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주최, 남북 그린데탕트 공론화 전문가 포럼 개최

[환경일보] (재)기후변화센터(유영숙 이사장, 前 환경부 장관)는 지난 12월7일 로얄호텔서울에서 통일부 주최의 남북 그린데탕트 공론화 전문가 포럼을 지속가능한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을 위한 협력방안을 주제로 주관했다.

이번 포럼은 정부의 94번째 국정과제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합의에 기초한 평화통일 추진 ; 남북 그린데탕트 본격 구현’의 네 가지 세부과제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하고자 개최됐다.

통일부 김기웅 차관은 “전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남북이 공동대응을 해야 하며, 그린데탕트와 같이 희망을 담는 협력 사업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남북관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개회사를 대신 전했다.

유영숙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2050 탄소중립은 지금으로부터 30년도 채 남지 않은 골든타임”임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남북 협력은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상생하는 기후공동체로, 그린데탕트는 이때 시의적절한 협력방안”이라고 환영사를 했다.

그린데탕트의 네 가지 세부 이행과제에 따른 주제별 세션과 클로징 세션으로 구성된 포럼은 좌장의 주재 하에 지정 시간 동안 참여 연사들 간 자유로운 좌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왼쪽 네번째부터 윤영균 아시아녹화기구 상임대표, 유영숙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김기웅 통일부 차관 /사진제공=기후변화센터
왼쪽 네번째부터 윤영균 아시아녹화기구 상임대표, 유영숙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김기웅 통일부 차관 /사진제공=기후변화센터

기후변화 대응 통합 프로그램 필요

그린데탕트의 첫 번째 이행과제인 ‘미세먼지·기후변화·자연재해 공동 대응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 세션은 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의 주재 하에 진행됐다.

세션에 참여한 ▷강택구 한국환경연구원 녹색전환연구실 연구위원은 “기후변화를 통해 파생되는 문제가 많아 기후변화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에너지, 농업, 물, 위생 등 통합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박사는 “북한의 에너지 접근성은 최하위 수준으로 초기 단계에 즉각 협력해 주민들의 민생과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협력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실 수석연구위원은 “자연재해는 新안보 의제로서 포괄적 시야가 필요하며 정보화, 현대화, 과학화 기반의 단계적 그린데탕트 추진이 필요하다” 제언했다.

여민주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연구교수는 “북한의 대기오염 관련 사망률은 1위로 고체 연료 사용이 주원인이며 생애주기별 배출 저감, 예측, 국민 생활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윤영균 아시아녹화기구 상임대표가 좌장으로 참여한 세션2(산림·농업·수자원 분야 지속가능성 협력)에서 주성 한국수자원공사 책임위원은 북한의 관로 노후에 의한 누수율이 85% 수준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급수 시설 및 정수처리 약품 지원, 기존댐 치수능력 증대 등과 같은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

유희석 SK임업 상무는 “탄소경영이야 말로 임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며, SK 그룹 내 통신과 에너지 분야 전문성으로 사업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교수는 “그린데탕트는 북한이 잘하는 것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유역 경관 지역 단위 관리의 상호 협력 가능성과 국제기구‧제3국을 통한 다자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나라 FAO한국협력연락사무소 부소장은 “코로나 이후, 북한과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국제기구도 북한과 단절된 상태로 산림, 농업 등 재난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용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기후 여건이 열악한 상황으로 온실 농업, 스마트 농업 등 보급하는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탄소시장 대북에 적극 활용해야

이어 진행된 세션3(DMZ그린평화지대와 남북상생협력)는 이우균 교수의 주재로 진행됐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아시아녹화기구 사무총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탄소시장을 대북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북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와 국제기구, 기업의 참여를 남북협력기금 활용과 연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 미래산림전략연구부장은 REDD+ 사업을 활용한 국가 산림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 한반도 기후위기 공동 대응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손광수 KB경영연구소 북한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의 우수한 재자원화 기술로 협력을 제안하며 특히 수자원을 위한 하수시설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상민 우리들의 미래 사무처장은 “그린데탕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며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 남북 협력 채널을 활용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이행 과제인 ‘DMZ 그린평화지대와 남북상생협력’ 세션에서는 좌장 박종철 대전대학교 객원교수가 주재 하에 진행됐다.

변상욱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그린데탕트TF팀장은 남북 공동 관광의 중심지로서 경제특구 개발 시작을 제안했으며, 이경희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접경지역 협력 추진에 있어 분야별 안정적 재정 조달이 필요하며 초기에는 공공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페루-에콰도르 접경 생물권 보전 지역 지정을 사례로 들며 거버넌스 차원에서 ‘접경위원회’ 운영 사례 검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정대진 한라대학교 특임교수는 “50년동안 선 평화, 후 통일론 기조가 유지되었으며 분단에서 분할로 가는 방지턱 역할을 하는 DMZ의 그린 평화 지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린데탕트 협력을 위한 첫걸음

이번 포럼의 목적 달성을 위한 마지막 클로징 세션(남북 그린데탕트의 향후 추진 방향 및 네트워크 구축 발전 방향)에서는 좌장 최재철 국제생태농업포럼 이사장의 주재 하에 진행됐다.

박무결 통일부 개발지원협력과장은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과 함께 북한 주민과 우리 국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전략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이를 구현시키는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이 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병희 기후변화센터 청년활동가(유세이버스15기)는 “밀레니얼 세대는 통일보다 평화공존을 선호하니 청년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내적 데탕트로 남북 간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진희 삼정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이사는 “과거 경험을 통한 제약요인 극복과 준비의 정교화‧공통‧개별영역, 정부‧지자체‧민간영역을 구분해 우선 수위를 도출하고 관련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소희 사무총장은 “모든 네트워크는 청년세대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들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클로징 세션을 마무리했다.

이번 포럼에 참여한 약 50여명의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 상황에서 남북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그린데탕트 협력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남북 그린데탕트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재)기후변화센터와 통일부는 그린데탕트 공론화 전문가 포럼에 앞서 12월1일에는 청년 대상의 유스 포럼을 통해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에 대한 청년세대의 관심 및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남북 그린데탕트 전문가 포럼과 유스 포럼의 자료집은 기후변화센터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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