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고려 데이터 기반 스마트 물관리전환 시급
기후위기시대를 겪고 있는 최근에도 농촌지역의 물관리가 허술해 문제다. 농민 고령화와 쌀 재배 농가 감소 등의 이유로 인해 2030년 경지면적은 지금보다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농업용수 사용량도 감소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21년 우리나라 총사용 수자원량 중 농업용수는 42%인 154억톤에 달한다.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농업용수가 공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가들은 농업용수에 가격을 매기고 총비용 회수를 원칙으로 일부만이라도 회수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농업용수에 대해 농업인의 부과금이 없는 유일한 나라다.
공짜 물을 쓰다 보니 물 절약의 인센티브가 없고 이는 곧 물의 과다사용 내지는 물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쌀 소비가 현저하게 줄면서 논 면적도 감소하고 농업용수 사용량 또한, 줄면서 발생할 여유 수량에 대해 농업분야에서 다목적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농업용수의 개념을 생산 및 홍수조절에서 생태, 환경, 관광, 농촌 정주의 목적으로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 여건에 따라 적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정확한 수량과 물값을 산정하는 일이 먼저다. 그래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때 제대로 된 경제성 평가가 가능하다.
물값이 턱없이 저렴하거나 공짜인 경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이미 겪고 있듯이 기후위기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겪은 바와 같이 한 지역은 폭우로 집이 잠겨 숨이 넘어가는 반면, 다른 지역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가슴이 타 내려가는 경험을 했다.
안동댐 인근 농경지 20만 평은 가뭄으로 바닥을 보였다. 최근 10년간 가뭄 피해자는 1만 명에서 5만7000 여명으로 5배 이상 증가해 기후위기에 대비한 농업용수의 합리적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농업인들의 소득향상과 식량자급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목표로 논 농업의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와 혁신적이고 스마트한 구조개선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벼농사 위주에서 밀, 콩 등 밭 농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용수공급관리 시스템 구축 또한 기대된다. 농업인들과 전문가, 정책입안자들 간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의 플랫폼 마련도 중요하다.
환경부는 물 공급체계의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노후시설을 현대화하고 AI, IoT 디지털 트윈기술 등을 활용해 사전예측과 실시간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댐용수, 농업용수, 지하수 등을 연계해 관리하고 광역·지방상수도 등을 연결해 비상공급체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여전히 수량확보 대부분을 하늘에 의존하고 관행과 경험에 의존해 온 농업용수 관리를 데이터 기반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물관리에 접목하고 물흐름을 반영한 용수제어 고도화 등을 통해 물사용 및 노동력 절감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농촌에서 새고 있는 것이 물 뿐만일까. 농업의 전과정에서 물, 에너지, 자원 등에 대한 정량·정성적 분석과 통합적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