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 2023]
김명자 이사장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 각국 물 자원관리 위험도 달라”
지구표면 71%는 물, 식수는 0.3%··· 수자원 둘러싼 이해충돌 발생
가뭄·홍수·식량 부족 동시다발적 위험, 전 세계 물관리 정책전환 추진

대구 엑스코에서 6일부터 나흘간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3' 행사에서 김명자 KAIST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대구 엑스코=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기후위기 시대에는 각 나라별 처한 지정학적인 상황, 경제적 수준에 따른 물 자원관리 위험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지난 6일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 2023’ 행사에 기조연설 강연자로 나선 김명자 KAIST·한국환경한림원 이사장의 말이다.

대구광역시 엑스코(EXCO)에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서 김 이사장은 “기후위기로 전 세계는 가뭄, 홍수, 식량부족,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동시 다발적인 위험에 처해있으며 특히 물자원관리의 어려움은 동등성과 평등성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인구 3명 중 1명은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성을 가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물의 가치가 금만큼 높아져 재정적인 문제로 물 접근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기후위기에 강한 물재해 위험 관리'를 주제로 홍수, 가뭄, 태풍, 폭염 등 기후재난 상황과 관련된 국가적, 국제적 정책 수립이 논의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올해 6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환경부, 대구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물포럼이 주최·주관해 열렸다.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대주제는 ‘인간과 자연을 위한 지속가능한 물관리’였다. 3년마다 바뀌는 대주제와 달리 소주제는 매해 다르다. 올해 소주제는 ‘기후위기에 강한 물재해 위험 관리’였다. 이에 따라 이번 국제물주간에서는 홍수, 가뭄, 태풍, 폭염, 녹조 등 기후재난·재해 상황에 대한 사전 대비, 예·경보, 신속한 실시간 대응 등 기후위기 적응과 완화 체계의 국가적·국제적 정책 수립이 논의됐다.

기후위기 적응과 대응이 최대 과제인 것에는 각국 대표 간 이견이 없었다. 각 나라별 처한 위기 정도와 극복 역량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김 이사장은 “지구표면의 71%가 물로 덮여있지만 그중 식수는 0.3%에 불과해 수자원을 둘러싼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불안정한 물안보 상황이고 이산화탄소 누적에 큰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취약성으로 개발도상국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일상화된 이상기후 속 물안보 과제

물관리에 보건·지진 사후관리도 포함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개회사에서 "일상화된 이상기후 속에서 국민안전을 위한 정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극한홍수에 대비한 신규 댐 건설, 기존 댐 리모델링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홍수, 가뭄, 물안보 등 동시 다발적인 위험에 처해있다”고 밝힌 김 이사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한 장관은 개회사에서 “더욱 강력해진 기후위기로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는 기록적 폭우로 댐이 붕괴돼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반면 소말리아에서는 40년 만의 가뭄으로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며 “한국도 같은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봄까지 남부지방에 이어진 최장기간 가뭄으로 용수공급이 제한돼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동시에 한반도 내륙지방은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도시침수와 하천제방유실, 산사태와 같은 재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한 장관이 밝힌 전남 지역 가뭄은 2021년부터 지난해 봄까지 281일의 기록을 말한다. 식수, 농업용수 부족, 여수·광양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도 차질을 빚었다. 9월 태풍 힌남노로 국내 철강 생산량의 35%를 책임지는 포항제철 용광로 3기가 처음으로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일상화된 이상기후 속에서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극한홍수에 대비해 신규 댐 건설과 기존 댐 리모델링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하천준설과 정비로 홍수 방어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업용수가 국민 생활과 환경,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국가자원의 한축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안보 문제도 국제물주간 주요 의제였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국제물주간 행사에 참석해 “이상기후로 농업용 저수지가 피해를 받고 있으며 수리시설물 안전성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농업용수가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국민 생활과 환경,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국가자원의 한축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한 이 사장은 “농업용수가 하천유지, 지하수함양, 생태계보존 등을 위해서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 확산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현 세대는 미래 세대에 더 나은 수자원을 돌려줘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물순환체계를 구축하고 물안보를 지켜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생산력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용수공급은 지금도 변함없는 농어촌공사의 핵심 임무로 농업용수의 다원적 가치가 우리 사회를 윤택하게 만들 것을 목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다양한 기관들과 공유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기념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에너지관리 노하우와 빅데이터, 혁신적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물관리 전분야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 구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기념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에너지관리 노하우와 빅데이터, 혁신적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물관리 전분야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 구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기념사에서 “이번 행사 소주제가 ‘기후위기에 강한 물재해 위험 관리’인 것처럼 기후변화로 큰 영향을 받는 물관리에 대한 혁신적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에너지관리 노하우와 빅데이터, 혁신적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물관리 전분야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 구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말한 물관리 첨단 디지털 기술은 국정과제 87번 ‘기후위기에 강한 물재해 위험 관리’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댐·하천 디지털트윈 구현(‘26년), 국가·지방하천 예방 투자가 시행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에는 물 정책 실행 논의를 위한 물 전문가, 시민, 정부, 지자체, 기업, 학계 등 전 세계 물 분야 이해관계자가 참석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에는 물 정책 실행 논의를 위한 물 전문가, 시민, 정부, 지자체, 기업, 학계 등 전 세계 물 분야 이해관계자가 참석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물을 무기나 정치적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돼”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2015년 열린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후속조치로 2016년 처음 열렸다. 이후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활용됐다. 정책과 실행 논의를 위해 전 세계 물 전문가, 시민, 정부, 지자체, 기업, 학계, NGO 등 물 분야 이해관계자가 참석한다.

자카라이아 뭉기 내루 케냐 물위생 관개부 장관은 "케냐와 한국은 지하수관리와 나이로비 수질개선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자카라이아 뭉기 내루 케냐 물위생 관개부 장관은 "케냐와 한국은 지하수관리와 나이로비 수질개선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번 국제물주간에는 자카라이아 뭉기 내루 케냐 물위생 관개부 장관이 참석했다. 지속가능한 물관리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케냐와 한국은 지하수관리를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의 담수화 지식은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 등에서 수질개선 등에 활용 되고 있다”고 했다.

트릭 커 미 수도협회 회장은 "미 수도협회는 전 세계 물 지식공유를 통해 물 문제, 물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미래세대가 생존할 수 있는 기후 회복력, 대응력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트릭 커 미 수도협회 회장은 "미 수도협회는 전 세계 물 지식공유를 통해 물 문제, 물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미래세대가 생존할 수 있는 기후 회복력, 대응력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트릭 커 미국 수도협회(AWWA) 회장은 “‘더 나은 물과 세계’를 모토로 하는 미 수도협회는 전 세계 물 지식공유를 통해 해소되지 않은 물 문제, 물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미래세대가 생존할 수 있는 기후 회복력, 대응력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전했다.

아멧 사치 세계물위원회 이사는 "물관리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을 무기나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아멧 사치 세계물위원회 이사는 "물관리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을 무기나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아멧 사치 세계물위원회 이사는 “물관리 영역은 보건, 동물, 지진 사후관리도 포함된다”고 밝히면서 “식수오염으로 콜레라를 포함한 질병이 발생하고 무고한 생명이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물관리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을 무기나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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