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 울진군,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 최적지
대한민국 수소경제벨트 중심지··· 국가·지역경제 신성장 동력 기대

손병복 울진군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이사 /사진=박선영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이사 /사진=박선영 기자

[울진=환경일보] 신규 국가산업단지 선정이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늦춰진 2월 초 이뤄질 전망이다. 후보지 간 치열한 유치 경쟁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선정이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인 울진군 손병복 군수는 후보시절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와 전기다소비 업체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을 특구로 묶어 전기요금 차등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의 업체가 저렴한 전기료를 쓸 수 있는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내에 공장을 세우면 그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의 공약이었다. 산업단지 최종 결정 전이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울진군 내 국가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하고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2021년 12월21일 원자력 수소단지 조성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2021년 12월29일 울진군 신한울 원전을 방문했다. 원자력 수소단지 조성은 지난해 5월 대통령인수위 지역공약과 탄소중립을 선도할 미래 에너지로 12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산업부는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과제로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고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한미 원전동맹 강화 및 수출을 통해 원전 최강국 도약을 목표로 밝혔다.

손 군수가 밝힌 원자력 수소 경제의 핵심은 “탄소중립 시대에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원자력 수소를 이용해 만든 저렴한 전기로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탄소중립 시대에 탄소 발생이 없는 원자력 수소를 이용해 만든 저렴한 전기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는 “탄소중립 시대에 탄소 발생이 없는 원자력 수소를 이용해 만든 저렴한 전기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손 군수는 “일부에서 아직 원전과 수소의 위험성을 들어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지만 사실상 원전과 수소 사용에 있어 안전에 대해서는 염려할 것이 없는 기술 수준”이며 “탄소중립과 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한 원전과 수소자원을 잘 사용해야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고 안전과 폐쇄에 대한 우려도 발전된 기술로 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021년 11월에 발표된 인프라법에 따라 80억 달러 규모로 4개 지역에 수소 허브를 조성하되 한 곳 이상은 원자력 수소 허브로 조성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2021년 10월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력 수소 생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러시아는 올해부터 서부 코라 원전에서 수소 생산을 시작한다.

“원자력과 수소산업을 연계해 100원에 사야 하는 전기를 60원에 살 수 있는 곳은 울진군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 손 군수는 “불충분한 근거로 원전 중단이나 수소산업 발전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발전 중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과정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울진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유치로 수소경제·에너지 안보, 탄소중립을 이뤄낼 것이라는 손병복 울진군수를 1월17일 울진군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 조감도 /이미지제공=울진군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 조감도 /자료제공=울진군

수소 클러스터 산업단지와 연계 협력 기대

Q. 타 후보지 대비 신규 국가산단 유치를 자신하는 울진군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울진군은 원전 10기를 보유한 세계 최대 원전 집적지이다. 이로써 풍부한 무탄소 전기와 공정열을 이용한 청정수소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산단이 들어설 장소는 동해안 전력이 모여드는 곳으로 비송전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신한울 1호기에 이어 올해부터 신한울 2호기까지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동해안 전력 생산량이 송전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한전에서 신규 송전설비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강릉안인화력 2호기와 삼척화력 1·2호기에 이어 신한울 3·4호기까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의 비송전 전력을 사용해 저비용 수소를 대량 생산한다면 국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될 것이다.

또한 울진은 입지적으로 동해·삼척 액화수소 클러스터와 시멘트산업,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와 철강산업, 울산 수소모빌리티 클러스터와 화학단지를 연결하는 대한민국 수소경제벨트의 중심 지역으로 수소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 위치도 /이미지제공=울진군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 위치도 /자료제공=울진군

Q. 국가산단 유치에 성공한다면 원자력 수소와 이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이 국가경쟁력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가

2025년부터 EU 탄소국경제도가 시행되면 탄소배출 품목에 막대한 세금이 부과된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도 도입할 계획으로 전세계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와 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국내 철강 산업만 하더라도 큰 피해가 예상되며, 철강 생산 공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환원 제철’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연간 375만 톤의 청정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물 또는 유기물질로부터 생산돼 양이 무한대에 가까운 청정에너지다. 원자력 수소는 원전의 무탄소 전기와 공정열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24시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산단가가 1kg당 3500원으로 경제적이다. 더구나 지난해 7월 원자력이 EU 녹색분류체계에 그린에너지로 분류되면서 공식적으로 청정에너지가 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강국인 우리나라가 수소 생산에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력 낭비다.

2022년 7월26일 개최된 울진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보고회 /사진제공=울진군
2022년 7월26일 개최된 울진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보고회 /사진제공=울진군

 

원전 발생 비송전 전력 활용한 저렴한 전기 제공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 희망

Q. 1월12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 유치 시 울진군이 가진 경쟁력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갈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2025년 탄소국경세 시행을 앞두고 수소연구를 진행하는 기업들과의 협력 사항은 무엇인가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준비하며 효성, GS건설, 현대ENG, 삼성ENG, SK에코플랜트,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수소산업 전주기 메인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기업들은 탄소국경세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고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과의 업무 협력에 나선 것이다.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전력이 생산되면 전국에 파이프라인과 운송을 맡아야 하는 가스공사와도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Q. 국가산단 유치를 준비하며 살펴본 울진군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지난해 11월8일부터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주관으로 국가산단 조성 촉구 서명운동이 시작돼 15일 만에 2만여 명이 동참했다. 11월21일 울진군의회는 울진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국가산단 유치로 대형산불과 태풍, 코로나19, 인구유입 정체 등으로 침체된 울진군 경제에 다시 활력이 생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산단 종사자수는 4052명(산업 2999명, 서비스 1503명)으로 예상한다. 건설공사에 따른 경제적 유발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28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280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관련 산·학·연 기관 유치 및 항만·광역 교통망 등 SOC 확충으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불충분한 근거로 원전 중단이나 수소산업 발전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발전 중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과정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는 “불충분한 근거로 원전 중단이나 수소산업 발전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발전 중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과정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막연한 불안보다 원전 운영 전과정 고려한 전략적 판단 필요

Q. 한울원전본부장을 역임했다. 시민들은 아직 원자력발전소와 수소 생산에 있어 안전 면에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면

많은 시민들이 염려하는 것은 냉각이 불충분하거나 이상 출력으로 원자로 노심 온도가 올라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meltdown)이다. 원자력본부장을 경험해 본 결과 대한민국 원전은 시민들의 걱정보다 훨씬 안전하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처럼 비상발전기가 고장나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상황은 발생할 수 없다. 비상발전기가 고장나면 이동발전기가 전기를 공급한다. 만약 이동발전기가 고장나면 발전차가 전기를 공급하고 발전차마저 고장난다면 자동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와 냉각이 유지될 수 있다. 작은 물탱크와 큰 물탱크도 준비돼 있다. 탱크 물이 없다면 바닥에 떨어진 물이 다시 되돌아와 열을 식히는 구조다.

원자력발전 가동이 불가능하다면 원자력 기술을 가진 사람들도 모두 없어진다. 원자력 발전에 문제점이 있다면 가동하며 대응 역량을 키우고 관련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기술 수준을 꾸준히 높여야 문제를 해결하는 고급인력도 육성될 수 있다. 원전 철거 역시 높은 기술력과 충분한 인력이 바탕이 될 때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근거가 부족한 막연한 지식으로 문제를 각자 해석하고 찬반을 다툴 것이 아니라 과학적 지식과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과정을 고려한 원전 운영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제는 원전이 단순히 위험한 기술로만 비춰지지 않도록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Q. 국가산단 유치 후 계획과 산단 조성으로 발생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 유치에 성공한다면 산단 조성과 함께 고온 수전해를 활용한 차세대 수소생산기술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예타 과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비송전 전력에 대한 한수원 판매단가 적용을 위해 원자력 수소 특구 지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 울진군을 국가 혁신 청정수소 산업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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