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루덴스’
   ‘호모 루덴스’에서 게임과 놀이하는 인간, ‘디지털 호모 루덴스’로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가는 1938년 인간을 유희하는 존재, ‘호모 루덴스’로 정의했습니다. 그 후 70년도 채 못 된 21세기 초반에 인간은 게임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놀이하는 ‘디지털 호모 루덴스’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아직 아날로그적 사고에 익숙하지만 전시장입구 미술관 벽에 회화적인 개념으로 전시된 백남준의 ‘까치 까치설날은’이라는 비디오 작품이 전혀 낯설지 않고 반가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변화하는 미디어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미디어 아트, 이미 예술계에서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답니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미디어_시티 서울 2004)는 온라인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놀이와 게임으로 인해 확연히 달라진 세상을 예술이 한 번 되짚어 보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데 초점을 두고, <게임과 놀이하는 인간..‘디지털 호모 루덴스’>로 주제를 정했습니다. 삶의 방식에 게임이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개개인의 일상과, 게임 산업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파급력, 각각의 게임과 여러 놀이들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 문화적 메시지들을 미디어 아트를 통해 총체적으로 살펴보게 될 제3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서는 이러한 동시대 문화현상에 대한 미래적 가치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전시는 상업성, 전쟁, 접촉·몸, 유희성 등 네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어집니다. 미디어 아트 하면 으레 상상하게 되는 어두컴컴한 블랙박스 대신 다채로운 입체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 관람객들은 마치 대형 게임장에 온 듯 직접 참여해 작품을 감상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말 위에 올라타면 동작센서가 작동되면서 3차원게임이 시작되는 호주의 그룹 ENESS의 ‘버츄얼-디지털 흔들 목마’, 감성을 가지고 으르렁대거나 낑낑대며 관객의 행동에 반응하는 ‘사랑스러운 카우치 지지’,  관객이 가상의 침실 안에 있는 8살 샬롯에게 소꿉친구를 만들어주어야 하는 반 소워와인(Van Sowerwine) 의 ‘기대하기’, 입체안경을 착용하고 가상현실 속의 전쟁을 체험하는 등 전시회에는 특히 참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입체적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계 10여 개국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의 40여점 작품을 한자리에서 즐기면서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 이벤트와 특별행사도 풍성히 마련되어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월 6일까지 계속됩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최은영 기자>                             








백남준 <까치 까치설날은>






ENESS <디지털 흔들 목마>






VAN SOWERWINE <기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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