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조리사 폐암 원인으로 ‘요리매연’ 산재 인정 76명

'요리매연 리스크커뮤니케이션’ 국내 첫 연구보고서 발간 /자료제공=에코맘코리아
'요리매연 리스크커뮤니케이션’ 국내 첫 연구보고서 발간 /자료제공=에코맘코리아

[환경일보] 에코맘코리아(대표 하지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책연구의 일환으로 ‘요리매연에 의한 건강 위해도 및 리스크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요리매연으로 인한 피해 실태 및 선행연구 분석, 건강 위해성 인지도 및 행동 습관 조사 결과, 관리 대책 분석 및 평가,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체계 정립 방안 제언 등이 담겨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스코스트 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도심의 초미세먼지 발생원 1위는 요리매연이며, 디젤 매연보다 요리매연이 훨씬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 학교 급식조리사의 폐암 사망원인이 요리매연으로 지목되며 산재인정을 받은 이후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76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고 이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요리매연은 대부분 PM1.0 이하의 초미세먼지로 이뤄져 있어 체내 흡수율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PAH 등의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폐질환, 심혈관, 뇌질환,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요리매연을 제거하지 않고 외부로 그냥 배출했을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고, 특히 어린이, 노인 등 민감·취약군에게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요리매연 노출 상태와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가 매우 부족한 상태이며, 질병 위협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가 매우 낮은 편이다.

에코맘코리아가 수도권 거주 국민 4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리흄/요리흄’, ‘요리연기’, ‘요리매연’, ‘요리 미세먼지’ 등 4개의 용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모두 10% 미만으로 용어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며, ‘요리매연에 대한 건강 위해성’과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한 정보를 받은 적이 없는 경우는 각 73.2%, 84.1%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관련 정보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덧붙여 학계, 연구기관, NGO, 산업계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은 “요리매연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매우 부족하고, 그로 인해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조사와 정책 마련, 사업장 및 가정 내 적합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는 동시에 대국민 교육·홍보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맘코리아는 이 보고서에서 대국민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국가재난 분류체계에 요리매연 항목 추가 및 관련 안내서(매뉴얼) 마련 ▷국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요령 개정 ▷미세먼지 경보에 따른 시민 행동 요령 개선 ▷미세먼지 건강 수칙 가이드 개정 ▷공익광고 등 방송을 통한 정보제공 ▷정보제공 플랫폼 마련/운영 등 6가지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는 “실질적인 정책 마련과 적극적인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미세먼지의 마지막 난제인 요리매연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의료비용 지출을 줄여 국가재정 건전성에도 크게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보고서 발간 소감을 밝혔다.

보고서 원문은 에코맘코리아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코맘코리아는 2009년 설립된 UNEP(유엔환경계획)의 국내 유일한 파트너 기관으로, 환경과 건강의 관점에서 요리매연 이슈를 국내에 처음 환기시킨 환경NGO이다. 미래세대를 에코리더로 키우며 연간 3만명, 15년간 누적 26만7000명을 교육했다.

부설 ESG생활연구소에서 기업의 ESG 경영을 돕고 있으며, 환경건강연구소를 통해 미세먼지, 플라스틱, 화학물질 등에 관한 정책제안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서초구에서 개관한 환경특화 공공도서관 ‘방배숲환경도서관’ 운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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