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驚蟄)도 지나 어느덧 낮기온이 10도가 넘는 봄날씨가 되었다. 이러한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몸이 피로해지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각종 생활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환절기 시즌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특징은 만성소화불량 증상과 함께 수족냉증이나 피로증상과 같은 연관 질환의 소견을 동시에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환경 속에서 위장이 자극을 받게 되면 소화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 작용 후에도 위장 내부에 찌꺼기가 잔류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이같은 노폐물을 담적(痰積)이라 통칭하여 위장 질환과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담적은 위장 점막과 외부를 감싼 근육층 사이에 적층 되어 위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소화기증상 뿐아니라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은 우선 목에이물감, 속쓰림, 명치통증, 복부팽만감와 같은 소화기증상을 유발한다. 담적이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 두통, 불면증, 어지럼증 등 다양한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이 유발하는 다양한 증상을 담적병(痰積病, 담적증) 혹은 담적증후군이라고 한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담적은 위장 점막과 근육 사이의 미들존(middle zone)에쌓여 위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저하된 위장기능은 음식물을 위장에 오래 정체되게 만들어 다시 담적이 생성되는 악순환을 이루며 다양한 전신증상까지 유발한다. 대표적인 순환계 질환인 수족냉증이나 만성피로 증상의 병인 또한 담적 독소의 작용으로 볼 수 있으며, 역류성식도염, 바렛식도, 만성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장상피화생, 만성피로증후군 또한 담적병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담적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위장과 전신의 담적을 제거해주고 담적이 생성되지 않는 체내 환경 조성에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경락기능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의 피로도, 스트레스를 파악한 후 복진(腹診), 설진(舌診), 맥진(脈診), 병력청취를 통해 담적병 여부와 함께 정확한 담적병의 유형을 파악한다. 이후 개인 체질에 맞추어 담적병 한약을 처방하는데 담적병 한약은 손상된 위장 조직과 위장 기능을 재건하는데 도움을 주며, 이를 통해 소화 기능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온열요법을 통해 응고된 위장벽을 풀어내고, 침치료와 약침 치료를 통해 경락순환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또한 "평소 만성소화불량 증상과 함께 두통, 명치 통증, 울렁거림등과 어깨 결림, 소변량의 이상, 성욕 감소, 성기능 감퇴, 여성 냉대하 등의 다발적인 증상이 나타날 경우 담적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인체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만성 질환에 취약한 체질이 될 수도 있으니, 자각증상이 드러나는 초기에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