는 지속 가능한 생활을 모두가 실천할 수 있도록 개인·기업 등과 협업하고 있다. 홍콩의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최근 “앞으로 그린먼데이가 제조한 식물성 고기 ‘옴니포크(Omnipork)’를 기내식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옴니포크는 식물단백질로 만든 대체육류로, 돼지고기와 유사한 식감과 맛을 재현했다.

중국 최대 상거래사이트 타오바오가 주최하는 ‘타오바오메이커페스티벌(TMF 2019)’에서도 그린먼데이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수천명이 대체육류로 만든 미트볼과 햄버거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섰다고 한다.

데이비드 융 대표는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그들 중 대부분이 밀레니얼 세대”라며 “한국 시장에도 내년 초 진출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닭 없이 만든 인공계란

2004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인조 단백질 기술 개발 비영리단체(NPO) 뉴하베스트(New Harvest)는 인조 계란 스타트업 클라라푸드(Clara Foods)를 설립했다. <자료제공=클라라푸드>

최근 식물성 달걀 대용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없어 건강에 좋고, 껍질이 없어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적인 계란 흰자위 대체재 공급업체인 클라라푸드(Clara Foods)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효모, 설탕을 이용해 달걀 속 DNA를 모방한 식물성 단백질을 만들었다.

존 파머 클라라푸드 직원은 “머랭과 마카롱, 케이크 등 베이킹에 필요한 것은 거품 같은 질감을 만들어내는 달걀흰자다. 클라라푸드가 만든 식물성 단백질은 베이킹을 위해 더 이상 어마어마한 양의 달걀이 필요하지 않음을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존 파머 클라라푸드 직원이 ‘SB 서울’에서 식물성 단백질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파머 직원의 발표에 따르면 클라라푸드가 제공하는 혜택은 ▷적은 폐기물 ▷더 나은 성능 ▷신뢰성 향상 ▷다목적성이다. 클라라푸드의 식물성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은 현재 달걀 생산 관행과 비교할 때 더 적은 물, 토지, 에너지를 사용한다. 또 살충제, 항생제, 방부제가 없는 천연 성분을 사용해 품질의 일관성과 신뢰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한편 이날 ‘SB 서울’에서는 ▷세포·식물 기반 대체 식품 확산 현황 ▷Good Life 관점에서의 변화 해석 ▷식품 산업의 비즈니스 기회로써 간과할 수 없는 사안 ▷농축산업 부문 니즈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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