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주는 무게감 ‘사람 중심 행복여주’ 추진의 원천

이항진 여주시장
이항진 여주시장

[환경일보] 이기환 기자 = 전국에서 가장 최근에 승격된 여주시에는 유명하지는 않아도 역사적 의미를 품은 문화유산이 많다. 민족문화를 꽃피운 세종대왕릉과 북벌정책을 펼친 효종왕릉, 조선의 아픈 운명을 함께 한 명성황후 생가 등 여강(남한강)을 따라 역사를 머금은 곳이다. 여주 신륵사가 위치한 봉미산은 봉황의 꼬리라는 뜻으로 봉황의 지형을 띈 설악산에서 뻗어 나와 봉황이 알을 낳는 끝부분이라는 뜻으로 특히 자손이 풍성하고 재물이 넘쳐 조선시대 권문세가가 모여 살기도 했다.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풍요로운 천혜의 땅이 2013년 시로 승격되면서 다소 늦게 그러나 그 어느 도시보다 탄탄하게 도농복합도시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12만 여주시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숨 고를 새 없이 달려 온 이항진 여주시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사람중심 행복여주’의 비전을 들어봤다.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는 이항진 여주시장.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는 이항진 여주시장.

여주시의 연간 예산이 결산 기준으로 1조 원이 훌쩍 넘습니다. 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지역 사회의 고른 발전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여주시장은 1조 원의 회사를 운영하는 CEO입니다. 그것도 매출이 아니라 비용으로 쓰는 겁니다. 예산을 직원 수대로 나누면 공직자 한 사람이 약 10억 원의 예산을 쓰는 셈입니다. 해마다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운영하는 지자체의 수장으로서의 이런 무게감을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여주시의 슬로건 ‘사람중심, 행복여주’는 여주시청 공무원들의 비전이기도 합니다. 비전이란 말에는 시야, 시력, 미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정확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바라볼 수 있는 대관세찰의 자세만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행정을 펼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주시 공무원들에게 행정에 대한 비전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 비전이 업무 추진력의 원천이 되기를 항상 당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대책과는 별개로 여주시만의 보상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요?

시장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주시는 지역 내 소비 진작을 위해 예산 33억 원을 편성하여 지역 화폐를 발행했으며, 비대면 온라인 시장에 취약한 영세소상공인을 위해서는 경기도 공공배달 플랫폼 ‘배달특급’ 서비스를 도입하여 골목상권 배달 판로 개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지속해서 시행하기 위해 여주시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해 올 한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327명의 소상공인에게 94억 2천5백만 원의 운영자금을 특례보증 지원하였습니다. 상인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상인회에 총 1억 6천만 원을 지원해 지역 소상공인 단체에 대한 지원도 늘렸습니다. 신속 PCR 검사를 활용한 안심5일장은 지속해서 열리고 있고요, 한글시장 스마트 시범상가 구축 사업과 세종시장 혁신형 마케팅 사업이 공모 사업으로 선정되어 추진 중입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상인과 함께 전통시장에서 코로나19 항균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상인과 함께 전통시장에서 코로나19 항균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코로나19 현장 PCR 검사가 1년을 넘겼습니다. 일부 반대의 목소리에도 있는 듯한데, 현장 PCR 검사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여주시는 지난 1년 동안 전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현장 PCR 검사를 해 왔습니다. 신속 PCR 검사는 기존 PCR 검사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1~2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검사법입니다. 신속한 검사 결과로 지역 감염 확산을 막고 여주시민들을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온전하게 누리게 하자는 것이 그 운영 취지였습니다.

코로나19 현장 PCR 검사를 실시 운영해 오면서 여주시는 여러 구체적인 성과들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위드 코로나 이후로만 봐도 인근 시‧군에 비해 확진자 수가 가장 적었습니다. 여주시의 등록 공장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46개가 더 늘었지만 집단 감염으로 문 닫은 공장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올해 여주 아울렛 방문객 수는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여주시 고용·노동지표는 전국 최상위권이며, 2021년 고용률 상승률은 경기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이 수치들은 신속한 검사로 되찾은 안전한 일상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현장 PCR 검사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코로나의 위협으로 여주시민들을 보호하고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포기한다면 자치단체장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주시는 이보다 더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때까지, 나아가 코로나 감염병이 종식될 때까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현장 PCR 검사를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전국 최초 실시 현장PCR검사 지속 추진
출렁다리 완공으로 관광산업 발전 역할 기대

GTX-A·수서~광주선 접속부 설치 총력 
100회 맞은 '동네 한바퀴' 로 시민소통 최선

여주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출렁다리가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관광 효과를 예측하나요?

역사유적지인 신륵사 관광지구와 금은모래유원지를 잇는 출렁다리는 경기도 균형발전예산 94억과 시비 176억 원 등 27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입니다. 국가 하천인 한강에 최초로 세워지는 이 출렁다리는 길이가 총 515M로 국내 출렁다리 중에는 두 번째로 깁니다.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여주시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관광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예측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완공 후 첫해인 2018년에 185만 명, 2020년에 290만 명이 방문했다는 통계를 참고하면 그보다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큰 여주 출렁다리는 적어도 그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지 않을까 예측합니다. 

GTX-A와 수서~광주선 접속부 설치에 관한 세미나
GTX-A와 수서~광주선 접속부 설치에 관한 세미나

GTX-A 광주-이천-여주-원주 노선 연결 가능성과 기존 경강선의 원주 연결 시 사회적 경제적 효과 어느 정도라 예측하나요?

GTX-A 노선 유치는 40여 년 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온 광주, 이천, 여주의 수도권 내 불균형과 불공정을 해소하고 균형발전과 공정을 촉진하자는 시대적 요구입니다. 여주를 수도권광역철도망과 연결하자는 우리의 요구는 충분히 전달되어 이제 중앙정부의 결단만 남은 상태입니다. GTX 유치가 실현되면 경강선을 통해 강원도까지 이어지는 발판이 되고 현 정부가 역점으로 내세우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의 기폭제 역할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철도는 승용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1/6, 에너지 소비도 1/8 수준입니다. 승용차 중심에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로 전환함으로써 광역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맞서는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정책에도 상당히 이바지할 것입니다.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서는 1을 웃도는 B/C 1.19가 나왔고요, 역당 수요 예측 조사에 따르면 1일 승차 기준 1만 3000명 정도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여주시는 GTX-A와 수서~광주선 접속부 설치를 관철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옛 경기실크 부지와 제일시장 부지 등 하동 일대의 도시재생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지역 사회의 합의나 중앙정부의 지원 등으로 개발 시기가 달라질 수 있나요?

지난해 12월 16일, 여주의 구도심인 중앙동1지역(여흥동, 하동, 창동 일대 204,944㎡)이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중심시가지형)에 선정되어 국도비 18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여주시는 그동안 도시재생전략계획에 따라 중앙동1지역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하는 등 주민들이 참여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 9월에는 여주시와 LH경기지역본부 간 ‘도시재생사업 총괄사업관리자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업계획을 구체화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도시재생사업은 마중물사업으로 그간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었던 제일시장 부지에 LH행복주택과 상생플랫폼, 커뮤니티센터, 행정복합센터, 공영주차장 등을 복합 조성하는 거점개발사업과 중앙로 문화의 거리, 여(주)행(복)스테이션 조성, 청소년 창작센터 건립 등의 하드웨어 사업, 그리고 중앙통 상권활력 사업, 여주 로컬 생태계 육성 등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5년입니다.

경기실크부지는 특색 있는 구조로 문화 예술 공간으로 최적의 장소라는 전문가의 평과 함께 문화관광체육부 유휴 공간 문화재생 기본구상 연구대상지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재 옛 경기실크 공장부지의 문화적 활용 방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모두 마치고 시민위원회로부터 학습과 토의라는 숙의 과정을 거친 최종안이 나온 상태입니다. 여주시는 이를 통해 침체된 원도심에 관광, 문화기능이 결합된 상권 활성화 사업과 거점시설 조성으로 주민이 머무르고 여행객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중심지로 바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종초등학교 교통캠페인
세종초등학교 교통캠페인

여주초등학교의 이전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사실 여주초등학교 이전은 여주시장에게 권한이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2018년도에 여주초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여주초교의 신설 이전에 대한 찬성이 약 90.6% 수준으로 높게 조사되고, 여주역세권에 다수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등 우리 여주시민들에게 꼭 필요로 하는 사항이라고 판단되어, 여주역세권 도시개발지구 내 편성된 학교용지에 여주초교 신설 대체 이전을 여주교육지원청과 경기도교육청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여주시청을 방문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청사 건물이 오래되고, 늘어나는 행정 인력에 비해 장소가 협소합니다. 여주초등학교가 이전하면 그 부지를 매입해 청사를 확장하는 계획을 민선 7기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하였기에, 여주시청 신청사 추진을 위해서도 여주초교 이전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여주초교 이전 문제는 현재, 교육부 산하 지방교육재정연구원에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여주초교 신설 대체 이전 타당성 조사는 올해 1~2월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4월 중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통해 이전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주시장과 함께하는 동네한바퀴 /사진제공=여주시
여주시장과 함께하는 동네한바퀴 /사진제공=여주시

현재 진행 중인 ‘동네 한 바퀴’로 소통하는 주민들과의 대화가 긍정적으로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고 향후 일정은?

지난해 6월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마을 방문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는 마을 현장 방문 행사가 지난 연말에 100회를 넘었다고 합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이나 시급한 현안이 있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상의 제한 때문에 이번 주까지 진행하고 잠정 중단하고자 합니다. 여주시에는 12개 읍면동에 310개 마을이 있습니다. 그동안 100여 곳의 마을을 방문하면서 받은 건의 사항만 300여 건에 이릅니다. 좀 더 일찍 현장을 찾아가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진 않습니다. 다만 행정의 기능을 관리와 집행에 가두지 말고 공공 문제의 해결과 관련된 활동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해보자는 행정 철학을 여주시의 모든 공직자와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임인년 새해 지역 사회와 시민들에 대한 새해 인사나 덕담을 해주신다면?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그 나라 국민의 행복 수준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곧 행복한 사회란, 좋은 선례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사회, 신속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이 있는 사회, 그리고 신뢰와 다양성이 있는 사회라고 합니다. 여주라는 이 오래된 삶의 터전에서 새해 첫날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서로의 눈을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준 기쁨이자 축복입니다. 이 축복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기상을 12만 여주시민의 뜻으로 받들어 ‘사람중심, 행복여주’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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