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여동생 56년 만에 온라인 상봉

[부산=환경일보] 권영길 기자 = 부산시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월 4일 오후 실종된 자매가 56년 만에 상봉하는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2021년 7월 30일 정숙 씨(가명, 61세)는 56년 전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부산진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사팀에 본인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정숙 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김동희 경장은 전국의 실종신고 중 정숙 씨의 신고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찾던 중,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생 ‘연경’을 찾는 신고(2021년 10월 5일)를 발견했다.
‘연경’은 정숙 씨의 어렸을 적 이름이고, 신고자는 정숙 씨가 절대 잊지 않았던 언니 연숙(가명, 65세)의 이름이다.
부산진경찰서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 연숙 씨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지만, 56년 세월이 묵힌 그리움에 눈물을 쏟아내는 두 신고자에게 유전자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여의 시간은 가혹하기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실종수사팀은 온라인을 통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 56년 전 기억을 되짚어 보기로 했고, 지난 2월 4일 오후 8시 영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온라인 상봉회를 열었다.
이날 언니보다 4살 어렸던 정숙 씨가 먼저 56년 전의 기억을 소환했고, ▷언니와 나눴던 얘기들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장소 ▷남동생과 사촌오빠 이야기 등을 하며 두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연숙 씨는 “생각보다 기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제 동생, 동생입니다”고 말했다.
정숙 씨는 “언니를 만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경찰관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작년 7월 30일 실종업무를 형사과에 이관한 이후 사소한 사안도 허투루 수사하지 않고 총력대응을 하고 있는데, 그 작은 정성이 기적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