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를 오르내리던 삼복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10일 오후 시간! 이열치열 외에는 피서할 방법이 없어 용기를 내어 북산산 칼바위 능선에 올랐다.

웬 일인가! 처음엔 까만색의 매들도 있나 의심했지만, 날렵한 날개짓을 하는 제비가족이 아닌가! 대기 오염도가 해마다 심해지는 것을 느낄 뿐인데, 어떻게 제비 가족들이 돌아왔을까?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아도 ‘쫵쫵‘거리는 분명한 제비 3마리였다.

최근의 유례없는 이상기후 때문에 나그네처럼 떠돌다가 잠시 북한산에 머물고 있을까?

아니면 7~8년전 북한산 기슭에서 태어나 자랐던 어린 시절, 맑은 공기와 먹거리들이 그리워서 돌아왔을까? 제비들과 공존한지 못하는 현재 수도권의 자연 생태환경이 과연 정상적일까?

아토피성 피부병이 치료되지 않아 쾌적한 나라를 찾아 환경 이민을 떠난다는 작금에서 GNP 2만불 시대의 경제성장 목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 대기오염의 40%가 중국 대륙에서 서해안을 넘어 온다는데 약 13억 중국 인구가 너도나도 마이카를 외칠때의 한반도 미래의 생태계 상태는 어떻게 변할까?

최소한 50년 뒤의 미래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우리 세대가 후손들에게 어떤 것을 자랑할 수 있겠는가?

비록 중국 대륙의 국민들에게 환경운동을 강요하지 못하는 한국의 국격일지라도 우리의 친근한 고전이었던'흥부와 놀부'에서의 강남과 북한산 제비의 추억담을 나누며 반면교사한다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이평규 정릉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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