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WALL’ 패널로 원하는 곳에 설치하는 모듈형 황토찜질방
난방효과 올리고, 소비전력 낮춘 똑똑한 설비로 체험방 확대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코로나19 사태 2년, 이제 ‘찜질방’은 추억 속 공간이 돼버렸다. 뜨끈한 물과 따끈한 대화로 피로와 애환을 녹여온 대한민국 대표 휴식공간, 찜질방. 외국관광객들도 ‘가장 인상적인 한국관광코스’로 찜질방을 꼽는다. 또한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 ‘코리안 찜질방’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길어진 팬데믹 사태는, 찜질방을 추억의 저편으로 밀어내고 있다.

㈜황토지오 조정태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황토지오 조정태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혼밥과 혼술의 시대, 찜질방도 ‘혼찜’으로 안전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없을까? (주)황토지오의 모듈형 황토찜질방은 이런 질문에서 탄생했다. 조정태 대표가 개발한 ‘모듈형’은 패널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유연성’이 특장점이다. 주택 등 원하는 곳에 시공할 수 있어 ‘집찜(집에서 찜질)’이 가능하며, 1인용 시공도 가능해 ‘혼찜(혼자하는 찜질)’도 즐길 수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황토찜질.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게 바로 이 모듈형 황토찜질방이다. 연구 계기를 묻자, 조정태 대표는 “LA에서도 황토찜질을 할 수 있도록”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5년 전 LA에 사시는 한의사 한 분이, 제가 개발한 황토찜질방을 체험하셨습니다. 이후 그 분은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고, LA에서도 황토찜질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세계 최초 모듈형 황토 패널로 제작한 황토찜질방 /사진=박선영 기자 
세계 최초 모듈형 황토 패널로 제작한 황토찜질방 /사진=박선영 기자 

전 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나 원하면 황토찜질을 즐길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주)황토지오 조정태 대표의 바람이기도 했다. 그 간절한 바람은 꾸준한 연구로 이어졌고, 5년 만에 ‘모듈형 황토찜질방’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규모로 시공 가능한 모듈형 찜질방(1~2인용: 1300ⅹ1120ⅹ1980, 3~4인용: 1910ⅹ2000ⅹ2140, 5~6인용: 2840ⅹ2040ⅹ2140)의 모든 벽체는 황토미장 패널인 ‘OK-WALL’로 시공된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물과 황토만으로 친환경 황토건축자재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이 성공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특허를 받은 후에도 더 나은 제품을 위해 3년간 보완을 거듭했다. 그 결과, 이 친환경 황토를 다양한 크기에 담을 수 있는 ‘OK-WALL’ 패널이 탄생했다.

언제 어디서든 황토찜질의 효능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구가, 조 대표의 OK-WALL로 실현된 것이다.

특허받은 황토시공법으로 갈라짐·보수 걱정 없어

갈라짐이 없어, 보수할 필요도 없는 조 대표의 황토시공법으로 주택 내 황토방을 시공하기도 하고, 아파트, 전원주택 등의 내부 전체, 또는 내벽 등 일부를 황토로 시공하기도 한다. 그 밖에 교회의 예배실, 공장의 사무실, 독서실 등 업무공간에서도 황토시공법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조정태 대표가 개발한 친환경 황토시공법은 발명 특허까지 받았다. 바닥, 벽, 천장 어디에 발라도 들뜨거나 떨어지지 않는 기술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황토가 벽체에서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소비자로서는 불편한 일이다. 이 때문에 ‘시공하자’로 취급돼 손해배상 청구, 비용 미지급 등의 곤란한 경우를 겪곤 했다.

“황토찜질, 안심하고 집에서 즐겨요”

언제 어디서든 황토찜질의 효능 만끽

자연의 원리와 관점으로 ‘건강 보급’

1980년대 중반까지 금형 공장을 운영하던 조 대표는, 건설회사와 철물점 등에 자재를 납품하면서 건축에 눈을 떴다. ‘친환경’은 배부른 소리였던 시기에, 조 대표는 일찌감치 친환경 황토건축을 기획했다. 조 대표가 개발한 황토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시험성적서를 획득하고, 대한아토피협회가 인정한 황토건축자재 추천서를 받았다.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한 경화제 등의 화학물질은 ‘유익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한다. 카탈라아제, 디페놀옥시다아제, 시카라제, 프로데아제 등은 유익 미생물은 효소의 작용을 촉진함으로써 인체 독소를 제거, 정화한다. 그러나, 화학물질은 이를 방해하므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황토지오 황토찜질방은 경화제 등 화학물질 없이 물과 황토만으로 시공된다. 따라서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며, 황토 본연의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지난해 12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 1호점을 연 황토지오 생기방 /사진=박선영 기자
지난해 12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 1호점을 연 황토지오 생기방 /사진=박선영 기자
지난해 12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 1호점을 연 황토지오 생기방 /사진=박선영 기자
지난해 12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 1호점을 연 황토지오 생기방 /사진=박선영 기자

수족냉증, 아토피··· 황토방에서 다스린다

지난해 12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 ‘황토지오 생기방’이 1호점을 열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친환경 황토의 효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생기방에 종종 방문한다는 L씨(춘천 후평동 주민)는 “발시림으로 힘들었는데, 생기방 체험 후 많이 좋아졌다”라며 웃었다. 또 다른 고객 Y씨는 “다리에 아토피 증상이 심했는데, 눈에 띄게 나아졌다”라고 좋아했다.

황토지오 체험방의 평균 실내 온도는 체온보다 10℃ 정도 높은 47℃ 내외로 유지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황토지오 체험방의 평균 실내 온도는 체온보다 10℃ 정도 높은 47℃ 내외로 유지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2000년 초까지 뇌경색에 협심증, 심폐혈증에 시달렸던 조정태 대표는, 건강에 대한 열망으로 몇 년을 황토방 제작에 매달렸다. 그리고 2006~2007년 직접 지은 황토방에서 생활하며 건강을 되찾아,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일이 그에게 건강을 되찾아 주고, 되찾은 건강이 그에게 일을 되찾아 준 것이다. 일로 건강을 되찾은 조 대표는, 타인의 건강도 찾아주기 위해 더욱 일에 열정을 쏟아왔다.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 파장은 8~14마이크론(µ)이다. 이 파장은 인체 세포의 생리작용을 촉진하고,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유해물질을 방출한다. 황토지오 찜질방의 평균 실내온도는 체온보다 약 10℃ 높은 약 47℃로 유지된다. 사우나의 실내 온도는 대개 70℃ 이상이지만, 60℃ 이상에서는 미생물의 활동이 저하된다는 점을 감안해, 47℃를 최적온도로 설정한 것이다. 조 대표는 “찜질방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에, 신체의 원적외선 흡수파장대 8.34~10.34µm를 유지해야 치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토지오에서는 한국 온돌문화인 구들장의 원리에 착안한 황토침대를 체험할 수 있다. 황토침대 역시 몰탈과 인조가죽을 사용하지 않아 황토효과를 극대화했다.

구들장 원리에 착안해 제작한 황토침대 /사진=박선영 기자
구들장 원리에 착안해 제작한 황토침대 /사진=박선영 기자

또한 황토지오 황토방의 열을 만드는 전기 난방설비는 절전효과도 감안했다. 친환경 전기온돌 난방자재 전문기업 히팅레일 제품을 사용했으며, 100% 방수로 물이나 습기에서 안전하다. 1평당 700W 초기 전력을 사용하는 타사 제품에 비해 1평당 450W초기 전력으로 출발, 절전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원적외선 복사난방으로 난방효과를 극대화했으며, 위풍도 없어 더욱 따뜻하다.

황토지오 황토방의 열을 만드는 전기 난방설비는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친환경 전기온돌 난방자재 개발 전문회사인 히팅레일 제품을 사용한다. /자료제공=히팅레일
황토지오 황토방의 열을 만드는 전기 난방설비는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친환경 전기온돌 난방자재 개발 전문회사인 히팅레일 제품을 사용한다. /자료제공=히팅레일

“체험을 늘리면 판매는 자연히 늘 것”

조 대표는 별도로 홍보 등 판촉활동을 하지 않는다. “좋은 제품은 소비자가 찾아오는 법”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그런 그의 자신감은, 인터뷰 내내 걸려오는 제품 문의 전화량을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듈형 황토찜질방 구매부터 체험방 사업, 황토침대까지 과연 생산량을 맞출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조 대표는, “문의가 폭증하는 현상황을 보면, 공장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 우선, 황토 효능을 체험한 고객 후기를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황토의 효능을 찜질방에 가두지 않고, 지자체별 휴양림을 비롯해 다양한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독서실 등에서 학생들이 입시 및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각종 의료시설 등에서 환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누린 황토의 효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국가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조정태 대표와 체험방을 운영하는 아내 김영심씨 /사진=박선영 기자
조정태 대표와 체험방을 운영하는 아내 김영심씨 /사진=박선영 기자

조 대표가 인터뷰 중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건강 보급’ 그리고 ‘자연’이다. 공산품은 인간의 요구와 계획대로 ‘생산’할 수 있지만, 황토는 자연의 원리에 따라 자연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어야 그 효능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황토제품은 그가 개발했지만, 무한정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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