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브레송’에서 1월 12일부터~21일까지 전시
[환경일보] 강태희 기자 = 서일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최치권 사진작가는 썩고 타락한 한국 정치, 불합리와 모순투성이인 한국 사회를 사진으로 욕하고, 침 뱉고, 조롱하는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06 (Look Back in Anger)’ 개인사진전이 서울시 중구 퇴계로163길(충무로역 5번 출구)에 소재한 갤러리 브레송에서 1월 12일부터 21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최치권 작가는 197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서일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널리즘에서 사적 다큐멘터리 중심의 사진디자인과 이미지를 기록하며 사진예술의 확장과 해체를 모색하고 있다.
최 작가는 작품활동 중 ‘Artist Statement’에서는 나는 지금 대한민국전도를 작성 중이다. 이 지도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찍은 이미지로 엮었다. 나의 지도는 땅의 기록이 아니라 시간의 기록으로 나는 목격했고 기록했다. 그러나 증언할 용기가 없다. 다만, 21세기 초반을 살다 간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은유와 비유로 가득 찬 시간의 지도를 만들어 은밀히 남기고자 한다고 했다.
‘Hello Democracy’ 전시 중에는 국민에게 '공익 캠페인'처럼 익숙할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의 진정한 보살핌을 받으며 잘살고 있는지 묻고 싶은 일종의 반문이다. 당신은 유권자였던 적이 있었던가? 그의 정치 목표가 국민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치인. 대개는 그런 정치인이 스스로 잘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혹시 있어도 결국, 권력 앞에서 스스로 국민 반대편에 있고 싶은 것은 아닐까?’라고 밝혔다.
사진비평가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사진가 최치권은 썩고 타락한 한국 정치, 불합리와 모순투성이인 한국 사회를 사진으로 욕하고, 침 뱉고, 조롱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이 시대를 목격했으나, 증언할 용기가 없어서 사진으로 싸지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최치권 사진이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사실 바깥에 있는 어떤 무엇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보이는 것을 카메라를 통해 재현한 이미지인데, 흔히들 말하는 객관의 모습은 아니고 사진가가 자의적으로 변형 혹은 왜곡하여 만든 이미지다. 그렇다고 사진가가 직접 개입하여 마치 카메라를 화가의 붓이나 문인의 펜으로 삼아 창조해낸 것은 아니다. 그러니 지금 이미지로 드러난 그 모습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촬영하기 전에 카메라를 설정하여 보정을 했든, 촬영하고 난 뒤 원본의 이미지를 보정 해서 만들어냈든, 과하다 싶을 만큼의 보정 단계를 거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미지에 재현된 그 장면이 실제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 분명히 사진이라고 정의하는 이미지의 범주 바깥에 있지는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치권의 작업은 구성이나 구도의 면에서나 보정을 통한 표현의 면에서나 대상을 왜곡하여 만들어낸 창의적인 이미지를 통해 매우 회화적이면서 그 위에서 그 이미지들을 묶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매우 강한 작업이다. 사진 한 장 한 장의 강한 회화성과 뛰어난 내러티브를 통해 사진가는 한국 정치에 대한 보이지 않는 힘을 드러낸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진은 사실 존재하는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지만, 그 재현을 통해 드러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힘인 경우가 많다. 다큐멘터리 사진이 기록보다 문학의 성격이 강해지는 것은 바로 최치권의 경우와 같이 겉의 모습, 객관적인 성격을 재현하는 것을 문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하는 것이, 문제가 될 때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최치권의 변형은 여전히 이성적이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말하는 감각의 세계에 속하는 예술의 경지까지는 아직 아니다. 사진가 최치권이 카메라와 컴퓨터를 통해 적극적인 표현의 힘을 빌려 외형을 변형시키거나 새롭게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진의 세계를 열 수는 있다. 그런 이미지를 누군가가 어떻게 이해하고, 가치를 매기는 것은, 그들 몫이다. 사진가는 어느 정도까지, 어떤 방식으로까지 갈 것인지만 고민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최치권 작가는 ‘대한민국전도-The Map of Korea’, ‘스페이스9, 2006’, ‘민주주의, 안녕하십니까?-Hello Democracy’, ‘류가헌, 2018’, ‘구미호-불리지 않은 신화’, ‘갤러리 브레송, 2021’ 등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개인사진집 ‘The Map of Korea (2006, ILU)’, ‘Hello Democracy (2018, 류가헌)’, ‘구미호-불리지 않은 신화 (2021, 눈빛)’를 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