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국립공원공단은 1987년 7월 1일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 자연·문화·경관․지형·지질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국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건강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립공원공단 이전의 국립공원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관리해 국립공원 지정 취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국립공원공단의 전신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립됐는데, 1967년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구례군민들의 힘을 합쳐 탄생했듯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탄생도 국민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국립공원과 공단은 국민의 목소리에서부터 시작됐다.

국립공원은 현재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을 비롯해 설악산, 주왕산, 태안해안, 다도해해상 등 22개소가 지정됐다.

국내 생물종의 42%(2만3016종), 멸종위기종의 66%(176종)가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으며, 국보 42점, 보물 165점 등 소중한 문화유산이 산재하고 있어 연간 4300만명(최근 5년 평균)이 찾는 국민 여가‧휴식공간이다.

쾌적한 탐방환경 속 공원자원 즐기고 이해하는 탐방문화 조성

멸종위기종 증식복원과 서식지 보전 통한 생태계 복원 추진

국립공원공단 송형근 이사장
국립공원공단 송형근 이사장

Q.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신데 환경철학이 궁금합니다.

A. 제가 취임한 지도 어느 덧 8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환경부에서의 28년 6개월간 근무 경험은 정부의 환경정책을 직원들이 더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하였으며 그동안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경영방침을 마련해 공단의 발전을 이끌어 가고자 합니다.

첫째, 기관 고유의 설립목적인 자연 생태계 보전을 기반으로 탄소 흡수원을 발굴하고 신재생 에너지 전환 등으로 탄소감축을 실현하며, 대국민에게 탄소중립 교육을 확대 실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제적으로 실천하는 공공기관 최고의 탄소중립 선도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둘째,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국립공원 탐방환경 속에서 공원자원을 즐기고 이해하는 탐방문화 조성으로 가치 중심의 국민행복 실현을 선도하겠습니다. 셋째, 국립공원과 연계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상호존중과 소통을 중심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 함께 성장하고 공유하는 상생협력을 달성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모든 업무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솔선수범함으로써 국민과 구성원 모두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Q. 국립공원의 보전과 개발 사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국립공원은 국가의 핵심 보전지역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서 최우선적인 ‘보전’이 요구되는 지역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자원에 대한 ‘보전’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이용(개발)’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쉼터를 제공하는 것 또한 국립공원의 지정 취지라는 점에서 서로 양립(兩立)해야 할 국립공원의 핵심가치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공단은 국립공원 지정 목적에 부합하고, ‘보전’과 ‘이용(개발)’이 양립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이해관계자(지역주민 등)와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립공원 자연자원을 보전하고 사회적 갈등을 저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기후위기로 백두대간 생태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립공원도 예외일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연구나 대책은?

A.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기후변화로 많은 생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에서 발간한 ‘지구생명 보고서 2020’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 척추동물 집단의 크기가 68% 감소GOt고, 식물도 1/5이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특히 식물은 동물에 비해 2배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야생 동·식물이 빠르게 줄어든 것은 자연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수의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우리나라 아고산대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구상나무 등 침엽수의 고사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부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인지하고 현재까지 6개 공원(지리산, 설악산, 태백산, 덕유산, 오대산, 소백산) 아고산대 침엽수의 고사 현황을 현장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지난 10년간 모니터링 결과, 아고산대 침엽수의 고사원인으로 기온상승, 수분 조건의 변화, 봄철 적설량 감소, 강풍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고사원인과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올해 우리 공단은 과학적인 분석 접근을 위해 AI를 도입해 지리산 등 7개 공원의 항공영상 분석을 통해 고사현황을 빠르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12월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한 정밀한 모니터링을 위해 2023년까지 지리산 등 6개 공원 7개소에 연구거점시설인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을 설치GO 고사원인을 빠르게 규명해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2022년부터는 아고산대 조사항목을 식생 매목조사 등 7개 항목을 포함해서 설치류 피해조사 등 26개 항목으로 확대하고 고사원인을 파악하고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며, 현재까지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고산대 침엽수 5만개와 기생꽃 등 초본식물 9종의 종자를 확보하고 2021년까지 월출산 등 5개 공원에 증식장을 설치‧운영할 예정입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Q. 이외 국립공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A. 국립공원 내 사람들에 의한 인위적인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불법 행위 예방 및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샛길 출입으로 인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및 파편화에 대한 우려가 예상됨에 따라 드론을 활용하고 단속반을 편성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의 생물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 공단은 멸종위기종 증식‧복원과 서식지를 보전하여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복원사업의 1단계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초기의 개체 수 중심의 성과 체계를 벗어나 개체의 유전적 다양성과 종 다양성을 고려한 생물종의 서식지 중심으로 2단계 복원 목표 및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69개체가 지리산국립공원 일원에 서식 중이며, 형제봉 일원(반경 5㎞) 반달가슴곰 수신확인 결과 4개체가 지속적으로 활동 중이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69개체가 지리산국립공원 일원에 서식 중이며, 형제봉 일원(반경 5㎞) 반달가슴곰 수신확인 결과 4개체가 지속적으로 활동 중이다.

이러한 목표 설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안정적인 개체군 형성과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증진 할 수 있도록 세부사업을 수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서식지 보전을 위해 올해는 550억으로 14㎢의 토지를 매수해 안정적 서식지를 확보했으며, 자원봉사자 등 국민 참여형 외래생물 제거 활동으로 국립공원 고유 생물종 서식지 보호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과 해안, 육상의 훼손지를 복원해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구상나무 등 침엽수 보호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기후변화 모니터링 스테이션을 지리산 등 7개 국립공원 아고산대에 설치하는 등 공원자원 보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립공원의 보전․보호의 노력들은 국민의 인식과 공감대를 더해 공존의 틀을 만들고 잘 보전된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국민이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지켜 나가겠습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Q. 끝으로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A.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구례군민들의 지정운동 노력으로 1967년 지리산이 첫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최근에는 2016년 도립공원이던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그 수는 22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제도가 54년을 이어오는 동안 관리정책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도 초기 탐방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공원청소, 불법단속 등 단순관리 위주였다면, 이후 자연생태계 보전개념이 도입돼 과도한 개발사업을 억제하고 행위규제도 강화됐으나, 현재에 와서는 보전과 함께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용과 지역사회와 협력의 중요성도 증대됐습니다.

국립공원은 국민들이 그 혜택과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면서도 자연의 현재 상태와 가치가 손상되지 않고 미래세대에 까지 지속되도록 온전하게 보전돼야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에 국립공원은 온실가스의 배출원이 아닌 흡수원으로 이미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나 탄소저장고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보전정책과 훼손지에 대한 생태복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양쓰레기 정화 통영 매물도 당금해변(9.15 지자체와 합동)
해양쓰레기 정화 통영 매물도 당금해변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직접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중장기적 관점의 기후변화 분석과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국립공원 추가지정 등 보호지역의 확대도 필요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약 3500만명이 국립공원을 찾으셨습니다. 그것은 국립공원에서 우리 국민이 쉼을 얻고 다시 힐링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장소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탐방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국립공원 탐방문화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국립공원은 그간 산악공원, 자연자원 보전에 집중되었던 국립공원 정책을 해상·해안공원, 문화자원 보전으로 확대해야 할 시점입니다.

해상·해안공원은 용도지구의 미세분화 문제, 낚시행위의 실질적인 단속의 어려움, 해양쓰레기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책의 변화와 자원의 집중을 통해 해상·해안공원의 보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국립공원에는 760건의 지정문화재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자원들이 분포하고 있으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문화자원들이 숨어있는 보고(寶庫)이기도 합니다. 문화자원 보전을 위해 모니터링 등을 통한 관리 강화, 신규 문화자원 발굴 등을 통해 자연자원과 함께 문화자원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국립공원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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