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협 위원장, 원희룡 장관, 주한영국대사 등 ‘기후대응’ 논의
“IPCC 보고서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

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그린빅뱅 Prelude 2023’에는 정책 결정자, 기업가, 과학자, 창업가, 사회활동가 등 약 300여명이 참석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김인성 기자
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그린빅뱅 Prelude 2023’에는 정책 결정자, 기업가, 과학자, 창업가, 사회활동가 등 약 300여명이 참석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김인성 기자

[더플라자 호텔 서울=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심화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산업, 기술, 금융 전반의 확장 및 가속화를 도모하기 위한 자리가 (사)우리들의미래,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주관 및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후원 아래 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날 열린 ‘그린빅뱅 Prelude 2023’은 정책 결정자를 비롯해, 기후행동 최전선에 있는 혁신적 기업가, 과학자, 창업가, 사회활동가 등 관계자 약 300여명이 참석해 다차원적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는 시간으로, 기후변화의 당사자인 젊은 세대들도 네트워킹과 협력의 장에 동참했다.

본 행사는 다각도의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현안을 점검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의 당사자인 젊은 세대를 육성해 기후 정책의 중장기적 일관성을 뒷받침하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매년 열고 있다.

존 케리(John Kerry) 미 백악관 기후특사는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 지출을 앞지르고 있으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존 케리(John Kerry) 미 백악관 기후특사는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 지출을 앞지르고 있으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존 케리(John Kerry) 미 백악관 기후특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미국의 양국과 관련된 한 가지 사례를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성장과 기술 발전, 기후경제의 활성화가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가 4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 지출을 앞지르고 있으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1월 두바이 엑스포 시티에서 개최될 제2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와 관련해 아랍에미리트(UAE)가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를 3배 늘리자는 요청에 미국이 동참하게 돼 뜻깊다”며 “지금 우리가 행동하는 것은 지구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기후위기 앞‧‧‧ 전 세계 모두 더 분발해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지난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맺은 후 8년이 됐다”고 전하며 “올해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다잡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파리 협약 때 지폈던 불을 이제 다시 붙여야 할 때가 왔다. 다른 길이란 없으며, 이는 플랜B가 없다는 의미와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파리 협약 때 지폈던 불을 이제 다시 붙여야 할 때가 왔다. 다른 길이란 없으며, 이는 플랜B가 없다는 의미와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그러면서 “지구촌에서 기후대응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심각한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 모두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며 “파리 협약 때 지폈던 불을 이제 다시 붙여야 할 때가 왔다. 다른 길이란 없으며, 이는 플랜B가 없다는 의미와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탄소중립이 우리의 유일한 정답이며, 기술, 기후, 교육, 산업, 글로벌 협력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후대응 체계를 다지고 업그레이드하자는 논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선과 선이 모여 입체가 된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희망이 주는 메시지가 있다. 이런 메시지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기에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우리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의 감축속도가 5배 빨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우리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의 감축속도가 5배 빨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아 있다는데, 이 말은 우리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전한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우리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의 감축 속도가 5배 빨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5%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지만, 모든 국가가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지구 온도가 2.6℃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성장하고 전기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화석연료가 배출돼 청정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영국은 2012년 전력 에너지의 40%를 차지했던 석탄에너지를 1%대로 떨어트렸고, 0.8%에 불과했던 해상 풍력은 14%로 확대할 만큼 청정에너지에 무엇보다 진심이다.

한국‧영국, ‘청정 파트너십’ 및 ‘원자력 협력 확대’ 예정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한국이 석탄 중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과 한국은 청정 파트너십을 맺고 원자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런던은 녹색금융의 중심지다. 영국 국왕인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세계적 의제라고 강조했으며,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COP28에서도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의 생활터전이 되는 모든 공간과 이동수단의 탄소중립을 위해 건물에서는 신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강화, 수송에서는 친환경 철도‧항공‧해운 확대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김인성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의 생활터전이 되는 모든 공간과 이동수단의 탄소중립을 위해 건물에서는 신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강화, 수송에서는 친환경 철도‧항공‧해운 확대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김인성 기자

‘녹색 산업 프런티어: 모빌리티 혁명과 미래도시’에서 모빌리티 혁명과 미래 도시를 발제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의 생활터전이 되는 모든 공간과 이동수단의 탄소중립을 위해 건물에서는 신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강화, 수송에서는 친환경 철도‧항공‧해운 확대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분야별 과제로는 ▷완전자율주행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물류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있으며, 2027년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열어 이동의 시간을 업무, 휴식, 문화 시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미래 모빌리티의 발달로 행정구역을 넘어 도시 간 경제적, 사회적 상호영향의 증가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도시공간의 유연성이 강조되는 추세에 맞춰, “인공지능을 활용한 과학적 도시계획 및 객관적‧과학적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도시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협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특히 모빌리티는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와의 직결, 자동주행과 도시의 미래까지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김상협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특히 모빌리티는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와의 직결, 자동주행과 도시의 미래까지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김상협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역시 산업과 기술, 스타트업, 글로벌 협력에 이르기까지 기후행동을 전면적으로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특히 모빌리티는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와의 직결, 자동주행과 도시의 미래까지 바꾸고 있다고 궤를 같이했다.

국제 감축, 국내 기업 해외진출 기회로 활용해야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대해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제감축 활성화를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배출권 발행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적인 사업 등록 및 발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민간 배출권 발행기관(GS, Verra, ACR 등)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개도국과 양자협약에서 민간 배출권을 사용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개도국 역시 선호하는 추세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존 배출권 발행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적인 사업 등록 및 발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존 배출권 발행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적인 사업 등록 및 발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또 조 원장은 “정부는 민간 자금을 적극 활용해 신속하고 규모 있는 사업이 자유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위스, 싱가포르 등은 민간 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는 구매 및 탄소세의 일부를 감축실적으로 수취한다. 일본은 정부 예산 내 사업 선정을 지원했으나 2024년부터 민간자금 100% 사업을 허용했다.

조 원장은 “국제감축, 해외 감축분의 단순 구매가 아닌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민관 협력으로 해외 진출 활성화 및 글로벌 기후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NDC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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