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라쉬, ‘기후위기’ 주제로 시민들 대상 환경특강 진행
미래세대 아닌 기성세대에 심각한 피해··· “바로 나의 문제”

연금‧투자‧무역 등 경제적 타격,
제도적‧사회적 전환 우선 돼야
개개인 ‘투표, 소비활동, 말하기’ 중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노원구민의 전당 대강당에서 무료 환경특강을 진행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노원구민의 전당 대강당에서 무료 환경특강을 진행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노원구=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우리가 하는 착각 중 하나는, 기후위기의 피해가 현 세대가 아닌 미래세대의 거라는 인식이다.”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노원구민의 전당 대강당에서 무료 환경특강을 진행한 타일러 라쉬의 말이다. 서울 곳곳에서 지구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 실천 확산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됐다.

올해 노원에서는 2016년부터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강연자로 나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얼마면 되겠니?’를 주제로 주말 오전임에도 다수의 노원구민들의 참석 아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 행사에서 타일러 라쉬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며 이제는 실천하고 동참하며 적극 나서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본 행사에서 타일러 라쉬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며 이제는 실천하고 동참하며 적극 나서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22일 미국의 게이로 넬슨 상원의원이 환경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구의 날을 주창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90년부터 세계 150여개국이 참여를 하게 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땅을, 이 하늘을,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라는 구호 아래 ‘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인 국토. 하나뿐인 생명’을 주제로 지구의 날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타일러 라쉬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탄소중립’이라는 단어의 의미, 지구 온도 상승 현황 및 영향 등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 많은 공감대를 얻었다.

곧 지구온도 2℃ 상승, 항구‧공항 모두 ‘무력화’

그는 우리의 실생활과 연결된 사례를 통해 이렇게 빨리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미래세대보다 특히 기성세대에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타일러 라쉬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며 “고도가 낮은 곳에 위치한 항구와 공항이 잠기게 되면 비행, 무역, 수출, 수입 등이 모두 불가능해진다. 무역이 필수적인 한국에서는 의료소모품조차 공급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구 온도가 2℃ 올라가면 자연의 자체적인 이산화탄소 흡수가 불가해져,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노원구에 사는 한 아이가 강연을 들으며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노원구에 사는 한 아이가 강연을 들으며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현재 북극 지역이나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의 1년 내내 얼어 있는 땅속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온실가스가 묻혀 있다. 그러나 실제로 1.3℃ 올라간 지금 알래스카의 얼음이 녹아 되레 여름에 얼리려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개개인의 저탄소 실천은 분명 한계가 있기에, 제도‧사회적 미흡점을 시민들의 책임으로 전가시키면 안 된다고 짚었다.

정부‧기업 전환 우선, 개인은 ‘투표, 소비, 전달’이 중요

정부와 기업의 전환이 우선적이지만, 개인으로서 혼자서 행동하지만 1인보다 더 규모 있는 행동이 크게 ‘세 가지’ 있다고 제시했다.

첫 번째는 ‘투표’로 그는 “환경에 관심이 없어도 다들 잘 살고 싶을 것이다. 돈 벌고 싶고, 재택하고 싶고, 연금, 복지, 국가 안보가 걱정되고, 항공이 침수가 안 됐으면 싶고, 무역을 할 수 있으면 하는데. 이 모두 기후위기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기후위기에 대해 적응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없으면 그냥 정책 결정자들이 하고 싶은 대로 우리가 끌려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의견과 생각이 있다면 투표 하나만을 통해 시스템을 결정하는 사람들을 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음으로는 ‘소비활동’과 ‘말하고 다니는 것’을 추천했다. 가능한 친환경적인 제품, 서비스를 소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응원하고 안 하는 기업들을 불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일러는 “친환경 인증이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이 감사를 받아야 하고, 경영자가 이 주제를 중요히 여기며, 소비자에게 분별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증거”라며 “말하는 것 역시 정부, 기업, 조직, 동아리 등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해야 자신의 생각이 임팩트 있게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탄소 실천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나온 노원구의 한 가족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저탄소 실천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나온 노원구의 한 가족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시민 “나만이 아닌, 외부로 확장된 실천할 것”

본지는 일상적 저탄소를 실천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환경특강에 참석한 한 가족에게 짧은 인터뷰를 청했다.

노원구 주민 A씨는 “아들이 타일러 라쉬의 책을 구입할 만큼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어서, 신청을 하게 됐다”며 “강연을 들으면서 나만이 아닌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외부적으로 확장하는 실천을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과대포장하고 있는 기업에 편지를 보낼 예정이라며, 아이들 역시 “노트북과 불을 최대한 잘 끄고 자전거를 많이 탈 것”이라고 답했다.

지구의 날을 맞아 노원에코센터에서는 생태나눔장터 ‘마들장’이 진행됐다. /사진=김인성 기자
지구의 날을 맞아 노원에코센터에서는 생태나눔장터 ‘마들장’이 진행됐다. /사진=김인성 기자
특히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하러 나온 시민들의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김인성 기자
특히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하러 나온 시민들의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김인성 기자

같은 날 노원노민의 전당 앞에서는 ‘노원 속 탄소중립 이야기’ 체험부스와 ‘물 물 물, 물의 위기’ 체험부스를 운영했으며 노원에코센터에서는 오전 11시~오후 4시까지 마을에서 만나는 생태나눔장터 ‘마들장’이 진행됐다.

생태나눔 마들장은 지구의 날 외에도 6월24일, 7월29일, 10월21일에도 열린다.

탄소발자국 놀이터를 체험하고 있는 한 시민은 "생각보다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탄소발자국 놀이터를 체험하고 있는 한 시민은 "생각보다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탄소중립 체험과 함께 제공하는 대나무 칫솔 /사진=김인성 기자
탄소중립 체험과 함께 제공하는 대나무 칫솔 /사진=김인성 기자
자연의 산물인 태양빛의 원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자연의 산물인 태양빛의 원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생태농부들이 직접 키운 친환경 농산물과 수공예품, 환경도서 등이 준비됐고 어린이 플리마켓도 였다.

환경 특강에 참석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본지에 “탄소중립부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 단위로 승격시켰고, 먼 계획이 아닌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공공기관 및 구청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예산을 들여서라도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 구청장은 “6월 달에는 탄소중립 한마당 행사와 같은 실천 사업들과 행사를 개최하고 태양광‧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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