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는 숲이나 토양처럼 매우 소중하고 궁극적으로는 한정된 자원이지만 현명하게 이용하면 끝없이 재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지금의 인류가 물을 사용하는 행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강의 물줄기를 급격하게 막거나 바꾸고, 호수와 습지의 물을 말려 버려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너무 많은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자정능력을 잃게 하고, 지하수를 지나치게 퍼 올리는 일 등등. 또한 많은 땅이 관개에 의해서 염분의 축적, 물의 침적 등으로 지력이 떨어져 토양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인류에게 주어진 물은 아직은 결코 모자라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물의 절대량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물 소비 관리 행태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인류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관개는 필요하고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약 70퍼센트의 물이 농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도 관개용수를 받는 경작지는 전체 경작지의 20퍼센트가 안 된다. 관개는 아주 심각하게 물을 소모하는 형태의 물 사용이다. 즉 끌어다 쓰는 양과 회수되는 양의 차이가 아주 많이 난다.
관개의 적절한 기술개발과 실제로 이용할 때에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이면 적은 양의 물을 쓰면서 지속가능한 관개는 가능하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한 자원에 대한 연구와 활용으로 수자원 역시 핵심적인 화두로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21세기 전쟁은 경제적 자국의 영토 확장과 연관이 많았다면 22세기는 자원에 따른 물자 전쟁이라는 예측 내놓고 있어 수자원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경제 분야에의 물의 분배는 사회에 미치는 실제의 가치에 따라 가격이 매겨져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자연생태계의 건전화 기능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물 사용 계획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통합 수자원 관리 시스템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될 것이다. 환경과 사회의 관점에서 물이 차지하는 진정한 가치와 중요성이 반영될 때 우리 인류의 물 문제는 지속가능성을 향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게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환경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저개발국가의 비극에 대해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단지 윤리적 책무 따위는 사치라고 한다면 그들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하던 대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나무를 베어 내고, 나무나 석탄이고 닥치는 대로 때고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구촌은 이제 한 울타리가 되어 옆집에 불이 나면 내 집도 안전하지 못하다.
인간으로서의 윤리의식이든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든 지금의 저개발국민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가장 첫째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고 기본적인 위생시설을 갖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기본적인 식생활을 할 수 있고 의료처방을 받을 수 있게 그리고 교육을 받고 생업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누군가는 말했다. 지구의 지속가능 발전의 가장 큰 적은 빈곤이라고. 오늘 하루 먹을 것이 없고 마실 물이 없는 사람에게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산성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빵 한 조각이며 한모금의 물일 것이다. 글로벌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정세에 이바지하는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고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만 할 것이다.


지재성

건설환경연구부 부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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