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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어떤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성 또는 선정하여 게재한 기사나 평론이 일반 독자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그 또한 쉽지 않은 노릇이라 생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맥 빠지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경전문지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종합 언론매체나 비교적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경제전문지 등에 비해 매우 제한적인 기사를 다루게 된다. 따라서 독자에게 강력히 어필할 수 있는 주제를 발굴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으며 독자층 역시 매우 한정되어 있어 언론의 매력 가운데 하나인 대중성 확보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한마디로 언론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만끽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필자가 이처럼 조금은 부정적인 관점에서 환경전문지를 바라보고자 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 환경전문지들이 지니고 있는 영세성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비연속성에 대해 느끼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의지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해 온 경우도 있지만, 그동안 상당수의 환경전문지들이 명멸을 거듭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어쨌든 이제는 달라져야 할 시점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언론에 무지한 독자의 입장에서 감히 환경전문지에 바라는 소회를 몇 자 적어볼까 한다. 우선 과감히 구태를 깨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하나는 환경전문지가 제공하는 기사나 정보의 양과 질에 관한 것이며, 또 하나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다.
무엇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과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선 환경전문지들이 당면하고 있는 재정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상업적 또는 공익적 차원의 기능 분석을 바탕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즉, 공익적 기능이 매우 강하다면 정부 예산이나 사회기금 등을 활용해서라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자발적이고 상업적인 면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자체적인 흡수․통합(M&A)을 통해서라도 건실한 재정적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사나 정보의 양과 질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환경전문 일간지들이 대부분 16면 정도로 발행되고 있는데 과연 그만큼의 지면이 필요한지, 나아가 꼭 일간으로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 종류가 너무 많지 않은지 등 의문이 가는 점이 많다. 월간 환경전문지 역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겠지만 일부는 내용이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보다 양질의 내용을 꼭 필요한 만큼의 지면으로 제공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 환경인들은 21세기를 환경의 시대라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21세기가 무한경쟁의 글로벌 디지털시대라는 주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을 것이다. 환경의 중요성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환경인들의 생각과 주장이 먼 미래뿐만 아니라 바로 현실의 문제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환경전문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우리 환경전문지가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병욱(지속가능경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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