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팬들, BTS 성지 맹방해변서 기후위기 대응 촉구

[환경일보] 이상 기후로 전국 곳곳에 폭우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케이팝 팬들이 BTS의 버터(Butter) 앨범 사진으로 유명한 강원도 맹방해변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해변에서 약 5㎞ 남짓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 삼척화력발전소는 10월 가동 예정이다.

18일 오후, 비 내리는 현장을 찾은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들은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우비 차림으로 해변에 섰다.

손에는 “굿바이 버터 비치?” “기후재난 심각한데 새 석탄 발전소 실화인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석탄 항만 공사와 해변 침식 방지 작업을 진행하는 바지선 때문에 BTS 앨범 사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날 삼척블루파워는 지역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삼척화력발전소 시운전용 연료로 사용될 유연탄(석탄)의 육상운송을 강행하기도 했다.

2021년 ‘세이브 더 버터 비치’ 캠페인을 이끌었던 이다연(20)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2년 전만 해도 해안 침식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어떤 각도로 찍어봐도 버터 비치는 예전 모습을 되찾기 어려워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기후 재난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면서 한쪽에서는 여전히 새 석탄 발전소를 가동하려고 하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청년 세대로서 가속화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들이 BTS의 버터(Butter) 앨범 사진으로 유명한 강원도 맹방해변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제공=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 팬들이 BTS의 버터(Butter) 앨범 사진으로 유명한 강원도 맹방해변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제공=케이팝포플래닛

삼척석탄발전소 가동은 단순히 케이팝 성지를 잃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석탄발전소 가동연한이 최소 30년이라는 점에서 이는 정부가 약속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도 맞지 않습니다. 저희는 미래세대와 국제사회에 부끄럽지 않도록 케이팝 팬들과 함께 계속 목소리를 낼 겁니다.”

2년 전 케이팝포플래닛과 전국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시작한 ‘세이브 더 버터 비치’ 캠페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BTS 아미들에게까지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이번 퍼포먼스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삼척석탄발전소 문제를 환기하고, 전세계 케이팝 팬들과 연대해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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