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순수한 모성애와 인류애를 느낀다

[환경일보] “땅속 토우들과의 첫 만남은 지금도 생생하다.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순수한 모성애, 인류애가 느껴진 순간. 토우에 매료되어 보낸 3년의 세월은 참으로 행복했다. 토우를 사진에 담으며 오래전 신화 속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낀다.”
오권준 작가는 어느 날 탐라목석원을 방문했다. 목석원의 모든 설치물이 돌문화공원에 기증되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탐라목석원 운포헌 토우 야외전시장 일대에 가득했던 토우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작가를 엄습한다. 백운철 원장이 시간 나실 때마다 혼자 빚으셨다는 토우였다. 작가는 고향 집에 놓여있는 그대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기에 3년 동안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사진 속 토우들은 눈을 감고 있어도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듯, 오묘한 미소를 머금은 듯, 내 몸을 내어줄 듯, 사랑 가득 서로를 품는다. 이 포옹은 거대여신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아들들이 함께 품은 모성애와 인류애를 우리에게 넌지시 전해준다.






▷오권준 작가 약력
2002 YWCA 주관 대북 평화 교류전 승마 촬영
2004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돌의 멋’ 도록 1,2집 촬영
2014 강요배 화백 학고재 갤러리 ‘Just Image 상을 찾아서’ 전시 도록 촬영
2015 ~ 2017 제주돌문화공원 ‘제주의 옹기 I, II’ 도록 작품 촬영
2016 제주돌문화공원 ‘제주의 궤’ 도록 작품 촬영
2018 토우 3집(설문대할망과 오백 나한을 중심으로) 촬영
2018 ‘제주 거문오름 용암동굴, 그 심연의 표정’ 전시 및 도록집 출판
이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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