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 쓰이는 1만 가지 물질 중 유해성 여부 확인 단 ‘11개’뿐
거절‧줄이기‧재사용‧재활용‧퇴비화 등 탈플라스틱 위한 ‘5R’ 실천 방법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쓰이는 1만 가지 물질 중에 유해성 여부를 확인한 것은 단 11개뿐이다.”
전 UN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마르고트 발슈트룀이 했던 말이다. 이제 플라스틱이 없는 곳이 없다.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플라스틱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과 거대한 쓰레기 더미는, 우리 모두가 매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더욱이 거기에 도사린 위험은 철저히 은폐되고 있는 사실은 수많은 문제를 줄줄이 낳는다. 그중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쓰레기처럼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있다.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제품에서 분리돼 나와 인간 유기체에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해를 가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합성소재 산업의 ‘영업비밀 보호’라는 막강한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우선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없이 생활해 볼 기본 계획부터 짜는 것이 좋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실천할 수 있는 한,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그 어떤 플라스틱 제품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부엌, 거실, 침실 욕실 및 지하실 어디에서나 해당된다. 또 이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세탁바구니, 쓰레기통, 청소용 양동이 등 다양한 가정용품들에도 적용된다.
이 기간 중에는 최우선적으로 어떤 플라스틱 쓰레기도 생겨서든 안 된다. 아울러 현재 남은 플라스틱으로 된 물건들은 사전에 대부분 다 써 버린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식료품, 화장품류, 각종 세제가 그 대상이다.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우리는 이 물건들을 실험 시간 동안 치워 두고 쓰지 않는다.
자동차를 일부러 더 운행하는 일은 없어야 하며, 장 보러 가는 횟수도 가능한 지금보다 더 늘리지 않도록 한다. 걷거나 자전거로 가는 장보기도 마찬가지다. 대체용품을 사는 데 쓰는 돈이 보통의 월간 생활비 예산을 크게 초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중고품도 적극 알아본다. 예를 들면 금속제 도시락, 금속제 도시락, 금속이나 법랑 주전자, 식료품 보관용 유리용기, 그리고 기타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용품 같은 것이다.
이 계획이 스트레스나 불쾌한 기분 같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경우, 우리는 언제든지 이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 이로써 적어도 기본 규칙은 일단 확정됐다면 습관이 될 때까지 하나씩 기록해가며 실천해가면 된다.
❶ 일회용품은 거절하고 다회용품을 사용한다.
❷ 음식이 닿으므로 유해 가능성이 있는 재질은 가급적 사용을 줄인다.
(PVC, 폴리스티렌, 폴리카보네이트, 테프론 코팅)
❸ 스테인리스, 유리, 도자기 ⇒ 생분해 플라스틱(EL 724 인증 제품) 혹은 실리콘 ⇒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 페트 재질 순으로 사용한다.
❹ 가공식품 대신 신선식품 위주로 직접 요리해서 즐겁게 먹는다.
5R(Refuse)로 플라스틱 벗어나기
Ⅰ. 거절하기(사용하지 않기)
• “비닐봉지는 필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하기
: 상인들 손이 빨라 재빨리 ‘어필’ 하지 않으면 이미 비닐봉지에 담겨있다.
• 불필요한 사은품과 좋아하지 않는 시식용 음식 거절하기
: 시식한다면 사용한 이쑤시개 하나를 계속 쓴다.
• 전통시장과 농부 마켓, 제로 웨이스트 샵에서 장보기
: 용기와 장바구니를 가져가면 포장 없이 장 볼 수 있다.
• 비닐 롤백 대신 천 주머니에 식재료를 담고 라벨을 부착하기
• 미리 장 볼 계획을 세우고 반찬 생선 육류 등 젖은 음식물용 용기 챙기기
: 용기를 담을 때는 바닥이 넓은 장바구니나 보자기가 좋다. 용기는 입구가 커야 담기 쉽다.
• 자주 들고 다니는 본인 용기에 무게를 써서 붙여놓기
• 일회용 젓가락, 스푼, 포크, 물티슈, 소스 등을 거절하기
: 일회용품을 봉투에 넣어주므로 봉투 안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꺼내 반납한다.
• 카페에서 커피 원두 구매 시 담을 용기 가져가기
• 일회용 티백 대신 잎차를 차망에 우려 마시기
• 생수 구입하지 않기

Ⅱ. 줄이기
• 자주 사용하지 않는 부엌살림 줄이기
: 부엌 공간이 30퍼센트 정도 비어있어야 살림하기 편하다. 내 기준은 두 달에 한 번 이하로 사용하는 제품은 처분하는 거다. 정리 후에는 ‘부엌용품 총량제’를 적용한다. 새 물건을 들인 만큼 기존 물건을 처분한다.
• 비닐랩, 크린백(롤백), 행주, 냅킨, 다시백, 키친타월 등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 밀랍랩, 다회용 용기와 뚜껑, 면과 종이 행주, 삼베 다시백, 소창 손수건, 천 냅킨 등 빨아 쓰는 다회용품을 사용한다.
• 비닐 포장이 되지 않은 음식과 부엌 용품 선택하기
: 빵이 나올 아침 시간에는 포장되기 전의 빵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행사나 급식용으로 대량 구입 시에는 포장 전 미리 요청하고 천 주머니나 용기를 가져다 준다.
• 미세섬유가 떨어지는 아크릴 수세미 사용 줄이기
: 삼베 수세미, 천연 수세미, 마끈으로 짠 수세미, 옥수수 재료로 만든 수세미 등을 사용한다.
• 온라인 배송 대신 조금씩 자주 장보기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 유통기한이 짧은 식재료를 냉장고 앞쪽에 배치하고 위에 날짜를 적은 테이프를 붙여놓는다. 혹은 냉장고 문에 빨리 먹어야 할 식재료를 적어 놓는다. 기간 내 먹을 수 없다면 상하기 전에 냉동실로 옮기거나 주변에 나눠준다.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다.
• 되도록 껍질째 먹기
: 농약이 걱정된다면 유기농이나 무농약 농산물을 구입하거나, 수돗물에 과일과 소다를 담아 싹싹 씻는다. 흐르는 물보다 받아둔 물에 씻는 것이 농약 제거에 효과적이다. 물 사용량도 준다.
• 가공식품 대신 1차 농산물 위주로 구입하기
: 냉동식품, 인스턴트식품은 포장재가 많이 나온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즉석 식품점에서 조리한 음식을 본인 용기에 담아 구매한다.
• 건조식품 구매하기
: 불려서 요리하면 포장재를 줄일 수 있다.
• 온라인 쇼핑 시 식품별로 재포장하지 않게 메모 남기기
• 고무장갑 뒤집어 사용하기
: 고무장갑은 대개 한쪽이 먼저 구멍 난다. 구멍 난 고무장갑의 멀쩡한 짝들을 모아 하나를 뒤집어 쌍을 맞춰 사용한다.
Ⅲ. 재사용
• 지퍼 백, 과자봉지 등을 씻어 재사용하기
: 비닐 포장지는 장 볼 때 쓸모가 많다. 빵 끈이나 고무줄을 가져가 입구를 고정하는 데 사용한다.
• 주변 가게에 재사용 여부를 물어보고 가져다주기
: 비닐봉지, 종이 쇼핑백, 보냉제(아이스팩)을 모아 전달한다.
• 원두 리필용 에스프레소 기계나 리필 캡슐 용기 사용하기
: 캡슐커피 기계에 호환되는 리필 캡슐 용기를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캡슐커피 브랜드와 ‘리필 캡슐’을 함께 치면 해당 제품이 뜬다.
• 소분 용기나 실리콘 얼음 트레이 사용하기
: 이유식, 다진 마늘, 밥, 채소, 육류 등을 소분해 얼릴 때 소분 전용 트레이나 용기를 사용한다.
• 꼬치나 이쑤시개 대신 다회용 포크와 스테인리스 꼬치 사용하기
: 일회용 사용 시 대나무나 녹말 제품을 선택한다.
• 빈 병 보증금제 혹은 유리병 재사용 제품 선택하기
: 한살림(생활협동조합)에서 유리병을 재사용하며 회수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재사용 용기는 사용 후 구입처에 반납한다. 국내산 맥주·소주 유리병 빈병 보증금제를 시행 중이다.
• 재사용 가게 이용하기
: 일부 온라인 식품 배송서비스 업체(헬로네이처 ‘더그린배송’, 신세계 ‘알비백’)는 스티로폼 박스 대신 재사용 배송 박스를 제공한다.
• 사용하지 않는 부엌용품 일회용품 등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기

Ⅳ. 재활용
• 천 주머니 만들어 사용하기
: 안 입는 티셔츠나 자투리천을 이용해 속 비닐을 대체할 주머니를 만들어 쓴다. 흙 묻은 당근이나 감자 등 채소 전용 주머니를 장만해 놓으면 흙만 털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 다 쓴 행주는 작게 잘라 키친타월로 사용하기
• ‘진짜’ 재활용 포장재 선택하기
: 유리, 종이, 금속 포장재는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이 잘 된다. 플라스틱 포장재 선택 시 재활용 등급제 중 최우수 및 우수 등급을 고른다.
• 쌀뜨물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 쌀뜨물로 요리나 설거지한다.
• 채소와 과일 씻은 물, 마지막 헹굼 설거지 물을 모아 애벌 설거지에 사용하기
• 친환경 보냉제 사용하기
: 포장지는 분리배출 지침에 따라 재활용하거나 폐기한다. 친환경 보냉제나 재사용 보냉제를 사용하는 업체를 이용한다.
• 구멍 난 고무장갑을 가로로 잘라 고무줄 대용으로 사용하기
Ⅴ. 퇴비화
• 음식물 쓰레기 건조하기
: 원두커피 찌꺼기와 채소, 과일 부산물 등을 말린다. 과일 껍질처럼 달콤한 냄새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는 햇빛 건조기나 식품 건조 망에 말려야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장마철만 빼면 음식물 쓰레기 양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 염분기 있는 음식물은 음식물 종량제봉투에 넣거나 물에 씻어서 퇴비화하기
: 조금씩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봉투째 냉동실에 얼려 보관한다.
• 지렁이 입양하기 : 지렁이가 채소와 과일을 잘 먹는다.
- 낚시 가게에서 지렁이를 사 와 흙과 함께 화분에 넣는다.
- 화분은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지고 신선한 곳에 둔다.
- 채소, 과일을 썰어 조금씩 화분에 넣는다.
•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하기
※ 지렁이를 키울 자신이 없는 사람은 식품 건조 망에 음식물 쓰레기를 말린 다음 아래 방법으로 퇴비화한다.
① 밀폐용 음식물 쓰레기통에 음식물과 EM 미생물+흙 또는 바짝 말린 원두커피를 섞어준다.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위로 쌓는다.
② ①을 화단(땅)에 묻는다. 이때 낙엽과 흙을 잘 섞어준다. (음식물 쓰레기와 흙의 비율은 1:3 정도가 좋지만 흙이 부족하면 대략 1:2로 맞춘다.)
•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이용하기
우리 집에는 방치된 공동 화단이 있어서 퇴비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땅이 귀한 도시에서 퇴비화는 힘들다. 그럴 땐 전기를 사용해 음식물을 퇴비로 만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고려해 본다.
※ 미생물로 퇴비화하는 음식물 처리기는 ‘코코린’ ‘미랜’ ‘바이오린클’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