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1/9 수준‧‧‧ 친환경 교통수단 화두
국토부 장관 “노후화된 디젤 차량, 전기 철도 차량으로 교체”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탄소감축 잠재력이 높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받는 철도가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통계연보와 국토교통통계 등의 자료에 따르면, 철도는 탄소배출이 높은 도로에 비해 에너지소비량은 1/22, 온실가스 배출량은 1/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전기자동차와 생애주기 수송원단위 배출량을 비교해도 철도가 약 30% 낮다는 연구결과도 도출됐다.
철도 국제기구인 UIC(철도국제연맹)는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이 맺어지기 이전부터 이미 탄소제로 철도 운영을 계획했을 만큼 철도업계에서 탄소중립 달성은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 분야 탄소중립 실현방안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철도 운영에 사용되는 에너지뿐 아니라 철도차량 제작에서부터 시설물 건설, 유지‧보수,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통합 패키지 형태로 탄소배출 제로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총 66개 국가와 함께 국제철도연맹(UIC)이 주관하는 ‘철도기후선언’에 동참하고, 에너지 소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추진,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기여 등 탄소중립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21일 여의도 국회에서는 ‘탄소중립 시대, 철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2022 철도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해당 행사는 이종배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최, (사)한국철도건설협회 주관 및 국토교통부‧국가철도공단 후원으로 업계와 협회, 정부의 입장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종배 의원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철도는 대량 수송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세계에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그러나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인 철도가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도로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우리나라 철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좋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본 세미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무공해차 보급 중심’ 아닌 ‘철도 역할 확대’ 해야
국가철도공단 측에서는 무공해차 보급 중심의 탄소감축 정책만으로는 장래 탄소중립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코비드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 국내 통행이 대폭 감소해 2018년 대비 여객은 23%, 화물은 5% 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9600만톤으로 2% 감소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수송부문의 탄소배출량을 근본적으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가 국가교통체계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철도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가철도공단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작년부터 ‘탄소중립철도전략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KR 추진전략’을 마련해 탄소중립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변화하는 여건 속에 철도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전환기 철도중심의 교통체계 정립방안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가기간교통망의 근간으로서의 철도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편익 향상시키는 효율적 철도교통망 수립 필요
한국철도건설협회에서는 ‘철도교통망 계획 수립’과 ‘철도의 대외 경쟁력’에 무게를 뒀다.
김태호 (사)한국철도건설협회 회장은 교통에 있어서 ‘철도’는 핵심이라고 언급하며, “철도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철도 연계 도시정책을 수립해 미래 공간변화를 선도해야 할 뿐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생활의 편익을 향상시키는 효율적인 철도교통망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철도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대를 반영한 지속적인 연구와 철도에 대한 투자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우리 철도의 대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로‧교통을 관리하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수송 전환에 대한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 철도 역사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등 사업 진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먼저 철도가 그린 모빌리티 생태계의 중심이 되도록 노후화된 디젤 철도차량을 전기 철도차량으로 교체하고 국가 R&D를 통해 수소연료 기반 철도차량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도 역사, 유휴부지 등에 태양광 발전 시설, 전기차 충전소 설치 사업도 진행 중이며, 친환경 철도물류가 활성화되도록 화물 운송방식을 도로운송에서 철도운송으로 전환하는 사업자에게 보조금 지원 및 장대열차 운행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훈 박사는 “환경 친화적인 철도가 국가기간교통망의 근간 형성을 촉진할 것”이라며 철도 부문 추진 과제로 ▷탄소감축 실현 지원 등 철도 정책 ▷철도투자계획으로 조기 시행과 실행력 확보 ▷철도투자재원으로 안정적 재원조달구조 확립 ▷철도투자평가제도로 사회경제‧기술적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