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거제 사곡만 등 개발예정지 포함
[환경일보] 새만금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거제 사곡만 등 대규모 개발계획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 지역인 ‘이곳만은 꼭 지키자!’ 현장심사 대상지로 선정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제20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현장심사 대상지 11곳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현장심사 대상지에는 도시공원일몰제로 대규모 개발이 추진 중인 ‘김해 용두지구’와 서울시가 철거를 결정한 ‘충정아파트’도 포함됐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이곳만은 꼭 지키자!’는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공동주최하는 환경·문화유산 보전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보존가치가 높지만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문화유산을 시민과 NGO단체의 직접 응모로 이뤄진다.
응모작은 네티즌 평가와 서류심사, 현장심사를 거쳐 ‘올해의 꼭 지켜야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한다.
제20회 행사에서는 전국 각 지역의 대규모 개발사업 예정지역이 다수 응모됐다. 대표적인 사업이 신공항으로,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역인 수라갯벌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훼손이 우려되는 국수봉이 응모됐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응모한 수라갯벌은 곰소만과 충남 유부도의 중간지역에 위치한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을 동아시아 철새이동루트의 중요한 장소로 꼽고 있다. 멸종위기Ⅰ급 저어새의 먹이터일 뿐만 주변 13㎞ 반경 내에서 번식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수달, 흰발농개, 붉은어깨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등 42종의 다양한 멸종위기생물의 서식처이다. 수라갯벌은 최근 고려시대 청자 도자기와 파편들이 발견되면서 해상교역로로서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전라북도는 새만금에 독립적인 민간국제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기존 군산공항이 미군활주로를 이용하고 있어 결항과 연착에 따른 도민불편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신공항 건설은 미공군의 제2활주로 건설, 즉 미군기지 확장사업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 이유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제시된 새만금신공항과 군산 미군공항 연결유도로의 면적이 75만㎡(약 23만평)로 신공항 전체 시설규모의 22%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연결유도로의 면적은 활주로 등을 포함한 공항시설 면적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 해당한다.
지난 5월19일 국토부가 발표한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또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기존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시된 관제탑의 위치와 달리 군산공항과 새만금국제공항의 중앙부로 위치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변경된 관제탑은 연결유도로로 편입된 지역 내에 위치하게 된다. 군산공항의 확장은 실제로 미군이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사안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등이 응모한 가덕도 국수봉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00년 이상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해안가 숲이다.
역사적으로는 일제강점기 군사요새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었기에 가능했다. 지형적으로는 봉우리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특성상 인위적 간섭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
국수봉은 직경 80~100㎝ 이상의 거목들이 상당할 정도로 해안림의 극상을 확인할 수 있다. 생물종으로는 멸종위기Ⅰ급인 수달과 매 Ⅱ급인 대흥란, 삵과 솔개, 팔색조등의 서식처이다.

가덕도는 지난 18년간 동남권 신공항으로 거론된 후보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공항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 보고서에서는 비용대비편익비율(B/C)이 ‘사업성 없음’을 의미하는 0.51로 드러났다.
가덕신공항 추진계획에 따르면 국수봉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항공기 이착륙에 필요한 시약 확보와 공항 건설을 위한 골재채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공항이 추진되면 해발 264m의 국수봉은 지표 15m를 남기고 잘려나간다.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이하, 사곡만대책위)가 응모한 거제 사곡만은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이하, 해양플랜트산단)’ 추진으로 100만평의 바다가 매립될 위험에 처했다.
매립예정지는 사곡해수욕장을 비롯해 멸종위기동식물, 해양보호생물, 희귀식물 등 30여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곳은 해양보호생물인 잘피(거머리말/애기거머리말)의 최대 서식지이며 갯게, 독수리, 황조롱이,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한다.

지난 5년 동안 거제시의 해양플랜트산단은 사업자의 재원조달계획 방안 미제출로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적자기업들의 천문학적 재원조달 계획이 부실한 상황에서 공사가 승인되면 공사 시늉만 하다가 해양생태계만 훼손될 우려가 크다.
사곡만대책위는 해양매립이 단순히 몇몇 보호동식물의 피해와 멸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전망한다.
수질악화와 어족자원의 고갈, 난개발에 따른 생활환경 피해와 더불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우려하고 있다.
제20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현장심사는 8월 중순에서 9월초까지 진행된다. 현장심사 후 최종 수상작 6개작을 선정해 9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며 시상식은 10월에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