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정신적 피해 복구 전념, 긴급·항구 복구로 나눠 대응”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 산지생태원, 산불진화교육훈련원 유치
에너지 신사업 육성, ‘청정수소 생산·실증 단지 조성사업’ 추진

손병복 울진군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이사 /사진=박선영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이사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일보] 지난 3월 발생한 울진군 산불 피해 면적은 1만4140ha(공·사유림 9831㏊, 국유림 4309㏊)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1700억원에 달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울진군수 당선자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산불 피해 복구와 코로나19에 산불 재난까지 덮쳐 더욱 어려워진 지역 경제 살리기를 함께 이뤄내야 하는 과제는 당선자의 몫이 됐다.

지자체 예산 사용은 선택과 집중이 필수다. 여러 사업 중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 수장의 기획력과 업무효율을 극대화하는 인력구성은 필수다.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과 한울원자력본부장을 역임하며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손병복 울진군수에게 군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추진력을 겸비한 리더십이다. 동시에 보상문제를 균형감 있게 해결할 정무감각이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9월22일 울진군에서 열린 ‘울진 산불피해 지역 복원방향 및 산림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기후위기 시대에는 어느 지역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재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복원력을 강화하는 지역 맞춤형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심화로 산불피해 규모를 키우는 조건들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울진군이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기후위기 대안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이유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관련 신사업 육성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인 울진군은 군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는 활동과 관련 부서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병복 울진군수를 만난 시간은 6시에 가까운 때였다. 접견 대기실은 군수 미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만든 열기로 가득했다. 긴 대기열 끝에 만나 대담에 임하는 손 군수는 지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그의 첫 인상을 기사를 쓰는 시점에 기억해낸다면 웃는 인상과 운동화다. 행정구역이 넓은 울진군 곳곳에서 민원청취와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발이 편한 운동화가 도움이 된다는 명료한 이유였다. 취임 이후 산불 피해지 방문을 포함한 지역 현안 청취에 여념이 없다는 손병복 울진군수를 집무실에 만났다.

손병복 울진군수 /사진=박선영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 /사진=박선영 기자

피해주민 마음 상처치유 포함한 피해복구 활동 전력

Q. 지난 7월1일 취임사에서 조속한 산불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인구 감소, 고령화 대응, 경제 살리기를 약속했다. 산불피해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군민 지원과 산불 복구 상황은?

울진군은 산불 직후부터 구호 활동을 진행했고, 피해복구 활동에 전력하고 있다. 이재민들에게는 188동의 임시조립주택을 제공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수시로 방문해 편의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생활안전지원금 및 성금도 지급했다. 더불어 피해주민들의 마음의 상처치유를 위한 정신건강 상담과 재난 심리안정키트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와 대형 산불로 울진군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울진지역화폐인 울진사랑카드 캐시백 혜택을 15%로 상향조정 하는 등 소비를 활성하기 위한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산불 피해 지역의 공공시설 및 마을기반 시설 등의 복구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며, 특히 긴급복구와 항구복구를 구분해 벌채 및 사방사업 등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사업들은 복구를 진행 중이다.

산림의 항구복구를 위해 현재 울진산불 산림피해 복구계획수립 용역 중에 있으며, 복구계획 수립 이후 2023년부터 연차별 계획에 따라 복구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립산지생태원,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 국립산불진화교육훈련원을 울진군에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산불 발생 시 소광리 산불진화용 담수댐이 산불진화에 큰 역할을 하며 담수댐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이에 추가적 담수댐시설 조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7월26일 개최된 울진 대규모 청청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보고회  /사진제공=울진군
7월26일 개최된 울진 대규모 청청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보고회  /사진제공=울진군

Q. 산불피해 규모를 키우는 조건들이 기후위기로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울진군의 중장기 정책이라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관련 신사업 육성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실증 단지 조성사업’ ‘울진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주택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주택용 태양광, 마을회관,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 보급도 확대했다. 전기자동차 보급을 늘리는 보조금 지원 확대, 충전 인프라 지원사업,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및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저감사업을 시행해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일상에서 실행할 수 있는 탄소포인트제, 저탄소생활실천운동 홍보와 친환경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쓰레기 감량을 추진 중이다.

Q. 울진군 산불 피해에 따른 산림생태 복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울진군은 금강송면 금강소나무숲을 포함 소나무가 산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산불이 더 빈번해지고, 산림교란 등이 예상돼 더욱 세심한 산림 관리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한울원전과 송전탑 주변 산지 산불에 대한 대비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금강송면·북면을 포함한 산림생태복원계획 수립을 산림청에서 시행 중이다. 울진군은 금강소나무 군락지뿐 아니라 산림보호를 위한 산불진화용 담수댐, 산불예방을 위한 임도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산불피해지에는 자연복원과 인공복원을 병행해 실시하고, 인공 조림 시 산림소유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경제림, 송이생산 복원, 밀원숲, 경관림 등 다양한 산림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한울원전뿐 아니라 주택지 주변 산림은 산불에 강한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을 조성해 갈 계획이다.

Q. 울진 산불은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진, 삼척 지역에 190여 마리만 살고 있는 멸종위기동물 1급 산양 서식지가 일부 소실됐다. 산불과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산양과 야생동물에 대한 울진군의 대책이라면

산양보전협의체(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대구지방환경청(왕피천환경출장소), 울진군청, (사)한국산양·사향노루보호협회(울진군지회) )에 참여해 합동 먹이주기 및 부상 야생동물 구조 및 보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산양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산양 캐릭터를 제작해 울진군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원을 운영해 부상 야생동물 구조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7월27일 정부의 원자력 정책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원전 최강국 건설 정책포럼'에 참석한 손병복 군수 /사진제공=울진군
7월27일 정부의 원자력 정책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원전 최강국 건설 정책포럼'에 참석한 손병복 군수 /사진제공=울진군

원전 산업화 중심 도시 건설 계획

Q. 후보 시절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 원전 산업화 중심도시를 건설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경북도는 방사성폐기물정밀분석센터, 중수로해체기술원 등의 사업을 이미 유치한 상태다. 울진군은 신한울원전이 건설되면 총 10기의 원전을 보유하게 된다. 새 정부 원자력 정책 기조와 연계해 공약 이행 계획을 밝힌다면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과 원자력 관련 신산업 유치 등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해 원전 산업화 중심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조기 착공을 위해 중앙정부에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강력히 건의했고 착공 일정을 당초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게 됐다. 사전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 하루라도 빨리 착공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 사업자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발맞춰 원자력을 활용한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실증단지,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등 원자력 관련 신산업을 육성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원자력수소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해 입주기업에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체를 집적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형 원자력 특성화 대학을 유치해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원전 산업화 중심도시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고 울진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가고자 한다.

8월12일 개최된 후포국제마리나항 준공식에 참석한 손병복 군수 /사진제공=울진군
8월12일 개최된 후포국제마리나항 준공식에 참석한 손병복 군수 /사진제공=울진군

Q. 울진군 지역 현안 사업은 산과 바다를 아우른다. 울진군 해양산업 활성화와 이와 연계된 관광산업 발전 계획이라면

울진군은 121km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청정바다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해양관련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동해의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을 통해 해양관광 산업 육성 및 해양 레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8월 후포 마리나항만이 완공됐고, 향후 후포 마리나 운영·관리 민간위탁 공모를 통해 운영 및 배후 부지 개발계획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해양생태계의 보고인 왕돌초 해역에 국가해중벨트를 조성, 왕돌초 해역 해양자원 보호 및 해양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울진군 바다는 해조류, 해사, 염지하수 등 풍부한 해양치유자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활용해 해양치유센터를 조성하고 해양웰니스 관광과 같은 신산업 육성을 통해 신규일자리 창출 및 관광객 유치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하고 있다.

손병복 울진군수가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건강하고 쾌적한 지구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쓰레기 줄이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의 일상속 작은 실천이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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