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방관이라는 수식어보다 일 잘하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어”

1월15일 발생한 반룡산업단지 화재현장에 투입된 소방사다리차 /사진제공=기장소방서
1월15일 발생한 반룡산업단지 화재현장에 투입된 소방사다리차 /사진제공=기장소방서

[기장=환경일보] 손준혁 기자= 지난해 12월 부산 기장소방서 한 여성 소방관이 소방 사다리차 운용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기장소방서 정관119안전센터에 소방 사다리차(굴절차)를 맡아 근무하고 있는 송주진(43) 소방관이다. 2009년 입사한 송주진 소방관은 행정업무를 하기보다는 현장업무를 선택했으며, 현재까지 굴절사다리차, 고가사다리차, 탱크차, 화학차, 배연차, 산불진화차 등 다양한 소방차량을 전문적으로 맡아왔다.

처음 소방차량을 운전하려고 했을 때는 동료들의 우려와 선입견으로 부담감도 많이 느꼈지만, 동료들의 믿음과 격려로 2019년 부산 상시소방훈련 최우수직원 선발대회에 참가해 소방차량운전 분야 2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소방 사다리차 운용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

송주진 소방관 /사진제공=기장소방서
송주진 소방관 /사진제공=기장소방서

소방 사다리차는 도로 교통법상 제1종 대형면허가 있으면 운전할 수 있지만, 인명구조라는 특수성과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소방 청에서는 2018년부터 한국소방 산업기술원에 위탁해 소방 사다리차 전문교육을 실시하도록 했으며, 2019년 7월부터 전문자격제가 도입됐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의 업무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소방대상물이 점점 더 대형화, 고층화되는 추세에서 소방사다리차 등 특수차의 활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송주진 소방관은 “입사 전에도 차량과 장비에 관심이 많았으며, 다양한 소방차량들을 운전·조작해 보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장차 무인파괴 방수탑차, 펌프차 등도 배워보고 싶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소방관들에게 어려운 소방차량을 쉽게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정관119안전센터 동료들은 “송주진 소방관은 차분하고 집중력이 강해서 촉각을 다투는 화재현장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필요한 위치에 정확하게 구조용 바스켓을 올려놓는다”라며 “누구보다 믿음이 가고 함께하고 싶은 동료”라고 말했다.

또한 송주진 소방관은 “여성이라 할 수 없는 일이면 모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성소방관 중 최초, 몇 번째라는 수식어로 포장되기보다는 일 잘하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