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문경복, 생태 소설 『무위꽃 정원』 저자
- 비영리 동물권 단체 동물변호사 대표
![안녕하세요 동물변호사 대표입니다 [출처=문경복]](https://cdn.hkbs.co.kr/news/photo/202012/606156_354594_470.jpg)
[환경일보] 역사에 코로나19와 언택트의 시작으로 기록될 2020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비어 있는 식당과 거리처럼 마음마저 스산하고 불안한 요즘, 자기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책과 함께 하면 어떨까?
지난 9월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스스로를 가둔 이야기’라는 다소 충격적인 헤드 카피로 독자와 첫인사를 나눈 새 책을 소개한다.
신간 ‘안녕하세요 동물변호사 대표입니다’는 자전적 수필이다. 데뷔작 소설 ‘무위꽃 정원/사과나무’에서 동양 철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노자의 ‘만물제동’ 사상을 흥미로운 줄거리와 흡입력 있는 문체로 풀어낸 그는, 이번 수필을 통해 동물변호사라는 단체를 설립하게 된 그간의 발자국을 일기문학 형식을 빌려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에 의해 버려졌다는 쓰라린 기억은 오랜 우울증으로 남아 그를 괴롭혔다. 우울증과 대치하던 그는 학대당하는 동물의 눈빛에서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말했다.
“어떻게 모른 체 할 수 있을까. 저들이 나와 같은데….”
고통받는 동물에 대해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그는 집필 공간에서 일어나 철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인간의 말을 못 해서 고통받는 동물의 심정을 ‘번역’하기 위해서. 그는 0.7평의 좁은 철장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그들의 심정을 기록했다.
그의 이야기는 지금 전국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동물변호사란 어떤 단체인지
동물변호사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변호사, Lowyer이 아닙니다. 동물변호사의 마지막 글자 ‘사’는 모일 ‘사’자로 동물을 변호, 대변하는 단체라는 뜻입니다.
주역이라는 책을 읽고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주역을 읽은 사람 모두가 저와 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닌데요. 저는 주역의 세계관을 통해 모든 생명의 가치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관점이 씨앗이 되어 동물변호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동물변호사는 타 동물권 단체와 같이 집회를 하거나 동물 보호 시설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주로 글을 쓰고, 토론을 합니다. 그런 활동이 동물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 매체로 책을 이용할 수도 있고, 영상을 이용할 수도 있지요. 지금은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지만, 웹툰이나 영화로 점차 그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책 내용 중 자신을 철장 안에 가두는 부분이 있던데
‘라이프 리스펙트?’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였습니다. 철장 안 공간은 화장실을 제외하고 가로 폭 1.6m, 세로 폭 1.47m(0.7평)으로 다리조차 쭉 펼 수 없을 정도로 좁았습니다. 실제 가축은 평생 그런 공간에 살며 ‘정형 행동’이라는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제가 직접 그곳에서 오트밀과 기본적인 비타민만 섭취하며 살아 있는 생명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 심정을 글로 써내는 일종의 체험적 글쓰기를 진행했고, 당시 상황을 촬영한 24시간 CCTV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동물변호사 대표입니다』의 마지막 장에 그곳에서 쓴 글을 실었습니다.
글쓰기와 영상이 동시에 제작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신선한 재미를 찾지 않으실까 생각됩니다.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은
저는 이 책에서 여러 질문을 합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생명이 무엇인가요?’, ‘사는 것은 무엇인가요?’ 등. 반면 생태(환경) 운동가가 펴낸 책과 같이 ‘채식하세요’, ‘동물원에 가지 마세요’ 등 방법을 제안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길일뿐이니까요. 스스로 질문하고 깨우친다면 무한대의 갈림길에서 자신만의 길이 열리고, 자신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됩니다.
많은 길을 아는 것보다, 왜 그 길을 걸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이 책이 독자에게 화두가 되길 바랍니다.
저자는 현재 비영리 동물권 단체 동물변호사의 대표이자, 생태 소설 『무위꽃 정원』의 저자다. 노자와 장자의 생명관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에 있다.
*저자: 알이 문경복
*출판사 : 생태인문도서출판 알
*출간일 : 2020년 11월 1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