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폐차 해체시스템 개발로 보다 많은 폐차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가운데 획기적인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면웅 박사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사업은 21C뉴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내 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에서 진행하는 28개 과제중 하나로 ‘폐자동차 재활용을 위한 해체 시스템 및 자원화 기술개발’이 바로 그것으로 지난 ’01년부터 ’03년까지 시스템 개념설계 등 1단계를 마치고 내년까지 실질적인 기술과 확립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며 현재 해체시스템의 파일럿 플랜트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폐차장’ 편견 벗어나기







이번에 개발된 해체시스템의 관건은 폐자동차를 해체하기 전에 연료 및 각종 오일을 먼저 뽑아내 환경오염을 감소시키고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작업자에게 폐자동차의 상태나 필요한 공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최적의 해체방법을 알려준다는데 있다.
현재 국내에는 300여개의 폐차장이 있으며 각 폐차장에서 1700여대 정도를 폐치하고 있지만 이번에 발표한 해체시스템이 가동된다면 연간 6000대의 폐차도 끄덕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는 연간 2만대의 폐차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무조건 자동화를 하고 무조건 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 현실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등의 배경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진행하는게 마냥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재활용율을 높인다 해도 ‘폐차장’이란 편견으로 주민들이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이러한 일들이 작게나마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전한다.
“EU ELV 즉 EU의 폐차처리에 관한 지령에 따라 앞으로의 자동차는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고 재활용율을 높이고 제조자 책임확대, 최종사용자의 부담없는 폐차의 회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재활용율에 있어 내년까지 85% 재활용에 5%의 에너지 회수가 이뤄져야 하며 2015년에는 95%의 재활용, 10%의 에너지를 회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관건이지만 어쨌건 준수하지 않는다면 수출을 못하게 되는 등의 불이익을 얻게 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폐차 재활용 높이는 ‘해체시스템’


“재활용을 하고 남은 부품중에서도 이제까지 매립을 해왔던 부품이 30%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조차도 회수하고 연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재활용이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던 부품이 이젠 재활용에 연료로까지 이용되는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특별한 기술없이도 자동차의 70%가 재활용되는 만큼 95%까지의 재활용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현재 이와 유사한 연구를 대기업 나름대로도 해체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사업과는 달리 국가사업인 만큼 재활용율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환경성 정책 보고, 해체업체들에게 환경유해를 낮춰주고 업체 자체의 효율성까지도 높여주는 그러한 전반적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 생산관점에서야 4-5위 차지할 만큼 세계적이지만 해체업체의 수준, 효율 등을 따지면 아무래도 유럽을 따라갈 수 없는 게 사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벤츠나 BMW와 같은 회사는 기업 자체적으로 해체시스템을 갖고 있을 만큼 소비자에게도 철저히 어필하고 있다.


‘중고’ 아닌 ‘재생에너지’


“유럽쪽은 확실히 중고부품의 유통시스템이 순조롭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새 부품보다 중고부품을 선호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부품을 중고로 쓴다는 것 자체를 거의 범죄시하는 경향이 있죠.”
박 연구원은 중고부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등 사회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재활용을 위해 떼어낸 부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니 말이다.
법령 자체도 재생 가능한 부품이 몇 가지로 제한된 것. 즉 재생부품을 억제하는 사회적 시스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점차 규제가 확대되어 재생부품의 폭도 넓어졌지만 여전히 사용자는 중고부품에 냉담하기만 하다.
박 연구원 역시 “이러한 국가차원의 제도적 관심만큼이나 중요한게 바로 안전성과 그에 따른 신뢰를 얻는 일”이라며 “아직까지도 국내에서는 중고부품에 대한 안전성이나 신뢰성이 떨어지는게 현실인 만큼 열악한 해체업을 개선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어느 나라든 상대적으로 폐차장은 열악한게 사실이지만 이번 계기가 모범이 된다면 폐차장은 물론 중고부품에 대한 인식도 충분히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글·사진/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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