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 잔디, 물 주기 등 친환경 정원‧텃밭 만들기 소개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내 정원과 텃밭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뭘까.
정원과 텃밭은 바쁜 세상의 안식처이자 먹거리와 꽃의 원천이며,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곳이다. 반면 그곳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토양에 부담을 주는 장소기도 하다.
정원이라고 다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당신의 정원이 주변의 야생 생물과 환경을 위해 더 잘 기능하도록 계획하거나 고칠 때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정원에서 먹거리를 재배해야 할까?
가장 친환경적인 정원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정원이다. 녹지만 있거나 또는 발코니나 화분 몇 개만 있어도 실천할 수 있다.
우리가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게 되면 전 세계적인 식량 생산 및 분배와 관련된 환경적 문제들의 대부분이 개인적 문제로 완화될 수 있다. 집에서 기른 먹거리는 항공마일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포장이 필요 없다.
또 다량의 화학 물질 투입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의 성장을 돕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정성을 들였기에, 가게에서 산 것에 비해 버릴 확률이 낮다.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것은 육류 위주의 식단을 떠나 채소를 더 많이 먹게 될 때 특히 더 보람이 있다. 우리만의 식량 공급처를 가지게 되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식비도 크게 줄게 된다. 또 배달이나 슈퍼마켓 의존도를 더욱 줄일 수 있다.
복잡한 세계적 공급망 대신 지역 먹거리 체계를 지원하면 탄소 배출, 쓰레기, 플라스틱이 줄어들고 토양 건강이 증진돼 환경에 아주 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모든 장점들에 더해, 먹거리를 직접 기르면 우리에게도 좋다. 성취감과 행복감을 불어일으킴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소소한 반복적 육체 노동은 정신 건강에도 놀랄 만한 효과를 미친다.
1.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하지 않는다.
재배 경험이 없다면 허브 또는 좋아하는 과일이나 채소 한두 가지로 작게 시작하는 편이 낫다. 다 돌볼 수도 없는데 너무 많은 씨앗을 뿌려서는 안 된다. 적은 양으로도 아주 생산적일 수 있다.
2. 온라인 강의, 가드닝 사이트, 책 등을 참고해 일 년 내내 신선한 채소, 과일, 허브를 자급자족하려면 무엇을 심어야 할지 알아볼 수 있다.
3. 정원이 없다고 체념할 필요는 없다.
화분을 발코니에 둬 먹거리(토마토, 허브나 딸기)를 기를 수도 있고, 주방 창턱에서 길러도 된다.
4. 가까운 주말 농장에 가입하거나, 혼자서 그 구획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가 꺼려져 다른 사람들과 기술을 공유하고 싶다면 공동체 텃밭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5. 퇴비를 살 때 이탄(peat)는 피한다.
부분적으로 부패된 식물질이 수천 년 동안 쌓여 이뤄진 이탄 지대는 귀중한 수분 보존 장치이자 다양한 서식지,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다.
정원에 물을 주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은?
담수는 점점 더 귀한 자원이 돼가고 있다. 친환경 정원사는 영리하게 물을 대고,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물을 재사용함으로써 물 사용을 줄인다.
물을 가장 많이 절약할 수 있는 정원은 토종 식물들로 가득한 정원이다. 그 식물들은 해당 지역의 강수량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다른 기후에서 온 식물들에 비해 물을 덜 필요로 한다.
일부 지역 당국들은 잔디와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을 금지시킨다. 그만큼 스프링클러와 호스는 물을 낭비한다.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해도, 물은 영리하게 다루는 것이 좋다.

스프링클러는 너무 오래 켜져 있는 경우가 많고, 호스는 방아쇠로 제어되지 않는 경우에는 물을 막 쓰게 된다. 과도한 물주기는 물을 낭비할 뿐 아니라, 식물을 침수시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퇴비나 뿌리 덮개 등으로 토양을 건강하게 한다. 그러면 수분을 더 오래 머금어 물을 덜 자주 줘도 된다.
2. 이른 아침이나 황혼녘에 물을 주면 증발되는 양이 줄어 토양에 더 많이 흡수된다.
3. 식물의 뿌리 바로 위에 물을 주면 그냥 흘러가버리는 일을 피할 수 있다.
4. 목욕물이나 세수한 물을 식품에 재사용한다.
5. 점적 관개(drop irrigation) 방식을 이용하면 규모가 크거나 식물이 벽에 심어진 경우, 필요한 곳에 직접 물을 줄 수 있다.
6. 뚜껑이 달린 빗물 통을 구비해 빗물과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줬다가, 수돗물 대신 그 물을 정원에 사용한다. 공간이 허락된다면, 지하 저장탱크에 빗물을 저장하는 가정용 빗물 수집장치의 설치를 고려한다.
정원에 잔디를 깔아도 괜찮을까?
잔디는 보기에 깔끔하고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지만, 우리 주변 환경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해로운 경우도 있다.
가뭄이 잘 드는 나라에서는 물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잔디에 물을 대는 일이 문제시된다. 또한 토종 식물들을 잔디로 교체하면 갑작스러운 폭우를 흡수하는 토양의 능력이 저하되는데, 잔디 밑의 토양은 식물 재배용으로 조성된 것에 비해 더 조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잔디도 탄소 순환에서 제 역할을 하긴 하지만, 나무나 다른 식물들만큼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잔디에는 보통 화학 물질들이 분사되는데, 이것은 토양과 수로로 흘러들어 생태계를 해치고 부영양화의 원인이 된다.
또 잔디를 깎을 때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잔디깎이는 피하라. 휘발유는 지속 불가능하며, 그걸 이용하는 잔디 깎이는 일산화탄소를 질소산화물을 비롯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독 가스들을 배출한다. 연구 결과, 사용 시간이 같을 때 잔디깎이는 신형 휘발유 자동차보다 11배 더 많은 공기 오염 물질을 배출했다.
잔디를 정말 원한다면,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친환경적이고 다목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1. 깔끔하게 손질된 잔디가 아닌 클로버, 야생화, 또는 토종 풀로 된 초원을 가꾸는 것이 좋다.
잔디 꺾는 주기를 확 늘리면 토종 꽃들이 씨를 뿌릴 수 있게 된다. 잔디 깎기를 일 년에 단 두 번, 아니면 한 번만 미뤄도, 꽃들에게 수명 주기를 완성하고 새로 씨를 뿌릴 기회를 줄 수 있다.
2. 잔디의 일부를 채소 정원으로 바꿔 당신만의 주말 농장을 만든다.
3. 살충제나 기타 해로운 화학 물질의 사용을 중지한다.
4. 빗물을 받아뒀다가 잔디에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친환경적인 정원 바닥재는 무엇일까?
땅을 무엇으로 덮는지에 따라 정원의 친환경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어떤 재료들은 놀라우리만치 해롭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같은 불투수성 재료들로 토양을 덮어서 빗물 흡수 능력을 빼앗아버렸다. 서양 도시 및 교외 주택들에서 포장된 진입로와 마당이 유행하게 되자, 잉여수가 말 그대로 갈 곳을 잃어 도시에 홍수가 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돌과 콘크리트 같은 고밀도 재료들은 낮에는 열을 잡아뒀다가 밤에 방출해, 도시 지역에서 흔한 소위 ‘열섬’ 효과를 낸다. 밤에 증가하는 열 때문에 우리는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
특히 콘크리트는 환경에 안 좋다.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인 콘크리트 생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며, 시멘트 산업을 한 나라에 비유한다면 타소 배출량으로 세계 3위에 오를 것이다.
정원 바닥을 깔면서도 환경을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가 까는 재료가 빗물을 흡수하거나 온도를 제어하는 등의 땅에 어떤 지장을 줄지 생각해봐야 한다. 선택지들을 비교할 때는 그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얼마나 오래가는지, 재활용이 되는지, 또 야생 생물에게 해를 끼쳐 지역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주는 독성 화학 물질 없이도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1. 데크나 자갈 같은 다공성 재료를 선택해 물이 스며들도록 한다. 시멘트 대신 돌로 포장하고 그 틈을 모래로 메워도 배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 정원 전체를 덮지 않는 게 좋다. 앞마당과 길가에 식물이 많으면 여름에 온도 제어를 도와 열섬 효과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잎이 무성한 정원은 공기 중의 오염물질과 먼지를 걸러줘, 집과 거리 사이의 보호 장벽 역할도 한다.
내 정원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은?
모종삽부터 식물 식별표까지, 플라스틱은 수많은 방법으로 우리의 정원에 들어온다.
화분은 원예의 필수품이며, 플라스틱 화분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될 수 있다. 대부분은 매립지로 가거나 소각된다.
정원의 모든 플라스틱이 환경에 도움이 되지않는 건 아니다. 비닐 터널은 재배 기간을 늘려주고, 보다 다양한 종류의 농작물과 꽃들을 집에서 기를 수 있게 해준다.
정원에 작은 비닐 터널이 있으면 과일과 채소를 더 쉽게 기를 수 있게 돼 탄소 발자국도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은 쓰레기 부대 같은 하급 물건들로 재활용될 수 있다.
1. 새것을 사야 한다면 금속이나 목재로 된 정원 도구와 비품들을 선택한다.
2. 생분해되는 화분을 찾는다. 이것들은 왕겨나 대나무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땅에 바로 심을 수 있다. 아니면 신문을 접어 화분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3. 플라스틱을 사기보다는 나무나 점토같은 천연 재료로 된 용기들이나, 용도 변경이 가능한 물건들(욕조, 장화, 금속 용기 등, 심지어 낡은 청바지로 벽걸이 화분을 만들 수도 있다)을 재사용한다.
4. 주방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이용한다. 요구르트 통, 우유 곽, 음료수 병을 묘목 기르기에 재사용함으로써 새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이 있다.
5. 정원 용품점의 화분과 모종관 재활용 또는 나눔 제도를 이용한다.
6. 가드닝 공동체에 소속돼 있다면, 부피가 큰 물건을 한 번 쓰려고 새로 사기보다는 나눠 쓰거나 빌려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