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의 기후 리스크 책임져야

[환경일보]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3월12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장인화 회장 후보의 기후 리더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작년에 이어 포스코홀딩스를 상대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의 일환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기준 7019만 tCO₂e(이산화탄소 환산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국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기후재난과 탄소비용으로 인한 기후 리스크도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2022년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해 1조 3400억원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하며 당시 주가가 21만원 선까지 하락했던 것은 포스코가 당면한 기후위기의 모습”이라며, “이러한 물리적 피해 뿐 아니라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적용 등 점차 증가하는 탄소비용로 인해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까지 고려한다면 기후위기가 분명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권고하는 25%까지 상향할 것을 포함해, 태풍 힌남노 당시 조업 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배출권 판매수입 311억원의 수소환원제철 R&D 재투자, 상반기 내 해외 사업장 탄소감축 계획 공개 등 6가지 제안사항을 담은 공개주주서한을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 후보 앞으로 전달했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3월12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장인화 회장 후보의 기후 리더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3월12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장인화 회장 후보의 기후 리더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이번 공개주주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보유한 2명의 청년주주가 포스코 불개미연대로 함께 했다.

청년주주로 참여하며 ESG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원 A씨는 “올해부터 기후공시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포스코가 지금처럼 탄소중립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행동을 지속한다면 더 이상 ESG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신임 회장이 보다 책임있는 기후 리더십과 행동을 보여야 그린워싱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작년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빅웨이브와 불개미연대는 포스코의 기후 리스크를 경고하며 공개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당시 정기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명의의 회신을 통해 삼척석탄화력발전소를 친환경 석탄발전소로 답변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삼척석탄발전소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삼척석탄발전소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이앤씨가 지분투자로 참여하고 있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올해 상반기부터 가동 시작 예정으로, 매년 13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될 전망이다.

기후솔루션 이명주 철강부문 책임은 “포스코는 현재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로는 10년 이상 가동하겠다고 하면서 상용화 단계에도 못 미친 수소환원제철로 감축숙제를 미루고 있다”며 “작년 11월에 출시한 그리닛 밸류체인 브랜드의 제품들은 구체적인 탄소감축량조차 공개 안 하면서 친환경성을 앞세워 허위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포스코는 자사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모든 고로의 단계별 폐기 및 수소환원제철 설비전환 계획을 공개하고 실질적 저감 효과가 없는 매스밸런스 인증의 활용을 제한하는 한편,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조기 상용화 등 친환경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철강업계는 EU 탄소국경제도(CBAM)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내에서는 CBAM 등의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철강업계는 EU 탄소국경제도(CBAM)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내에서는 CBAM 등의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액션스픽스라우더의 이지언 그린스틸 캠페인 매니저는 “다량의 석탄을 사용하는 현재의 고로 공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철강의 저탄소 전환은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녹색 철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철강사들은 고로를 폐지하고 저탄소 설비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면 포스코는 50년 가까이 가동한 노후 고로의 중단 계획도 내놓지 않았고 2030년까지 소극적인 탄소 감축 목표에 기대고 있다”며 “포스코의 탄소중립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고로 폐지 계획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의 임수진 팀장은 “철강사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연적으로 전기로 비중과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그린수소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재생에너지 공급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놓고 화석연료로 만든 그레이수소를 쓰거나 전력공급을 위해 LNG 발전소를 가동하면, 막대한 양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존 고로 시설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3월12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장인화 회장 후보의 기후 리더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연대는 3월12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장인화 회장 후보의 기후 리더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기존의 철강제조 공정은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제로에 가깝다.

스웨덴의 철강회사 SSAB는 이 기술을 적용해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볼보와 협력하여 무화석연료 철강으로 만든 자율주행 전기차를 2021년 10월에 생산한 바 있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는 2026년까지 25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은 작년 3월에 데모플랜트 설계에 이미 들어갔다.

빅웨이브 김 민 대표는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이차전지 주식으로 재조명받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가에 근접하며 친환경 비즈니스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있다”며, “해외 주요 철강사들이 8,000조 원 그린철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2050년이 아니라 2030년 이전까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비롯해 철강 탈탄소 로드맵을 강화하는 행동을 보여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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