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약류 사범 전년 대비 47.6%↑, 통계 이후 2만명대 최초
재범률 36%까지 치솟아‧‧‧ “학교 밖 청소년 상담 상시채널도 없어”

2023년에 들어 마약류 사범이 3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2만명’대를 기록하면서 마약 문제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2023년에 들어 마약류 사범이 3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2만명’대를 기록하면서 마약 문제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마약류 관련 정책에 대한 논의는 현재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주제다.

인터넷과 SNS,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마약 유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7일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마약류 사범은 2만23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했으며, 3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2만명’대를 기록했다.  

또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투약상태에서의 2차 범죄도 1083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마약사범 중 20~30대 마약사범은 52.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직업별 마약사범 비율은 무직자가 29.8%로 가장 높고, 작업미상 9%, 회사원과 학생이 각각 5.1%를 차지하고 있다.

20대‧30대 ‘마약류 오남용’ 인식 낮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간한 ‘2022 마약류 오남용 폐해에 대한 국민인식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류 오남용 폐해에 대한 국민인식도는 20대‧30대가 40대보다 인식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20대‧30대의 마약류사범 증가 현상에 대한 간접적인 인과관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프로포폴, 졸피뎀에 대한 마약류 인지도는 높은 반면, 일명 ‘살 빼는 약’이라 불리는 ‘펜터민’에 대한 마약류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마약 관련 범죄는 이미 젊은 층과 주부들에게까지 파고들고 있으며, 불법 제조와 유통이 증가하는 추세에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지고 있다.

일전에 주택가 옥탑방에서 필로폰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각된 바 있으며, 이들은 시중에서 흔하게 구매할 수 있는 감기약 등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을 추출해 필로폰을 제조하다 적발됐다.

이와 더불어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약물에 취한 채 고급 외제차인 롤스로이스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중상을 입힌 이른바 ‘롤스로이스’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사건 발생 약 4개월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다.

28일 국회에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서정숙 의원은 마약류의 근절을 위해서는 검‧경뿐만 아니라 보건의료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28일 국회에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서정숙 의원은 마약류의 근절을 위해서는 검‧경뿐만 아니라 보건의료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이러한 가운데 28일 국회에서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서정숙 의원은 “마약은 사회의 근간이 개인과 가정을 무너뜨려 사회와 인류를 피폐하게 만드는 명백한 사회악”이라며 마약류의 근절을 위해서는 검‧경뿐만 아니라 보건의료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젊은 층 마약류 사용자 증가 원인은?

청소년‧젊은 층의 마약류 사용자 증가 원인으로는 ▷마약류 유통방식의 변화 ▷다양한 신종마약류의 등장 ▷의료용 마약류 문제 ▷호기심을 유발하는 수많은 뉴스/정보의 범람 등이 꼽혔다.

이향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호기심 유발 보도의 자정 노력을 해야 하며, 대상별 홍보 방식 차별화 및 참여형 프로그램의 확대가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마약류 관리에서 ‘공급통제방식’으로 ▷물질에 집중 ▷유통사범 등 단속 ▷의료용 마약류/원료물질 관리 등에 신경 써야 하며, ‘수요억제방식’으로는 ▷사람에 집중 ▷예방활동 ▷중독자 치료/재활 등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지부장은 “정부 부처 간, 유관기관 간, 민간단체와의 협력 체계와 미래를 바라보는 중장기 계획 및 우리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대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약류는 의존성, 내성, 금단현상이 심하며, 이로 인한 피해가 개인에게 한정되지 않고 사회에도 엄청난 위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사전 예방교육과 홍보가 고도화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초중고 학생 대상으로 의약품 오남용 교육이 연중 실시되고 있으나, 학교 밖 청소년이 상담받을 수 있는 상시 채널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의 경우 의도하지 않게 불법마약류에 노출됐을 때, 바르게 선택하고 행동하는 습관을 갖도록 꾸준히 교육하고 훈련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 개인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마약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마약 중독재활센터와 중독자 치료전문병원을 점진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의약품 오남용 교육, 마약류까지 확대해야”

대한약사회 최미영 부회장은 “현행 의약품 오남용 교육을 마약류까지 확대하고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의약품 및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별 학교 약사 등 전담약사 인력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현재 마약중독 약물치료제가 부족하고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인해 치료제 개발에 소극적인 상황으로, 제약회사에서 마약중독 치료제를 적극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편성과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최미영 부회장은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의약품 및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별 학교 약사 등 전담약사 인력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대한약사회 최미영 부회장은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의약품 및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별 학교 약사 등 전담약사 인력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무엇보다 마약사범의 주요 연령대가 40~50대에서 20대 이하 젊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재범률 또한 36%에 이르고 있다”며 마약류의 예방부터 단속, 중독재활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걸쳐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선 메타버스나 웹툰 등 청소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청소년, 군인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를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약류 오남용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법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현장에서 발생하는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파악 및 단속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2024년부터 매년 학교 내 청소년의 30%가 마약류오남용 예방교육을 추진하고, 중독 치유가 필요한 중독자와 가족들은 전국 17개의 중독재활센터를 통해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김광호 부이사장은 “정부의 불법마약류 공급차단정책 수행기관인 법무부와 검찰청 등과 긴밀히 협력해 중독자의 재범방지에 기여하는 한편, 식약처와 함께 마약류 예방‧재활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마약 근철 방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권대근 마약예방재활팀장은 추후 청소년 등 대상 마약류 예방교육 대폭 확대하고, 각 부처의 정보 통합제공을 통한 마약류 중독‧예방 정도 접근성 향상, 및 중독재활센터 전국 17개 시‧도 확대 설치‘ 및 마약류 중독자 재활 전문가 육성‧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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