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있는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가는 길은 ‘탄소중립’
[환경일보] “이 시대에 기후변화보다 더 큰 위기는 없다.”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10월 4일 애플이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가 위치한 덴마크 노르윌란에서 독일의 통신사(DPA)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기후변화가 세계 곳곳에 타격을 미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도 탄소중립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애플은 9월 12일 애플워치 시리즈 9을 공개했다. 애플워치 9는 75% 이상의 탄소 배출량을 저감한 자사 최초의 탄소중립 제품이다. 이는 애플의 2030 기후 목표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서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이다. 더 나아가 애플 제품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글로벌 공급망 탈탄소화를 추진 중이다.
애플은 글로벌 공급망 탄소중립을 목표로 부품 협력사들에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요 제조 협력업체가 애플 관련 생산 공정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매년 진척도를 추적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량 감축 속도가 부진하다면 거래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다. 애플의 녹색 글로벌 공급망 추진 요구에 따라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일이 다른 부품 업체와 경쟁에서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중립을 넘어 2030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기업이 배출한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의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해 실질적 배출 총량을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이루고자 기후 테크 스타트업 카본캡처와 함께 세계 최대 탄소 포집 프로젝트인 ‘탄소 제거 크레디트’ 계약을 채결했다. 이 크레디트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인 실적을 보증하는 인증서다. 기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용’이었다. 카본캡처 측은 MS와의 탄소 제거 크레디트 계약금이 다른 모든 고객사들과의 계약금을 합친 것보다도 크다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MS의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달성하고자는 과정에 있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과 같은 기후 테크 산업 성장을 전반적으로 촉진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기업들의 탄소중립 행보는 이미지 제고라는 단편적인 목표를 넘어섰다. 애플의 공급망 탈탄소화 압박은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물결을 불러올 것이고, MS의 탄소 제거 크레디트 계약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산업의 성장을 이룩했다.
과거의 기업은 이윤을 좇기 위해 기후변화는 뒤로 미뤄 뒀다. 그러나 현재의 기업들에 기후변화는 경쟁의 우위에 있기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자리매김했다. 기후변화의 악당 이미지를 벗어나 해결자로서,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고가현 ghable225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