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 다짐

[환경일보] 11월11일 녹색연합은 2018년, 2019년 사육곰 농장에서 구출된 반달가슴곰 ‘반이’, ‘달이’, ‘들이’를 만나기 위해 30명의 시민들과 함께 청주동물원을 찾았다.

시민들은 잔인한 곰 사육 산업 종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구출 사육곰들을 위한 행동풍부화 간식을 만들어 전달하며 사육곰 보호 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번 행사는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녹색연합,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다똑같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구출 사육곰에게 선물할 호박 간식을 들고 ‘사육곰에게 자유를!’을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녹색연합
구출 사육곰에게 선물할 호박 간식을 들고 ‘사육곰에게 자유를!’을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녹색연합

이번 행사는 최근 김해의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었던 사자 ‘바람이’를 보호하며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이어진 청주동물원에서 진행됐다.

청주동물원은 2018년 녹색연합이 시민의 모금으로 구출 사육곰 보호를 시작으로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며 동물원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 김정호 팀장은 “녹색연합과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구조한 반이, 달이, 들이를 보호하며 청주동물원의 변화가 시작됐다. 웅담채취용 사육곰과 열악한 사육 환경에 방치된 사자뿐 아니라 구조됐으나 영구장애 등으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청주동물원은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기 전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웅담채취용 사육곰의 잔인한 40년 역사와 사육곰 구출과 함께 변화해온 사육곰 정책, 남아 있는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녹색연합 박은정 활동가는 “사육곰의 잔인한 역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곰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사육곰 산업을 종식하기 위해 끝까지 함께해주기를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구출 사육곰들을 위한 선물을 만들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속을 파낸 호박에 곰들이 좋아하는 견과류와 과일 등을 넣어주었고, 곰들이 생활하는 야외 방사장에 전달했다.

이후 방사장에 나온 반이, 달이, 들이가 호박을 가지고 놀고, 속에 담긴 간식을 먹는 모습에 참가자들과 청주동물원을 찾은 시민들 모두 반가운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이 선물한 간식을 살펴보고 있는 구출 사육곰. /사진=녹색연합
시민들이 선물한 간식을 살펴보고 있는 구출 사육곰. /사진=녹색연합

또 청주동물원은 2021년 한 사육곰 농장에서 불법 증식으로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 2마리를 보호 중이다. 참가자들은 건강을 회복하고 잘 성장 중인 2마리의 곰에게도 응원을 보냈다.

이번 ‘다똑같곰’ 행사에는 키후위키의 실크스크린 워크숍이 함께 진행되었다. 사육곰이 곰답게 살아가길 바라며 철창에 갇힌 곰을 형상화한 ‘UN-BEAR-ABLE’(견딜 수 없는)이라는 메시지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티셔츠, 가방에 찍어보는 활동을 함께 했다.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그동안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보도를 보며 화가 많이 났고, 고통받는 동물들이 안타까웠다. 청주동물원의 변화와 노력이 반갑고 고맙다.”, “구출 사육곰들이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사육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겠다. 야생생물법 통과를 위해서도 힘을 보태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가 직접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곰을 위한 메시지를 찍어 보는 키후위키 워크숍.
참가자가 직접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곰을 위한 메시지를 찍어 보는 키후위키 워크숍.

이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웅담채취용 사육곰은 299마리(2023년 6월 기준)다. 2021년 1월 환경부는 곰 사육 산업 종식 선언 협약을 통해 2026년부터 곰 사육을 금지하고, 남은 사육곰 보호를 위해 민관의 노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협약을 법제화해 우리나라에서 웅담채취를 위한 곰 사육 불법화하고, 사육곰 보호를 위한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잔인하고 부끄러운 사육곰 산업을 끝내고, 정부의 정책 실패로 고통받는 생명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는 하루 속히 야생생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정부는 구례와 서천의 보호시설 설치와 사육곰 보호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연대하고 있는 녹색연합,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도 다 똑같은 곰이다’라는 의미의 ‘다똑같곰’ 캠페인을 통해 릴레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녹색연합,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는 공동 캠페인 ‘다똑같곰’을 통해 릴레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녹색연합,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는 공동 캠페인 ‘다똑같곰’을 통해 릴레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5일에는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가 운영하는 화천 곰 보호시설을 방문해 구조한 사육곰을 만나고, 행동풍부화 물품을 만들었다.

11월11일에는 녹색연합과 함께 시민의 힘으로 최초로 구조한 사육곰을 보호 중인 청주동물원을 방문해 사육곰 산업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물자유연대의 곰 구출 활동을 담은 다큐 ‘곰마워’ 상영회는 12월 2일 전주(전주영화제작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신청은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할 수 있다.

녹색연합,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는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남아있는 웅담채취용 사육곰 보호를 촉구하며,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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