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남동공단을 비롯해 총 7개의 공단이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연안공업도시로, 수도권 및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파괴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동북아 국제도시로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해 친환경산업단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한 방편으로 남동산업단지에서는 산업체들을 위주로 한 비영리단체인 ‘환경오염방지협의회’를 결성해 자체적인 환경오염방지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산업체들이 스스로 구성한 조직체인 만큼 그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환경오염방지협의회를 찾아 이들의 활동상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이준배 회장
1969년 2월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과 졸업
69년 11월 신진자동차(주) 입사
71년 3월 광덕금속공업(주) 전무이사 취임
73년 12월 창원금속공업사 설립 대표이사 취임
85년 8월 (주)창원 법인전환 대표이사 재취임, 현 재직 중
91년 12월 남동산업공단 경영자 협의회 수석 부회장(현)
95년 3월~98년 12월 사단법인 전국이업종 교류연합회 인천연합 회장
97년 2월 남동공업단지 자동차 부품조합 감사(현)
97년 12월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 협의회 회장(현)
98년 12월 자랑스러운 중소기업 연합회 회원(현)
98년 12월 인천 남부 경찰서 선진질서 위원회 부위원장(현)
99년 1월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회원(현)
99년 2월 인천 남동구 체육회 부회장(현)

·곽동기 사무국장
1997년~현재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 사무국장
2003년~2005년 2월 인천자율환경연합회 사무국장 역임
2001년~현재 그린테크 대표
2001년~현재 남동산업단지 환경자율관리협의회 폐기물공동수거운영기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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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이하 협의회)의 가장 두드러지는 활동은 당장 내년부터 규제가 강화되는 질소와 인 항목에 대한 정부와 사업주들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다. 특히 국가 기간산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남동산업단지 도금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정부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으므로 정부가 방법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 주 내용.
“환경오염방지협의회는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환경관련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입니다.” 곽동기 사무국장은 협의회에 대해 “한마디로 기업체를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라고 말한다.
곽 국장은 갈수록 악화되는 기업체의 어려운 현실과 인근 주민들의 맑고 쾌적한 환경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과 주민이 상생하는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환경오염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한다.
“협의회는 폐기물 보관기간 초과, 부적절한 보관·처리방법 등 환경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서 최초로 산업단지 산업폐기물 공동수거 사업을 시작했으며, 벌써 6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환경단체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유명무실하게 사라져가고 있는 와중에 협의회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환경단체는 기본적으로 자립이 우선돼야 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다행히 남동공단에는 현재 3000여 사업장이 밀집해 있고, 수도권 도시 중 가장 열악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는 이유로 비교적 많은 업체들이 협의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사회 전체의 의식 개혁이 이뤄진다면 자연적으로 전체 환경은 좋아지지 않을까요?”
그는 진실로 환경에 관심이 많다면 우주·지구·세계가 어떻다고 떠들어 댈 것이 아니라 나 자신·내 사업장·내 주변 환경부터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소각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환경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돼 가지만 항상 현실의 작은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하며 환경문제에 제대로 접근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있습니다.
소각로 문제를 기업체 입장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1990년 중반에 공단에 처음 왔을 때 상황을 알기 위해 업체에 나가보니 어떤 가구 만드는 공장은 2000여평의 공장에 드럼통 소각기 6개를 놓고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정부에서 23kg급 소각로 양성화를 시도해 99년 말까지 약 700여기의 소각로가 가동되고 있었는데, 다이옥신 문제가 터지면서 25kg급 이상 소각로를 대체하는 데 수천만원을 투자해 약 300여기의 소각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는 다이옥신 측정 기준이 10나노밀리그램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의 소각로는 전부 폐쇄해야 하는 현실이 됐습니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자원의 재활용을 위해 규제를 통해 없애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또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른 대안으로 자원재생공사에서 적극 이원을 통해 수없이 쏟아지는 생활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를 멀리 쫓아낼 것이 아니라 북유럽처럼 주거공간으로 도심 속으로 들어와 열을 재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민들을 설득하고 끊임없이 홍보를 하는 등의 노력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정책 홍보와 비전 제시가 미약합니다. 당장 내년부터 분뇨와 슬러지는 해양 투기를 못하는데, 지자체(인천광역시)에서는 준비에 너무 소홀한 것 같습니다. 또 폐 가구 소파의 발생량도 엄청난데 이것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해 현재 불법으로 처리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고, 수도권대기 질 개선 때문에 기준은 강화해야 하는데 기업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져 아우성치면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생산이 곧 환경이고 환경이 곧 생산입니다. 경영자가 공정 과정의 모든 부분을 환경전문가와 함께 의논하는 등 열린 행정 마인드로 접근해야 현실의 환경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환경정책을 보는 시각은?
수도권대기질 개선에 따른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 저감을 위해 기본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기업체(도금·폐수 관련 업체)의 당면 문제인 총질소·총인 규제 문제의 현실적인 접근을 통해 기업에 도움이 되고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남동공단의 예를 보더라도 공업배치법에 따라 국가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했는데 지방자치단체와 토지개발공사·주택공사는 환경영향 평가(평가 및 허가)를 은근슬쩍 했는지, 동서남북에 아파트 신축 허가를 계속 내주면서 지금은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나가라고 아우성이니 심각한 문제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공단은 끊임없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고, 또한 다할 생각입니다.
정부 정책은 일관성 있게 기업을 지원해야 하고 주민들에게 1만 달러, 2만 달러 시대에 맞는 환경지수를 홍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한 중국시장 앞에서 우리 모두는 공멸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 후손들에게 껍데기만 남은 국가를 물려줘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하루빨리 자원을 재이용하는 법을 개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5년 내에 재활용 비율을 80~90%로 끌어올리고 소각해서 없어지는 열을 재이용할 수 있게 주거지역에 열재이용 소각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홍보해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에너지의 30% 이상은 수입 대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업이 가져야 할 자세는?
기업 경영인의 마인드가 변하지 않으면 환경의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인들에게 이제는 생산이 아닌 환경이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교토의정서와 이산화탄소 배출…. 대한상공회의소의 모든 상공인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두려움과 도전 앞에서 협의회의 활동과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서로 고통을 같이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남동공단의 예를 들면, 남동구청의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 들어올 때는 냄새가 안 나는 최고의 설비라고 홍보했지만, 지금은 악취가 심해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아서 빨리 개선해야 하지만 남동구청 내 담당자는 환경(전문)직이 아니고 개선의지가 전무한 인력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어 인근 기업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주민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전문가와 함께 열린 행정을 할 때 이런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도금업체의 현실은?

공단 입주 사업장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이뤄져 있는데, 기업은 강한 소기업이 되기 위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지만 행정 서비스는 기업의 노력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총질소·총인 문제를 보면 일본에서도 일일 50톤 미만 배출사업장은 각종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상수원지역과 공단지역을 동일하게 묶어서 규제하고 있어 기업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15년 전에 입주한 공장들은 화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없고 공터도 없는데 미생물 처리방법을 통해 해결하라고 하면 전체 도금사업장은 실제로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2003년 1월 1일부터 총질소·총인을 강화된 규제를 적용했지만 관계 당국도 현실성이 없어 일시 완화(2005년 12월 31일까지 200㎎/ℓ 이하, 2006년 1월 1일~2007년 12월 31일까지 120㎎/ℓ 이하)를 했습니다. 2년 동안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현재 남동공단에 적합한 질소처리 공법이 없으며, 검증된 질소처리 공법은 미생물처리 공법뿐인데 영세한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남동공단은 공장과 공장 사이가 1m도 안 되는 등 공간이 협소해 미생물처리공법을 위한 방지시설 설치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에 업주들은 공장을 이전하지 않는 한 총질소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2003년 1월 1일부터 TN·TP 배출허용기준 적용으로 각 기업체별로 TN 제거 설비를 설치해야 해 막대한 투자비 발생과 폐수처리 운영비용 증가 등으로 기업 경영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되며, 또한 남동공단은 지역적 특성으로 공사할 부지도 없으며 부지가 있다 하더라도 공사 시 생산 중단에 따른 손실금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승기하수종말처리장의 총질소 유입수(33mg/ℓ)및 방류수(27mg/ℓ)는 배출허용기준(60mg/ℓ)을 초과하지 않고 기준 이내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또한 총질소 별도배출 허용기준 고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관계기관에서는 처리용량 부족으로 별도 고시를 해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 말까지 승기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시설 용량이 35만톤으로 증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이 밀집돼 있는 남동공단의 지역적인 특성과 중소기업의 중복 투자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200mg/ℓ 이하로 적용되는 관련 법규를 2007년까지 200mg/ℓ 이하로 유예기간을 주시면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업 현실과 기업경쟁력 측면에서 배출허용기준도 현실화해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경쟁력으로 성장하는 남동산업단지로 만들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탁상공론의 공문원들이 현장으로 빨리 나와 현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적인 보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김종선 기자>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 설립 목적
협의회는 남동공단 내 회원사를 대상으로 환경 관련 정보를 제공·교환하고 환경교육을 실시해 환경보전 의식을 확산시키고, 실질적인 개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운영위원들이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지도 점검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환경보전이라는 목적에 접근하는 방법을 수동적인 자세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시키고, 남동공단 내 입주 기업체들의 자구 노력으로 건전한 산업 활동을 영위하자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는
남동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돼 각종 산업 활동이 시작된 이래로 지역 내 기관과 단체 및 주민들은 쾌적한 환경에 대한 욕구를 점점 키워가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해마다 환경보전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협의회는 산업 활동에 따른 환경오염물질의 배출과 대기ㆍ수질ㆍ토양오염의 우려를 사전에 방지하려고 한다. 1996년 남동산업단지 환경관리인연합회 구성을 시작으로 임의 단체로 출범했지만 그 대상이 폐수배출 사업자로 한정돼 실질적인 사업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1994년 인천지방환경관리청이 설립되면서 남동공단 내 자율적인 환경관리체계가 유도됨에 따라 환경 친화공단으로의 지정을 목표로 1996년 3월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로 확대·개편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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