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과 지역민이 살아야 농협도 ‘존재’할 수 있다”
GAP 인증 거봉포도·볏짚 먹인 한우 등 친환경 특화사업으로 성장 견인

지역농협의 성장은 반드시 그 지역의 발전 및 지역민과의 상생·협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김임준 둔덕농협 조합장은 7월 말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농협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사진=안압지 기자   
지역농협의 성장은 반드시 그 지역의 발전 및 지역민과의 상생·협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김임준 둔덕농협 조합장은 7월 말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농협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사진=안압지 기자   

[환경일보] 안압지 기자 = 미 FDA가 인정한 맑고 청정한 바다와 울창한 산림을 자랑하는 거제시 둔덕면은 거제역사의 발원지로서 둔덕기성(사적 509호)을 비롯해, 유무형의 역사적 자산들과 과거 통영시에 물을 공급했던 이력만큼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거제를 대표하는 청정지역이다.  

청마 유치환 작가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진 둔덕면은 거제 유수의 농협들과는 차별화된 공격적인 경영 철학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기자는 둔덕을 대표하는 거봉포도가 영글어가는 7월 둔덕농협을 찾아 농협의 은행 업무는 오롯이 지켜내면서 지역 특화 작물의 명품 브랜드화와 한우관, 주유소 신설·확장 등의 공격적 경영 전략으로 합병 대상이었던 둔덕농협을 우량농협으로 우뚝 서게 한 김임준 둔덕농협 조합장을 만나봤다. 

“지역이 잘 살면 농협 경영 여건도 좋아진다”는 모토로 김임준 조합장은 합병 대상이었던 둔덕농협을 지역 특화사업이 주가 되는 ‘정말 농협다운 농협’으로 탈바꿈시켜 조합원들과 지역민의 만족도가 높다.

지금까지의 특화사업 및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둔덕은 거봉 품질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둔덕의 산은 유난히 높고 들판보다 임야가 많아 물이 잘 빠지는 황토이다. 게다가 통영 쪽과 가까운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선지 벼의 쌀도 맛있다.

덕분에 볏짚 먹고 자란 한우의 품질도 좋고 둔덕거봉의 당도도 엄청나게 높다. 포도의 경우 7만평 정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솔직히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최근 둔덕면 한 포도 농장에서 김임준 조합장을 비롯해 박종우 거제시장, 김주양 경남농협지역본부장, 김창배 NH농협 거제시지부장 등이 간담회를 열고 '둔덕 거봉포도'를 명품 브랜드로 만드는 데 힘을 쏟기로 협의한 간담회가 열렸다.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 받은 '둔덕 거봉포도'/ 사진제공=둔덕농협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 받은 '둔덕 거봉포도'/ 사진제공=둔덕농협 

거제시와 경남농협, 둔덕농협 등은 둔덕면 일대 포도 농가를 위해 2018년부터 비파괴당도측정기·전동가위·방수포 등 각종 농자재와 시설·유통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올해는 포도 농가 시설 개선에 필요한 자금 가운데 80%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협력사업이 추진돼 농가들이 크게 고무된 상태다. 포도를 재배하는 16 농가의 시설 개선 비용 가운데 시가 50%, 농협중앙회가 20%, 둔덕농협이 10%를 지원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업이 진행되면서 둔덕면 일대는 포도 재배 농가와 면적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65 농가가 33㏊에서 포도를 재배하는데 ‘거봉’이 90% 이상이다. 이 재배면적은 1년 전 17㏊(60 농가)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농가들은 평균 18브릭스(Brix)로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점을 ‘둔덕 거봉포도’의 특징으로 꼽는다.

특히 둔덕 거봉포도는 당도만큼이나 친환경 재배 방법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인증을 받은 것.

GAP란 농산물우수관리 인증으로 농산물의 생산과 수확 후 관리·유통 등 각 단계에서 농업환경(농경지·농업용수)과 위해요소(농약·비료·미생물·중금속 등)를 합리적이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스마트농업팀 신현웅 팀장은 “GAP 인증획득은 농민이나 생산자단체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인증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인증기관에서 적합 여부를 심사해 인증서를 발급해 준다”며 얼핏 절차가 간단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고 말했다.

GAP 인증은 적합 여부 심사 때 재배지의 토양과 용수·농산물을 채취해 중금속·잔류농약을 검사해야 하고 서류심사와 현장 심사를 통과해야만 인증을 획득하게 된다.

이에 인증서를 발급받은 농민만이 출하 농산물의 포장재에 인증표시를 할 수 있다. 어렵게 얻은 인증이 평생 가는 것도 아니다. 2년에 한 번씩 갱신해야 한다.

기자가 실제 현장에서 만난 농민과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GAP 인증은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것을 농가 스스로 증명해 보인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부심이기도 하다”고 입을 모았다.

둔덕농협은 포도를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미 작목반(2개)을 구성한 데 이어 공동선별출하회 결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264㎡(80평) 규모의 공동선별장도 마련해놨다.

올해는 계통출하를 확대하기 위해 농협영남농산물물류센터 납품을 추진하고 점차 백화점 쪽으로도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8월 27, 28일에는 태풍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 동안 중단됐던 ‘거제둔덕포도축제’가 둔덕면 일원에서 열린다.

거제둔덕포도축제 제석훈 추진위원장은 “제11회 거제둔덕포도축제는 둔덕지역의 특산물인 포도를 통해 둔덕면민뿐만 아니라 거제시민 전체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둔덕지역은 거봉포도 외에도, 4년 전에 신설된 한우관과 최근 확장한 주유소의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황토와 볏짚을 먹고 자란 명품 둔덕 외양간 한우는 지역민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명실상부 지역의 한우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층 하나로마트와 농협사업부, 2층에는 직영으로 운영되는 명품 한우관이 있는 둔덕농협 신청사/ 사진=안압지 기자 
1층 하나로마트와 농협사업부, 2층에는 직영으로 운영되는 명품 한우관이 있는 둔덕농협 신청사/ 사진=안압지 기자 

이에 ‘명품 한우관’을 확장하고, 시설 또한 업그레이드시켜 한우관을 찾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힐링할 수 있는 휴게공간을 추가 신설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제 둔덕 명품 한우관은 식사만 하는 곳이 아닌, 차 한 잔의 여유도 즐기고 함께 식당을 방문한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어놀다 갈 수도 있는 치유와 힐링 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둔덕지역은 이외에도 미나리, 친환경 채소, 멍게와 굴 등도 연중 생산되고 있는 청정지역으로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 꼭 10년째 재직하고 있는 둔덕농협에서 2015년 조합장에 취임한 김임준 조합장은 당시 합병 대상이었던 둔덕농협을 회생시키고자 공격적인 사업 전략으로 승부를 본 바, 2019년 사업 전 부문을 평가하는 종합성적에서 전국 1위를 했다. 아울러 NH 농업생명 전국 1위 5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재임 조합장으로서 둔덕농협에서의 10년, 취임 7년을 자체 평가한다면.

지난 30년간 신현, 하청, 연초농협에서 농협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남다른 성실함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역 농협의 총괄적인 조직을 지휘해 오다 지난 2012년에야 고향인 둔덕농협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던 둔덕농협의 회생에 사활을 걸었다.

당시 둔덕농협은 조합원 숫자도 적고 이렇다 할 수익사업도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 거제 지역 10개 농협 중 가장 실적도 떨어졌고 중앙회로부터 합병 권고를 받는 상황이었다.

그날부터 인근 부지를 사들여 주유소를 만들어 수익사업을 시작했고, 영농자재 판매장을 만들어 농업인, 지역민들에게 농협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게 했다. 그런 공격적인 사업의 시행으로 그다음 해 합병 권고에서 벗어나게 됐다.

둔덕농협 이사직을 수행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의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둔덕농협 조합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쇄신과 수익사업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 다른 농협과의 합병 대상이었던 둔덕농협을 일으켜 세우고자 보험 금융사업에 올인한 결과 취임 첫해 ‘농협생명 연도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9년 종합업적평가로도 전국 1위를 달성하고 NH 농업생명 전국 1위 5연패를 이뤄내는 성과도 낳았다. 전국에 분포한 1200여개 지역 농협 가운데 1위를, 그것도 5년이나 유지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랐다.

사실 보험업무라는 것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무척 고되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업무라 당시 직원들이나 조합원들의 반발도 없지 않았다. 이에 조합장 본인이 먼저 솔선수범해 보험업무에 사력을 다하는 것을 본보기로 삼아 이하 전 직원들,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우량농협으로 거듭나 현재는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둔덕농협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농협이라면 당연히 해야만 하는 둔덕농협만의 ‘특화사업’을 진행해 왔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위축, 그리고 인구 감소 등 농촌 지역의 장래를 어둡게 만드는 요소를 탈피하고자 전국의 한우판매소를 벤치마킹하며 명품 한우관을 탄생시켰다.

한우의 특화사업을 위해 농림식품부와 거제시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둔덕농협이 함께 투자해 구청사를 허물고 신청사를 건립해 2층에 한우관을 운영했다. 청사 1층에는 하나로마트와 농협 사업부를 운영하고, 2층에 한우관을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4년이 지난 지금은 합천 삼가 한우, 기장 철마 한우 못지않은 한우 명소가 됐다.

친환경적인 농업 여건을 갖추고 있는 거제의 대표 청정지역인 만큼 이곳에서 나고 자란 한우를 공급하는 둔덕 명품 한우관은 한우의 생산부터 유통 서비스까지 이뤄지는 N차 산업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존 한우 판매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둔덕 거봉포도’ 또한 둔덕농협에서 주관하는 대표 사업으로 명품 브랜드화시켜 지역민들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게 힘쓰고 있다. 아울러 주유소의 신설·확장으로 지역민의 경제활동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농협이 지역 경제의 척도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체득해오며, 무엇보다 지역이 잘 살아야 농협도·조합원들도 잘살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둔덕농협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금융사업에서부터 수익사업 개발, 신청사 건립, 그리고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먹거리·힐링 사업에까지 도전과 혁신은 계속될 것이다.

김임준 조합장은 "농협은 조합원과 지역 고객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주민의 편에서 적극적인 수익 환원 사업을 펼쳐 지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농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둔덕농협의 조합원들과 직원, 둔덕농협을 아끼는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농협은 농업 진흥과 지원 목적으로 성립된 협동조합인 만큼 농촌 지역의 금융기관이자 농업인을 위한 교육 지원기관으로 업무도 그에 따라 진행이 된다.

둔덕농협 직원들 또한, 지역 농협인 만큼 농민들을 위한 지원 업무에 열심히 임해왔다. 농업인의 희망, 협동의 가치, 공동이익의 증대를 위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힘을 합쳐 노력해왔다.

둔덕농협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조합원에게 농협의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업무에 대한 이해도 및 책임감을 높여주려 교육했고 실천했다.

둔덕농협의 지역민들 또한, 농협에서 진행하는 특화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과 농협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림을 잘 그려왔다. 둔덕농협은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고 상생, 여기까지 성장해왔다.

조합장 7년을 해오면서 둔덕농협의 미래, 그 비전이 하나하나 성취되고 실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조합원들이나 지역민들에게 본인 스스로도 용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하면 된다는 희망과 서로의 믿음을 확인해 온 바 그 믿음과 지지, 책임감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할 둔덕농협의 정신이다.

조합장으로 취임했던 해와 지금을 비교하면 예산으로만 봐도 2배 정도의 성장을 해왔고 각종 사업이 이미 농협의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협의 성장은 반드시 지역의 발전과 함께 이뤄져야 하기에 조합원과 직원 그리고 지역민들이 다 함께 잘 살도록 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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