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물포럼, 기후대응 물 인프라 확충방안 토론회]
최경숙 회장 “통합물관리서 농업용 저수지 활용 다뤄지지 않아”
1만7000개 농업용 저수지 중 50년 이상 된 저수지 시설 81%

시설 노후로 자연재해 취약성··· 리모델링·둑 높이기 사업 제안
“농업용 저수지 치수 능력 향상, 지역 홍수방어 능력 강화해야”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 '기후대응 물 인프라 확충방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선영 기자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 '기후대응 물 인프라 확충방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선영 기자 

[국회=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전국 1만7080개소에 이르는 농업용 저수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국회물포럼(회장 변재일)은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기후대응 물 인프라 확충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경숙 한국농공학회 회장과 김건하 (사)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홍수 기후재난 대응 농업용 저수지 활용 방안’, ‘커넥티드 워터벨트 물관리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이어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량의 60%를 맡고 있다. 하지만 시설 노후로 자연재해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최경숙 한국농공학회 회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물로 인한 재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저수지의 용도를 농업에 한정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통합물관리에서 농업용 저수지 활용방안이 다뤄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최경숙 한국농공학회 회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물로 인한 재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저수지의 용도를 농업에 한정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동안 통합물관리에서 농업용 저수지 활용방안이 다뤄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경숙 한국농공학회 회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물로 인한 재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저수지의 용도를 농업에 한정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동안 통합물관리에서 농업용 저수지 활용방안이 다뤄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 회장은 농업용 저수지가 과거 강우량 기준으로 조성돼 미래 이상기후에 매우 취약하고, 농업 생산 목적으로 사용하는 농업용 저수지의 중요성이 저하됐으며, 노후된 저수지로부터 농촌지역 주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용 저수지 역할 확대를 주장했다. 또한 홍수조절 기능 부여, 비상수문 신설, 치수관련 설계기준 마련, 홍수조절 저수지 운영 매뉴얼 마련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저수지를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둑 높이기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저수지 담수능력을 높이고 홍수조절 능력 향상과 갈수기 하천유지용수 공급으로 생태계 보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용 저수지 역할 재정립을 강조한 최 회장은 “지금까지 저수지 축조 주목적이 농업용수 공급에 있어 치수기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2100년까지 13~2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과거 대비 현재의 기후변화와 현재 대비 미래 기후변화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파악하고 분석해야 그에 따른 적절한 기후재해 대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최근 30년 동안 연평균 강수량이 135.4mm 증가했다. 즉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강한 폭우가 어느 지역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주시 왕신 저수지가 지난해 태풍 ‘힌남노’ 내습과 폭우로 하류 비탈면이 상당 부분 깎이고 붕괴 직전에 이르렀고, 올해 8월에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월류 위험이 있어 마을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농업용 저수지는 지류 지천 상류에 위치해 하류지역 홍수 재해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국가하천(본류) 중심으로 하천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 관할인 지방하천과 소하천 정비율은 국가하천보다 낮다. 2021년 기준 국가하천 정비율이 79.2%인 반면 지방하천 정비율은 49.1%에 불과했다. 이상기후에 의한 집중호우 시 하천재해 발생은 대부분 지방하천에서 발생(국가하천 16.2%, 지방하천 83.8%)하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은 지방하천 및 소하천정비, 생태하천정비가 지자체로 이양되며 하천관리가 소홀해진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박사는 "둑 높이기 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에 앞서 유역 내 저수지를 포함한 여러 수원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박사는 "둑 높이기 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에 앞서 유역 내 저수지를 포함한 여러 수원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박사는 “최경숙 회장이 강조한 농업용 저수지 활용 방안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에 앞서 유역 내 저수지를 포함한 여러 수원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박사는 “그중에서도 농어촌 지역의 물순환 계통도를 조사할 필요가 있고 유역차원의 통합적인 물순환관리를 위해서는 대동맥에 해당하는 하천과 대규모 댐뿐만 아니라 실핏줄에 해당하는 소규모 수리시설과 중소유역의 물순환 계통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민환 영섬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농업용 저수지 치수능력 향상을 통해 지역의 홍수방어 능력을 키우고 본류 하천의 홍수 부담을 경감시키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민환 영섬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농업용 저수지 치수능력 향상을 통해 지역의 홍수방어 능력을 키우고 본류 하천의 홍수 부담을 경감시키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과거 강우 기준으로 조성된 물기반 시설은 미래 이상기후에 매우 취약하다”고 전제한 김민환 영섬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농업용 저수지 치수능력 향상을 통해 지역의 홍수방어 능력을 키우고 본류 하천의 홍수 부담을 경감시키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은  “농업용수가 국토 균형 발전과 기후재난 대응을 위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통합활용방안과 현실적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임종성 의원은  “농업용수가 국토 균형 발전과 기후재난 대응을 위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통합활용방안과 현실적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임종성 의원(국회물포럼 부회장)은 “비축된 농업용수를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도록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용수가 국토 균형 발전과 기후재난 대응을 위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통합 활용 방안과 현실적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은 "빗물을 보관해 사용하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작동해야 하고 허드렛일을 하는 물은 빗물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홍문표 의원은 "빗물을 보관해 사용하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작동해야 하고 허드렛일을 하는 물은 빗물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홍문표 의원은 “정책적으로 물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존 물관리 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지만 새로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빗물을 보관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작동해야 하며 수돗물로 세차하고 밭에 물을 주는 대신 허드렛일을 하는 물은 빗물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농업용 저수지가 친수기능, 수생태 보존, 가뭄, 홍수 대응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농업용 저수지가 친수기능, 수생태 보존, 가뭄, 홍수 대응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전국 저수지 중 50년 이상 된 시설이 81%

김건하 회장은 강연에서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농업용수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재난 대응을 위해 농업용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전국 저수지 총 1만7080개소 중 50년 이상 된 시설이 81%에 이르고 30~50년 15%, 30년 미만 시설은 4%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농업용 저수지가 친수기능, 수생태 보존, 가뭄·홍수 대응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농업용수 시설의 현대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회장이 강조한 커넥티드 워터벨트는(Connected Water Belt) 지표수와 하수재이용수, 해수담수화, 농업용수, 지하수와 같은 가용 수자원을 모으는 3~5개 저장저수지를 포함한 스마트워터그리드와 스마트에너지그리드를 거점 지역별로 구축하고 이를 서로 연결하는 개념이다.

김경민 한국물환경학회 부회장은 "농업용 저수지 사용 다변화는 용수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의 정보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경민 한국물환경학회 부회장은 "농업용 저수지 사용 다변화는 용수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의 정보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경민 한국물환경학회 부회장은 “농업용 저수지 사용 다변화는 용수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의 정보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관리기본법 제21조(국가물관리위원회의 구성 등)에서 정하고 있는 공무원이 속한 조직의 장관 등이 동법에서 정하고 있는 환경부 장관의 의무사항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기후대응에 있어 물파트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물관리위원회는 권한에 대해서는 환경부에 명확히 요구해야 하고 책임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유역관리 측면에서 농지법, 토양환경보전법, 물관리기본법이 통합적으로 컨트롤 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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