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SNS로 빠르게 확산··· 환경 의식 바꾸는 게임 체인저 될까

망원동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 /사진=환경일보DB
망원동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최근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숍(Zero-Waste Shop)은 MZ세대와 SNS의 파도를 타고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숍이란,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및 판매까지의 과정에서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가게이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정말 실용적이고 현실적일까? 제로웨이스트숍은 아직 수많은 물음표에 둘러싸인 듯하다.

제로웨이스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제로웨이스트숍을 방문해 보았다. 방문한 곳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로에 위치한 ‘지구공감’과 전라북도 군산시 월명동에 자리 잡은 ‘자주적관람’이다. 

제로웨이스트숍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환경 오염과 기후변화를 넘어 동물 문제에서부터 종교적 이유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하나였다. 친환경 소비가 하나의 문화가 돼 우리의 소비 습관 속에 스며드는 것이다. 또한 가게 사장들은 모두 젊은 층과 MZ세대가 제로웨이스트 소비문화에 매력을 느끼며, SNS를 통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자가 만난 ‘지구공감’ 사장은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지금은 일회성 체험에 지나지 않는다”며 “제로웨이스트란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것으로 그러한 인식이 사람들의 일상에 습관으로 녹아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환경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제로웨이스트숍은 다양한 한계와 마주했다. 예를 들어, 현재 세제나 섬유 유연제는 소분해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할 수 있지만, 샴푸나 고체 치약은 그 규정상 제조 및 소분·낱개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 용기를 선택하는 제로웨이스트숍이지만, 그럴 경우 상품의 무게가 증가해 유통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증가한다는 모순도 인터뷰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제로웨이스트숍 '지구공감'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주머니 /사진=박재욱 객원기자
제로웨이스트숍 '지구공감'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주머니 /사진=박재욱 객원기자

가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했다. ‘지구공감’ 사장은 “대부분의 제로웨이스트숍 운영자들은 수익보다는 가치 창출에 그 목적을 둔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제로웨이스트숍은 판매할 만큼만 소량으로 물건을 들여오는데, 대량 구매를 하지 않으면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비싼 가격에 제품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 또한 포장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가격을 오히려 높이는 아이러니한 점이다.

“현재 기술은 제품의 생산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되기 때문에 포장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번거로운 수작업”이라며 “포장하지 않은 제품이 포장한 제품보다 오히려 비싸다”는 지구공감 사장의 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많은 제조업체에서 소량 구매를 추구하는 제로웨이스숍에는 납품을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하니 가격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에서 상당히 불리한 실정이다.

지구공감과 자주적관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인기 있는 제품은 대나무 칫솔과 수세미로 동일했으며, 최근에는 업사이클링 제품과 친환경 주머니의 판매도 빈번히 이뤄진다고 한다. 적당량의 세제만을 구매하기 위해 가게의 리필 스테이션을 찾는 자취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몇몇 제품들을 직접 구매해 사용해 보았다. 유리 빨대는 빨대 세척 솔을 함께 구매해 주기적으로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텀블러와 함께 사용했을 때 편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디워시 비누의 경우 거품이 많이 발생하지 않고 기존의 바디워시에 비해 건조해 샤워 후 만족감이 덜하다는 생각이다. 핸드크림은 유통기한이 약 한 달 정도로 매우 짧았으며, 용기가 친환경 종이로 이뤄졌지만, 입구는 플라스틱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렇게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제로웨이스트숍에 대해 누군가는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력에 의의를 둔다”며 “제로웨이스트가 문화가 돼 가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자원순환도, 리필 스테이션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주적관람 사장의 말처럼 분명 특정 세대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앞으로 제로웨이스트가 밤하늘에 잠깐 떴다 떨어지는 별똥별이 될지, 인류의 문화 속에 스며들어 오래도록 밝게 빛나는 1등성이 될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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