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한국물환경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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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 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는 학계 전문가들과 산업계 및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점차 커지고 있고, 이와 함께 물 관련학회인 한국물환경학회(회장 민경석 경북대 교수)와 대한상하수도학회(회장 최승일 고려대 교수)가 국내 물 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무엇인지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를 전라도 광주에서 마련한다.
이 자리는 학술대회 때마다 가장 이슈화 되는 부분을 주제로 개최하는 포럼으로, 11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05년 공동추계학술대회’에서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가 ‘국내 물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편 및 R&D 지원방향’이라는 주제로 물산업의 육성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윤주환 교수를 만나보고 국내 물산업의 현황에 대해 간단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위기에 봉착한 원인은 ‘성장 동력의 부재’

“물 산업은 최근 들어서 위기에 봉착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상당 부분 성장 동력이 없어지는 데 기인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윤 교수는 성장 동력의 부재가 물 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환경산업을 이야기할 때 상수·하수·산업폐수·지하수 등 여러 분야가 있을 수 있겠으나 실제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은 당연 상수와 하수이고, 이는 전 세계가 똑같은 상황이라며 상수와 하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물산업체들 ‘생각의 오류’

“흔히 1960년대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때 ‘압축 성장’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때부터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당연히 물이 필요함을 느끼고 수자원 개발과 함께 상수와 용수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 왔다. 또 산업이 발전하면서 더불어 하수와 폐수가 많이 발생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처리장의 건설이 많아짐에 따라 70년대 이후 상수 및 하수처리 관련업계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됐고 양적 팽창도 뒤따랐다.”
윤 교수는 80년대 들어 낙동강 폐놀사건이 발생하면서 먹는 물(상수)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됐고, 이 때문에 과연 ‘이 물을 먹어도 되는가’ 하는 의문이 제시되면서 양적 개념에서 질적 개념으로 바뀌게 되어 고도처리공정이 도입되고, 하수처리의 경우에도 80년대 이후 90년대에 들어서 질소와 인의 제거가 이슈가 돼 이 분야가 진보하면서 양적인 팽창이 야기됐다고 전한다.
“이러한 급격한 발전과 양적팽창으로 인해 어느 날부터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산업체의 성장 동력인 끊임없는 수요가 있어야 하지만 수요가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윤 교수는 단시간 내의 급격한 발전과 양적 팽창으로 관련업체들이 이제 더 이상의 수요가 없다는 생각의 오류를 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연간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물 산업 규모

“전 세계적으로 보면 물 산업은 굉장히 큰 사업이다. 즉 물 산업의 규모로만 따지면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지만 대략 연간 약 5000억 달러다. 미국의 경우 환경산업 규모가 2000억 달러이고, 상하수도 산업분야만 1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생각까지 나오고 있어 정체돼 있는 것이다.”
윤 교수는 현재 물 산업의 상황에 대해 전하면서 여러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전환과 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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