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9월6일 안양시 동안구에 부지 25,170평 건평
19,251평 14개동의 규모로 약 750여억원을 들여 완공한 안양농
수산물시장은 처음의 목적과 달리 현재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
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 생선을 싼 가격에 수도권 시민들에
게 공급코자 했던 원래 의도와 달리 시장내에서 제대로 된 경매
가 이뤄지지 않고 주로 가락동이나 노량진에서 경매가 이뤄진
후 판매되고 있어, 도매시장으로서의 가격 경쟁력을 가지지 못
한 것이 원인이다.

중간도매인을 거치지 않은 산지 직송 등의 과정으로 인해 상당
수 좋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 농산물을 제외하고 현재 안양농수
산물도매시장은 안양 시민은 물론 도민들의 이용이 적은 편이
고, 설립 후 지금까지 약 6년의 긴 시간동안 시장 자체가 활성
화되지 못했다.

한편 상인들 대부분이 도매와 소매를 겸하고 있어, 도매의 경우
는 충분히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지
만, 소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현재 안양 농수산물시장 내 청과법인은 2개가 설립되어 있고
수산물시장은 법인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만약 법인이 생기면 상인들은 5%
의 중도수수료를 법인에 내야하고, 그렇게 되면 싼 가격으로 소
비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하기 어렵다"라고 말하고, "앞으로 건실
한 법인을 유치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
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시장법인제도 보다는 시장도매인제도를 선호
하고 있어 법인을 구성함에 있어 참조가 된다고 하였다.
또 법인 형성문제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이권과 관련한 이해관계
가 시장 내에 얽혀 있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각종 이권과 관련하여 상인 및 몇 단체들의 개입이 이뤄졌었고,
그로 인해 각종 분쟁이 작년까지는 아주 빈번히 발생했다.

작년 안양농수산물 시장의 거래현황은 일평균 362톤, 월 9,221
톤, 총거래량 110,635톤이었으며, 금액으로는 일평균 393백만
원, 월평균 9,983백만원, 총거래량 119,802백만원이었다.

그리고 금년 들어서도 그 규모와 금액이 그다지 크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작년서부터 흑자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가락
동이나 노량진 수산물 시장에서 느낄 수있는 도매시장으로서의
활력은 찾을 수 없다.

또 도매와 소매거래가 함께 이뤄지고 있어, 처음과 달리 시장
의 특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
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 할인 매장이 지역내에 많이 생기고 있어
그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 소장은 "건실한 법인 유치와 중도매인
의 충분한 거래처 확보, 친절, 깨끗한 환경, 법인을 통한 좋은
상품 확보, 우수 출하자 표창을 통한 상인들의 의욕 고취 방법
등을 통해 특성화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수백 억의 혈세를 사용하여 세운 도매시장으로서
가져야 할 제 기능을 제대로 갖춘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처럼 영리시설이 아닌 단순한 공익시설로서의 역할에만 안주
하게 되면 경기도민과 안양시민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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