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협·단체 간담회, 시멘트·석유·반도체 등 업계 참여
노후설비 개선 필요, “자발적 노력에 정부 지원은 부족”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에너지 절약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에너지 절약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 이하 산업부)가 20일 주최한 에너지 절약 간담회에 참석한 업종별 경제 주체들은 노후장비 등 교체나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센티브를 하나같이 요구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2시께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경제 및 업종별 협·단체 에너지 절약 간담회’를 열었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을 비롯해 16개 민간 협·단체(기계산업진흥회,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등) 관계자 20여명이 모였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은 정부가 추진 중인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등의 참여를 협·단체에 독려했다. 내년 5월(5/24~27, 부산 벡스코)로 예정된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관한 협조도 요청했다.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대통령실과 총리실이 정기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대표 행사다. 태평양 도서국 정상 및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내외 인사 300여명을 초청하는 국가 대표급 행사를 기획 중이다. 정부는 민간 부문을 총괄하는 대한상의를 통해 협·단체들에게 행사 홍보 등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협·단체 측은 행사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에너지 절약의 어려움을 건의하는데 발언의 비중을 뒀다. LED 조명 교체, 자동차 도장 설비 등 노후품 교체, 실내 적정온도 유지 등 자구 노력을 알리는 한편 금전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노후장비들을 고효율 에너지 장비로 리모델링 하고 싶어도 돈이 모자란다”고 했다. 자동차산업협회 쪽은 “에너지절약과 관련된 시설 설비 투자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을 늘려 달라”고 말했다.  

대표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 쪽에서도 “세액공제 수준을 1%에서 3%로 늘려달라”고 토로했다. ‘제철소 부생가스 재활용’, ‘스마트 팩토리 운영’ 등 대응책을 정부에 보고한 철강협회 관계자는 기업에 더욱 도움이 되려면 세액공제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밖에 시멘트, 석유화학, 화학섬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업계도 입을 모았다. ‘장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부 보조가 필요하다’, ‘설비 교체 지원 등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늘려 달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계는 제조 과정의 핵심인 ‘클린룸’ 운영에서의 딜레마를 강조했다. 24시간 일정 온도 등 조건으로 운영 가동이 불가피한 고충을 토로했다. 일정한 반도체 수율을 유지하려면 에너지 다소비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고효율 가전 부문에서 국내 업체가 더욱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효율 가전의 보급 확산을 위해 향후 몇 년간은 더 적극 지원해 달라. 특히 중소기업들이 고효율 기술개발에 활용할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부는 민간의 에너지 절약 노력에 대한 추가 세재 지원 및 에너지 효율을 위한 기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월1일~12월31일 취득한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자산에 대해 가속상각의 적용(법인세법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중·소 사업장들의 에너지 진단비용을 보조하는 안도 타진한다. 에너지절약시설 설치를 위한 내년도 융자지원 예산으로는 약 2583억원을 확보했다.     

산업부 측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재차 강조하며 업계의 고충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이원주 산업부 에너지정책관은 “에너지 절약이 시급한 중소, 중견 기업들을 우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려 한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는데 세액공제의 수치를 높이는 방향보단 다른 방법으로 풀어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은 “고효율, 저소비 등의 사업구조로 가자는 얘기가 늘 나오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잘 안 지켜진다”면서 “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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