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회장,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인터뷰

이재영 (사)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회장(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을 만났다. <사진=최용구 기자>

[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환경부는 올해 4월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 연구 집단과 ‘폐자원에너지정책기술포럼’을 구성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처리, 재활용품의 수요처 마련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현재 정책적 보완점을 같이 찾겠다는 복안이다. (사)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는 여기에 속한 전문가 그룹 가운데 하나다. 학회장인 이재영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는 이 포럼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정부에 정책적, 기술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역할이다. 

사실 이 회장은 학자로서 한 우물을 파왔다. 그는 국내 폐기물매립지의 위생 및 안전과 직결되는 ‘복토층’ 규정을 마련하는 데 일조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는 과거 미국 유학시절 박사논문의 주제였던 매립지반에 대한 연구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 학업을 끝내고 귀국한 1995년 당시가 수도권매립지를 쓰기 시작한 초창기였을 때라는 점도 시의적절했다. 안전한 매립지를 조성하는 데 선진 기술을 접한 그의 경험은 현실 수요에 부합했다. 그는 “국내에 광역단위의 매립지 조성 소식을 유학기간 미국 현지에서 접한 기억이 있다”라면서 “매립지에 대한 경험이 귀국 후 적잖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연구에 더욱 매진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후에는 폐기물에 대한 자원화의 필요성 부각에 따른 활동도 꾸준히 진행, 열분해시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개념인 ‘열수가압탄화법(HTC, Hydrothermal Carbonization)’의 국내 권위자로서 입지도 굳혔다.

폐기물 분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사)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금의 리더로서 책임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정부와 포럼을 통해 실질적 정책 반영의 활동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보다 확장됐기 때문이다. “환경적 안정성이 보장된 제대로 된 정책을 정부가 입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Q. 학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A. 우리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임원진 및 회원들은 국내의 폐기물 및 자원순환 분야의 권위 있는 각계(산·학·민·연·관)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인력풀을 구축해, 전문적이면서 실질적인 정책적 자문을 할 수 있는 조직이다.

Q. 중요한 시기에 학회장을 맡았다

A. 그렇다. 환경부가 현재 폐기물 정책의 보완점을 찾는다는 취지로 우리와 ‘폐자원에너지 정책기술 포럼’을 구성해 활동 중이다. 이밖에 (사)한국열환경공학회,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 등도 주관기관으로 참여한다. 개인적으로 포럼의 자문위원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의 시기에 학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따른다.

지난 6월16일 열린 '제3차 폐자원에너지정책기술포럼' 당시. 이재영 학회장은 "정부가 환경적 안정성이 보장된 정책을 구현하는 데 정책적, 기술적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최용구 기자>

Q. 해결과제들이 적지 않다

A. 급격히 증가한 발생량 대비 처리가 미흡했던 것에서 출발한다. 급증하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관리, 재활용품의 꾸준한 수요처 마련, 고형연료 사용시설의 수익성 확보 등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과정에서 살펴야 한다.   

Q. 포럼에서 기대할 수 있는 학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A. 학회라는 특성상 자유로운 학술교류 및 이해 당사자 간의 의견공유가 활발함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정부에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소통 창구’로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지난 6월에 원주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그간 포럼 활동의 경과보고와 정책적인 의견 수렴을 위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 자리를 통해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을 이어갔다.    

Q. 포럼 자문의원으로서 중점을 두는 것은

A. 발생량 대비 처리량의 부족은 결국 처리시설 문제에서 기인한다. 소각이나 매립시설은 입지 과정에서 항상 민원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우리사회에 잘 알려진 NIMBY 현상이다. 현재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본다. 주민친화형으로 복합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해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이 그것이다. 공원과 체육시설을 같이 설치하거나, 폐기물 소각열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한다. 주변의 교통여건을 개선시키는 것도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시설 운영에서는 오염물질 배출현황을 공람해 주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환경적 안정성이 보장된 선택을 해갈 수 있도록 정책적, 기술적 의견을 고민해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다. 

Q. 교수로 부임한지 올해 25년째를 맞이했다. 그간의 활동은 어떠했나

A. 대학교 학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폐기물 분야에 대한 학업의 열망으로 미국 유학길을 선택해 현지에서 매립지의 지반 구조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당시인 1995년은 국내 수도권매립지 조성이 초창기에 있었다. 따라서 매립 분야의 외국 선진 경험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현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개발공사의 1기 책임연구원 활동을 거쳐, 1996년에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특히 국내 매립지 복토층 규정을 마련하는 데 활발한 자문을 했다. 

폐기물 자원화 분야에서 이재영 교수 연구 주제의 핵심인 'HTC 반응기' <사진제공=(사)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Q. 현재의 중점 연구 방향은    

A. 폐기물에 대한 자원화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열분해를 통해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열수가압탄화법(HTC, Hydrothermal Carbonization)’ 연구를 10년 이상 해오고 있다. 180~300℃의 온도조건에서 폐기물 내의 수분을 이용한 방법이다. 따라서 하수슬러지나, 음식물 등 함수(水)성이 높은 종류의 처리방안으로서 기술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면서, 효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Q.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A. 폐기물과 관련된 현안들은 지난 몇 년 새 범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그 어느 때보다 폐기물의 자원화와 순환사회 구축을 이끄는 전문가 그룹의 역할이 절실한 시기다. 이러한 배경에 발맞춰 정부와의 공동 포럼이 구성됐다. 향후 학회는 전문가 그룹이자 국민의 입장을 대리한다는 생각으로 정부가 제대로 된 폐기물 정책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이 분야의 교수로서, 관심과 열정을 가진 제자 또는 후배들이 지속적인 ‘연구’와 ‘고심’을 이어나갈 수 있게 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 또한 앞으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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