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변화 최전선 해남, 16개 아열대작목 재배
기후변화대응센터 설립··· 저탄소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
솔라시도 기업도시 조성, 에너지 신산업 중심지로 육성

명현관 해남군수는 “기후변화대응센터를 통한 기술개발이 농업현장에 적용된다면 농업분야의 시급한 과제인 기후변화대응에도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해남군
명현관 해남군수는 “기후변화대응센터를 통한 기술개발이 농업현장에 적용된다면 농업분야의 시급한 과제인 기후변화대응에도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해남군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해남군은 2025년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 가동, 탄소중립 클러스터, 재생에너지산단 발전단지, 스마트시티를 포함한 솔라시도 기업도시 조성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대응센터를 통한 기술개발이 농업 현장에 적용된다면 농업 분야의 시급한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지면적 전국 1위 해남군은 전체인구 6만5485명 중 농가인구가 2만2033명으로 농가 비율이 34%를 차지한다.

명 군수는 5월3일 해남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시대 농식품분야 탄소중립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기술혁신 및 플랫폼 구축 전략’ 세미나(해남군 기후변화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해남군이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기후위기를 들었다.

올해 처음 환경일보와 공동 주최·주관한 해남군 기후변화 대응전략 세미나를 마친 명현관 해남군수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해남군의 전략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기후변화와 가장 밀접한 국내 최대 농업군 해남

Q. 해남군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후변화대응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대응센터 설립 취지와 비전을 밝힌다면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는 우리나라 농업 분야 기후변화대응의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해남군이 기후변화대응센터 유치에 나선 것은 해남이 한반도 기후변화의 관문이자 우리나라 최대의 농업군으로 기후변화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대응센터 운영으로 한반도 기후변화를 가장 빠르게 실감하고 이는 해남에서 농업 부문의 정책과제를 선도하고 미래농업을 발굴하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5월3일 개최된 해남군 기후변화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는 명현관 군수 /사진=이다빈 기자
5월3일 개최된 해남군 기후변화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는 명현관 군수 /사진=이다빈 기자

Q. 5월3일 개최된 해남군 기후변화대응 전략 세미나 주제는 ‘기후변화시대 농식품 분야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술혁신 및 플랫폼 구축 전략’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해남군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 개발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현황과 과제라면

농업은 기후 의존성이 높아 기후변화에 취약한 대표 산업이다. 2040년대에는 사과의 70%, 고랭지배추는 90% 이상 재배 적지가 감소하고 대표 식량 작물인 쌀 생산량은 13.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에 따르면 농업인의 80% 이상이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제공 받은 농업인은 35.7% 불과했다.

해남군은 전국 평균기온보다 1℃가량 높아 이미 아열대기후에 들어섰다. 이러한 기후적 특징으로 180여 농가에서 무화과, 참다래, 바나나, 애플망고 등 16개 아열대작목을 125ha 면적에서 재배하고 있다.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 유치 시부터 해남군은 기후변화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산업체, 연구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해남군은 지속가능한 농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탄소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과 판로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저탄소 벼 논물관리 기술 보급 시범사업은 전국 8개소로,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해남군에서 실시됐다. 해남군의 대표적인 친환경농업 단지인 계곡면 일원 126.4ha, 552필지 면적에서 79개 농가가 참여했다. 해남군 지역에 맞는 탄소감축 모델 개발을 위해 순천대에서 시험포 연구를 3년째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 이 사업은 마산면 뜬섬 107.6ha 일대에서도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센터를 통한 기술개발을 농업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게 돼 농업 분야의 시급한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솔라시도 갤러리 전시관 /사진=이다빈 기자
솔라시도 갤러리 전시관 /사진=이다빈 기자

Q.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노하우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해남군이 더욱 키워 나갈 수 있는 분야와 이와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지방정부 간 협력 사안은 무엇인가

솔라시도 기업도시를 탄소중립 1번지이자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전남도와 함께 미국을 방문해 솔라시도 재생에너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다. 총 20억 달러(2조6000억원)을 투자받아 2030년까지 40MW급 데이터센터 5기를 건립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도내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10개소를 유치할 계획이다. 솔라시도 기업도시에는 재생에너지 단지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RE100 전용산업단지와 데이터산업 연구개발(R&D) 중심지가 조성된다. 솔라시도 기업도시의 성공은 해남뿐 아니라 전남 서부권 전체의 활성화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가 수천개 이상 모인 대형시설이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며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한국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갖추고 안전하고 저렴한 산업단지가 풍부한 전남은 데이터센터 입지의 최적지이다.

솔라시도 갤러리 전시관 /사진=이다빈 기자
솔라시도 갤러리 전시관 /사진=이다빈 기자

자족기능 갖춘 신재생에너지 기반 도시 조성

Q. 일반 시민과 타 지자체에서도 관심이 높은 솔라시도 기업도시(탄소중립 클러스터, 재생에너지산단 발전단지, 스마트시티)를 소개한다면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상공리, 덕송리 일대(632만평)를 포함하는 솔라시도 기업도시의 비전은 정원도시, 태양에너지도시, 스마트도시다.

일자리, 관광, 주거, 교육, 의료 등의 자족기능을 갖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는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호수와 바다, 정원을 품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청정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첨단 인프라를 갖추고 3만6600명, 1만4640세대의 거주 인구를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산업은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돼 추진 중이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은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에 탄소중립 클러스터를 비롯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단지, 발전단지 등을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시티 조성을 내용으로 한다. 탄소중립 클러스터 조성에 국비 450억원,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전용 산업단지 및 발전단지 조성에만 1조7500억원 투입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지역거점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전기차 공유서비스와 자율주행 셔틀버스, 솔라시도 메타버스 구현, 태양광 기반 압축 쓰레기 처리시설 등 3년간 최대 26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도시 인프라 및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명현관 군수는 해남형 ESG를 군정 전 분야로 확산시켜 지역발전의 백년대계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해남군
명현관 군수는 해남형 ESG를 군정 전 분야로 확산시켜 지역발전의 백년대계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해남군

Q. 기후변화나 농업 외 해남군에서 추진 중인 주요사업과 비전을 소개한다면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해남군의 최우선 과제는 군민의 삶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이다. 전국 군단위로는 최대 규모인 예산 1조원(5년 연속)의 위상에 걸맞은 내실 있고 속도감 있는 예산 운용으로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해남군은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2022년도 하반기 재정집행 평가에서 도내 22개 시군은 물론 전국 시군 자치단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해남군의 지방재정은 1조3274억원이었다. 대상액의 85.5%인 1조1385억원을 집행해 가장 높은 집행율을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투자 분야에서 하반기 목표액 1378억원 대비 734억원을 초과 집행해 153.3%의 집행률을 달성했다. 2023년에도 주요사업에 편성된 예산이 신속히 현장에 투입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로 인한 혜택이 군민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유지하겠다.

또한, 해남형 ESG를 군정 전 분야로 확산시켜 지역발전의 백년대계를 세울 것이다. 올해가 청정환경을 지키고(E), 함께하는 안전사회(S), 신뢰받는 투명행정(G)을 정착시키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INFO!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는?

 

해남군 삼산면 평활리 일대에 조성되는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해남군
해남군 삼산면 평활리 일대에 조성되는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해남군

 

국립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는 해남군 삼산면 평활리 일원에 조성된다. 해남에 들어서는 역대 최대 국립기관이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지난해 8월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2026년 완공 및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착수할 예정인 센터는 대지면적 3ha(1만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축된다. 기후변화 정책지원부, 기후데이터부, 홍보관이 들어선다.

해남군 삼산면 일원에는 기후변화센터와 농업연구단지, 과수연구소가 함께 조성된다. /사진제공=해남군
해남군 삼산면 일원에는 기후변화센터와 농업연구단지, 과수연구소가 함께 조성된다. /사진제공=해남군

센터 조성에 맞춰 해남군은 삼산면에 대규모 농업연구단지를 조성한다. 농업연구단지내에는 전라남도 과수연구소가 통합이전된다. 2024년까지 대지면적 25ha 부지에 지상 2층 규모의 지역특화과수지원센터, 비닐하우스, 온실, 노지 실증포가 건립된다. 총공사비는 295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고구마 연구센터, 청년농업인 임대농장, 과학영농 실증시험기반구축 사업 등 약 32ha 면적에 농업연구단지도 조성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