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식 부산지방기상청장 “소통·협업으로 신뢰받는 기상정보 제공”

[부산=환경일보] 지난 7월1일 제22대 부산지방기상청장으로 취임한 신도식 청장은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약 7년 동안 예보관 생활을 했다. 그는 “예보관으로 활동하던 당시 날씨 패턴과 비교했을 때 현재 기후환경은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부·울·경 지역 약 800만명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소통·협업·공유를 목표로, 지역 중심적인 예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도식 부산기상청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 예보서비스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영길 기자
신도식 청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 예보서비스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영길 기자

Q. 현재 이상기후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기후 자체가 아열대화 되면서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과거보다 제주도 날씨가 영남과 남해안 지방까지 올라와 있을 정도이며, 이는 관측 데이터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Q. 부산을 비롯해 해안지역 도시의 취약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전 세계적으로 해안가에 인구가 밀집하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와 같은 서해안 쪽 도시처럼 우리나라도 바닷가에 도시가 형성돼 있고, 그중에서 대표적인 곳이 부산이다.

제주도가 강화된 조치로 바람에 대처하는 것과 달리, 부산은 이와 관련 대처 방안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04년 태풍이 왔을 때 대형 크레인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최근에는 태풍에 의해 고층빌딩 유리창 파손과 건물 간판 추락 사고가 이어졌다.

따라서 부산지방기상청은 강풍 등 기상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바람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최근 풍량 관측자료를 만들어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 등에 예측정보를 시범적으로 제공했다. 이번 강풍 관련 정보제공은 부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강풍 관련 사고대비로 광안대교 진입이 통제되면서, 진입로 교통정리가 너무 급하게 진행됐다. 오히려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등 문제점을 추후 보완해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Q. 강풍 등 기상정보(특보) 서비스 제공은 어떻게 이뤄지나

예측정보 관련 광안대교에 풍량 관측지점을 설치했고, 현재는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검증을 마친 후 문제점을 보완해 더욱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예측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지역 대교는 강한 바닷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따라서 대교 위의 사고를 사전 방지하고자 바람 특성, 강풍 영향을 분석하고 ‘위험 수준별 차량통제 가이던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Q. 바닷가 지역에서 발생하는 해무 관측은 어떻게 추진되는가

해무는 단순히 ‘해가 뜨면 흩어진다’가 아닌 ‘언제쯤 해무가 흩어질지’에 대한 알림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남구청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기대 방면에 해무 관측을 위한 사이트(시정계 등)를 구축하고, 해무 관측을 위한 장비(드론 등)를 운영해 해무 두께와 깊이(바다)를 관측하고 있다.

또 기상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공강우 서비스를 활용한 해무의 진행을 빠르게 소멸시키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Q. 지역별 날씨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들었다

지역 간 날씨 정보에 대한 기상예보를 지난 1년간 연구해 왔다. 현재는 각 지역에 맞도록 특정한 날씨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서비스 고도화 중이다.

올해 겨울에는 이 날씨 정보서비스를 적용한 후 매뉴얼 방식으로 도출된 결과에 따라 보완해 최적의 날씨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지역에 짙은 해무(바다안개)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부산지방기상청은 해무관측소를 구축하고, 관련 기관과 해무 예측 시스템을 개발 추진해 왔다. /사진=권영길 기자
부산지역에 짙은 해무(바다안개)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부산지방기상청은 해무관측소를 구축하고, 관련 기관과 해무 예측 시스템을 개발 추진해 왔다. /사진=권영길 기자

Q. 날씨 소외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은

쪽방촌 어르신과 한부모 가정, 다문화가족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철 폭염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자발적인 참여를 한 다문화가족 147명에게 다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베트남어) 날씨 정보를 제공했고, 내년에는 부산시와 협력해 다문화가족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다문화가족 대상 기상정보서비스는 기상청 내 혁신과제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Q. 기상청 기상정보 서비스를 받는 부·울·경 시민들과의 융합 방안은

올해 방송 등 매체를 통해 기상청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올해는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저기압·태풍 등의 영향으로 6∼8월 여름철 강수량이 1973년 이래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기상청은 각 지자체와 산림청·기상청 등의 관측소를 활용해 조밀한 관측자료를 만들어내고, 부울경의 관측 공백을 줄이기 위해 관측장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정확한 예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예보관의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예보학습을 통해 호우·태풍 등 과거 사례에 대한 심층분석과 발표, 예보 전문교육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겨울철 부·울·경 지역민의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20개 시·군의 환경을 고려한 보건·산업 분야별 맞춤형 한파 영향 정보를 제공해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상예보를 하고 있다.

시민 체감 지역 중심적 예보서비스 제공, 서비스 고도화

각 지자체·산림청 협업, 기후위기 대응···부울경 관측공백 최소화

20개 시·군 환경 고려, 보건·산업 분야별 맞춤형 한파 영향 정보 제공

Q. 부·울·경 지역의 기상산업 지원 현황은

부·울·경 지역 내 기상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원기관과 연계해 기상사업자의 창업 원스톱·성장 지원 정책과 정보 등을 공유하고, 창업 이후 프로그램도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멘토와 함께하는 기상사업자와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기상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지자체의 기상관측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활용하기 위해 기상청으로 이관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 이관 의사확인과 관리예산·인력확보, 관측환경 개선 등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있어 기상청 본청과 지자체와의 사전협의가 필요하다.

Q. 강서구 대저동 신청사 신축공사 진행 상황은

지난해 10월 신청사 신축공사를 착공했지만, 청사 건축지가 연약지반·침수구역(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이라 올해 초 총사업비를 추가 확보해 토목공사가 진행됐다.

올해 여름철 잦은 강수·태풍 등의 기상 상황으로 공사 일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까지 필로티 구조로 4층까지 골조공사가 완성됐다. 앞으로 100년 이상 이어갈 견고한 신청사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 조성을 위해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하겠다.

Q. 신청사에 구축될 ‘기상관측소’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신청사에는 온도·습도·풍속·강수량·기압계 등으로 구성된 방재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다. 시정·운고(구름 높이)·구름양·적설·일조계 등 다른 상세한 기상요소를 추가한 종관기상관측장비(ASOS)도 설치해 내년 상반기 운영될 예정이다.

또 부산기상관측소(대청동)는 부산항 근처에 위치해(해안에서 직선거리 약 550m) 해안지역의 기상특성을, 북부산 ASOS(대저동 신청사)는 해안에서 18km 정도 떨어져 있어 내륙지역을 대표하는 기상특성을 기록한다.

현재 부산기상청은 부산기상관측소와 부산·울산·경남지역 등에 지상기상관측 장비 7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신도식 부산지방기상청장
신도식 부산지방기상청장

Q. 부산지방기상청 홍보관 관리·운영은 어떻게 이뤄지나

부산기상청은 기상업무 이해 확산과 이상기후 과학지식 보급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진로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방역지침에 따라 홍보관은 방역소독 관리되고, 1회 교육 인원은 50% 이하(24명→10명)로 줄여 온라인 사전예약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매년 취약계층 대상으로 기상기후과학캠프를 열고 있는데, 올해는 다문화가족 대상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 시대에 맞게 부산시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업해 온라인 동영상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날씨학습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기상관측소는 또 기상 분야 유네스코 문화재인 ‘세계기상기구(WMO) 100년 기상관측소’로 선정됐는데, 중구청과 함께 지난해 4월 부산기상관측소에 ‘대청큰마루터 기상전시관’을 개관했다. 기상전시관은 중구청과의 업무협약으로 중구청에서 2021년까지 운영되며, 2022년부터는 부산기상청이 전시관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전시관 관람은 중구청 홈페이지의 문화관광 해설코스에서 예약 신청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예약이 불가할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한 후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또한 ‘부산기상관측소’를 부산의 근현대 기상역사의 가치를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국립부산기상박물관’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의 역할은 국민과 함께 하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기상정보가 돼야 한다. 결국, 빠르고 정확한 정보제공과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의 조치가 맞물려져야 된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영향예보’이다. 영향예보는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지에 관한 정보로, 기상청은 지난 5년간 영향예보를 해왔다. 그리고 영향예보는 기상청과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 관계로 진행돼야 하며, 여기서 지자체의 역할이 크다.

영향예보는 재난·안전 분야로 기상청 본부 차원에서 협력 강화 등 상당 부분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청별로 몇 개의 영향예보를 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시민들은 기상청을 믿어주고, 최신 일기예보와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 기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란다. 기상청도 시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본 인터뷰는 11월25일 진행된 것으로 방역관리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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