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타운홀 미팅, 시민 의견 청취
제로웨이스트 실천 당부, ‘탄소포인트제 실효성 떨어져’ 비판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및 수원시청 관계자들이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시민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및 수원시청 관계자들이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시민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수원컨벤션센터=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탄소중립에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시민들이 발언대에 섰다. 한 주부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상점의 이용, 음식물 건조 후 처리 등 실천을 당부했다. 소비 자체를 줄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턴 ‘탄소포인트제도’를 보완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수원시가 22일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선 이같은 시민 제언이 모아졌다. 탄녹위는 지역순회를 통한 국민의견 수렴의 취지로 사전 온라인 신청을 거친 8인의 의견을 청취했다.

미팅장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도시, 더 가까워지는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탄녹위 관계자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최초 수립부터 현재까지의 진행 과정을 보고했다. 신광호 탄녹위 친환경기후조정국장은 “내년 3월 정도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그린경제로 성장하는 탄소중립 1번지라는 자체 비전을 홍보했다. 수원시정연구원 관계자는 태양광 설치, 전기차 충전인프라 보급 등 내용인 ‘플러스 에너지 행정타운 조성’ 등 관련 구상을 설명했다. 

발언대에는 3개 지역(수원, 부산, 안산) 시민들이 올랐다. 가정주부부터 조경전문가 등 다양한 직종과 세대가 발언했다. 

이금덕씨(수원 우만동)는 “지금 지구가 많이 아픈데 조금이라도 치유될거란 마음으로 왔다”면서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생겨서 거기에서 친환경 샴푸와 비누를 사서 쓰고 있다. 여기서 구매해 받은 포인트를 가지고 재구매한다”고 전했다.  

또 “음식물쓰레기는 최대한 건조해서 버리고 마트에는 꼭 시장 가방을 챙겨간다. 재활용에 더 신경쓰고 텀플러와 머그컵 사용도 실천 중”이라며 “전기 콘센트 뽑기, 세탁물 모아서 돌리기도 한다”고 했다.   

부산에서 실내조경업을 한다는 한 시민은 “수경재배를 통한 공기정화의 효율성을 탄녹위에 제언하고 싶어서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공기정화나 가습기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다. 실내에 물을 순환시키면 건조한 공기를 상쇄시킬 수 있다. 그 위에 수경재배를 도입하면 식물을 통한 탄소흡수의 효과도 낼 수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30대 직장인 박한씨(수원 영화동) “오늘 타운홀 미팅 포스터에는 일회용품 미지급이라고 돼 있었는데 왜 책상마다 일회용 페트병이 놓여있냐”고 비판하며 “우리는 소비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기차로 바꾸기보단 자동차 수를 줄이는 등 ‘도로 다이어트’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면서 “내년도 탄소중립 계획에선 국가가 원하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 상황에 맞게 국고가 보조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수원하천융합네트워크 활동가(수원 정자동)는 지하배출수를 재이용한 냉난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며 행정의 관심을 당부했다. 

타운홀 미팅장에는 150여명이 모였다. 수원, 부산, 안산에서 모인 시민들이 발언대에 올랐다. /사진=최용구 기자 
타운홀 미팅장에는 150여명이 모였다. 수원, 부산, 안산에서 모인 시민들이 발언대에 올랐다. /사진=최용구 기자 

복수의 시민들은 “탄소포인트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포인트가 아파트 관리비 등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 등 ‘카드 적립’ 외 다른 방안을 찾아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김미숙씨(수원 고색동, 어린이집 원장)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여러 형태의 포인트제도가 있지만 그 혜택이 미비해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탄소포인트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마을별 쓰레기량 변화와 연계한 포인트 ▷개인별 태양열 사용에 대한 포인트 ▷친환경 차량 보유에 관한 포인트 ▷자전거 사용에 대한 포인트 등 도입을 제안했다. 

시민들의 발언에선 탄소중립 어젠다의 방향성을 찾으려는 고민도 엿보였다. 박연정씨(수원 율전동)는 “탄소중립은 다이어트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체질에 맞게 해야 한다”면서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려고 노력하기 위해서 탄소중립이란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개회사 및 환영사, 시민발언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환영사에서 “돈을 투자해서 탄소중립을 하던 시대를 계속하면 안 된다. 개인 일상의 행동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석환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은 “좀 더 과감한 정책도 해보면 좋은데 수원시의 입장도 있고 예산의 한계도 있다”라면서 “실제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행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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